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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가수 중에 애드 시런(Ed Sheeran)이라는 영국 출신의 가수가 있습니다. 그는 두 번째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영국과 미국의 음악차트에 동시에 1위로 올려 놓은 가수입니다. 그런 역사를 쓴 팝가수는 전세계에 단 9명 뿐이라고 하네요. 사실 그의 노래들은 자주 들었지만 그를 처음 본 건 영화 <브리짓존스의 베이비>에서였어요.

영화 속 브리짓존스도 그가 그 유명한 가수 애드 시런이라는 걸 못 알아보고 실례를 범하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요. 주황색 머리카락에 털북숭이의 동글동글한 외모는 누가 봐도 영국 시골 청년의 이미지입니다. 이 수수한 청년이 전 세계에 울려퍼지는 노래를 부르는 수퍼스타라고 알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가수에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빠져버리게 된 계기는 그의 노래 'photograph'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난 뒤였습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는 그 어떤 화려하고 세련된 영상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애드 시런이 아기 때부터 찍어놓은 홈비디오의 영상들을 모아 편집한 게 전부입니다.

갓난아기 때의 모습부터 아장아장 걷고, 뛰어 놀고, 소년 시절을 거쳐 길거리 연주를 하는 무명가수가 어느덧 자라서 관객들로 뒤덮힌 큰 무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가는 장면들이 짜집기 되어 있습니다. 어느 꼬마의 일대기를 거칠게 편집해 놓은 이 영상은 담담하게 부르는 감미로운 노래와 잘 어우러집니다. 조금 이상한 이야기지만 저는 이 영상을 볼 때마다 결국에는 울컥 하고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그리고 이 촌스럽게 생긴, 이 가수가 못견디게 사랑스럽고 기특해져 버립니다. 그리고 그의 팬이 되어 이 노래 저 노래를 다 찾아 듣게 만들었습니다. 갓난아기 때부터 갖고 있던 애드 시런 특유의 귀여운 미소가 있는데요, 그 미소를 그대로 지닌 채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으로 자라 전 세계의 음반차트를 휘잡는 가수가 된 그를 흐뭇한 마음으로, 계속계속 좋은 가수로 남아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이해한다는 것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 이해한다는 것
ⓒ ?Firmbee,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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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간에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은 수시로 우리를 찾아옵니다. 나랑 정말 가까운 사람이고 오래 알았던 사람인데도, 가족인데도 누군가를 이해하고 생각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이해시키고, 내 성향이나 취향을 받아주기를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무수한 신경전과 시행착오를 경험해야만 합니다. 연인 사이에도, 부부 사이에서도, 심지어 내가 낳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밀려들어옵니다. 

"어쩌면 그렇게, (나에 대해) 모를 수가 있지? 어쩌면 그렇게, (그에 대해) 이해가 안될 수가 있지?"     

애드 시런의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저에게 '좋은 노래 만드는 촌스러운 외모의 가수'로만 기억되어 있었을거예요. 그런데 그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의 노랫 속 감성이 저렇게 키워졌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저 사람은 진짜 음악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구나'라는 시선으로 그의 노래들을 감탄하며 듣게 됩니다.

이렇게, 누군가와의 관계가 조금 다른 국면으로 새롭게 느껴지고 좀 더 깊어지는 건 '아, 이 사람의 이런 성향은 그런 계기로 인해서 생겨난 거였구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지는 순간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관계가 깊이 있게,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상대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우리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때로 착각일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내가 잘 아는 상대의 모습이 전부 다가 아닐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가깝다는 이유로,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상대를 알아가려는 노력을 더 이상 안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서로를 더이상 궁금해하지 않을 때, 그때 이미 관계의 성장은 멈추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상대를 향하여 항상 좋은 질문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모든 것을 다 캐보겠다는 질문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배려와 관심이 깃들어 있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 질문에는 나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문보다는, 오롯이 질문을 받는 단 한 사람에게 집중된 내용이 좋습니다. '당신을 알고자 하는 질문'이니까요.      

"어릴 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었어?"
"엄마나 아빠랑 있었던 가장 좋은 추억 한 가지를 떠올릴 수 있어?"
"반복해서 꾸는 꿈이 있어? 왜 그런 꿈을 꾸는 것 같아?"
"우울하거나 기분이 다운될 때 요즘 어떻게 풀어?"
"만약 다시 꿈을 꿀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어?"
"혼자 여행을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눈치채셨나요? 위의 질문들은 나 자신에게 던져보고 답을 한번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도 좋은 질문을 항상 해주어야 하고, 나 자신에 대한 그 질문의 답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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