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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뻑비(결근비)'를 강요한 성매매 집결지 포주에 대해 공갈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이 "뻑비(결근비)"를 강요한 성매매 집결지 포주에 대해 공갈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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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매매 집결지에서 이른바 '뻑비(결근비)' 벌금을 강요한 포주에게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됐다. 성매매 피해 여성에게 씌운 빚을 착취로 규정한 법원은 검찰의 구형만으로 부족하다며 더 센 판결을 내렸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17주년을 맞아 이 사건을 거론한 여성 등 시민사회단체는 부산 성매매 집결지인 '완월동' 폐쇄와 불법행위 단속을 촉구했다.

성매매 포주,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 왜?

지난달 19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2단독 재판부는 부산 서구 '완월동' 성매매 집결지 포주인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성매매 여성에게 '뻑비'를 106차례 부과해 수천만 원의 채무를 지게 한 혐의(공갈)를 받는다. 피해 여성이 몸이 아파 일을 쉬려해도 계속 빚을 져야하는 것이 성매매 집결지의 상황이었다.

포주 A씨의 행위를 착취로 본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한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6년간 피해 여성이 겪은 심적, 경제적 고통이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뻑비 등의 착취 구조가 피해자를 성매매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하게 하고 있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엄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앞서 A씨에 대해 공갈 혐의를 적용한 부산 중부경찰서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A씨를 재판에 넘긴 창원지검 진주지청도 최근 결심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A씨가 다른 불법촬영 사건으로 처벌을 받은 상태여서 진주지청이 사건의 기소를 맡았다. 법원의 실형 선고에 불복한 A씨는 현재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번 1심 판결은 성매매 집결지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뻑비 강요 등을 형법상 공갈죄로 인정한 첫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의 변정희 상임대표는 "그동안 포주들이 뻑비로 처벌을 받은 전례가 없다. 수사기관과 재판부가 더 적극적으로 법을 해석한 결과"라며 "성매매 집결지에서 성매매 범죄 외에 공갈·협박 등 다양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법적으로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신고를 해도 성매매 여성까지 처벌하는 관행이 남아있고, 그러다 보니 피해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라면서 "이 사건으로 완월동의 불법성에 지자체가 더 주목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을 가리키는 성매매특별법이 2004년부터 시행된 지 17년이 됐지만, 성매매 집결지에서는 여전히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시민사회단체도 "성 착취와 인권유린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살림을 비롯해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민중연대, 부산시민단체연대, 광주여성의전화,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등 76개 단체로 꾸려진 부산 '완월동' 폐쇄 및 공익개발 추진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도 별도의 입장을 내 완월동 폐쇄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성매매 집결지의 불법착취 구조를 사법적으로 심판했다"라고 판결 결과를 반겼다. 동시에 수사기관을 향해서는 "'완월동' 불법에 대한 추가 단속과 처벌"을, 부산시와 서구청에는 "집결지 폐쇄 절차 돌입"을 요구했다. 특히 대책위는 지난해 도시재생사업 정부 공모 탈락 이후 공익개발에 미온적인 지자체의 태도를 비판하며 "긴 침묵은 집결지의 불법성을 승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꼬집었다.

'완월동'은 부산시 서구 충무동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다. 일제강점기 시기 계획적으로 유곽이 만들어졌고, 미군 기지촌을 거쳐 점차 부산 최대 규모로 확장했다. 집결지 폐쇄 요구에 최근 들어 공공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업주 등의 반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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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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