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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미 해병대 부대를 방문한 신익희 국회의장(가운데, 왼쪽 정일형 박사, 오른쪽 부대장 Megee 중장).
 포항의 미 해병대 부대를 방문한 신익희 국회의장(가운데, 왼쪽 정일형 박사, 오른쪽 부대장 Megee 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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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피난 시절 그는 국회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전방을 찾아 국군장병들을 격려하거나 후방 각 지역을 순방하여 전란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로하였다. 1951년 9월 16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민정시찰과 시국강연을 하기 위해 삼남지방을 다녔다. 

부산을 출발하여 대전을 경유, 이리에 도착하자 역광장에 1만여 명의 청중이 자리잡고 있었다. 시국정세에 대해 강연하고 고아원, 관공서, 교육기관, 상이군경 수용병원, 피란민수용소 등을 들러 위문ㆍ격려하였다.

이때의 일정은 전주→군산→광주→목포→완도로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9월 중하순, 가는 곳 마다 뙤약볕 아래서 1시간 이상씩 강연을 하고, 언제 어디서 공비가 불쑥 나타나 총질을 할 지 모르는 산길을 달려 다음 행선지에 이르렀다. 
 
신익희 국회의장이 낙하산부대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1953. 11. 18.).
 신익희 국회의장이 낙하산부대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1953. 11. 18.).
ⓒ N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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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도착하자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목포역에 도착하여 숙소인 신광(新光)호텔에 이르기까지 가로 양측에 도열한 남녀 중등 학생과 일반 시민의 환영을 받았고, 숙소에 들려서는 관공서 책임자ㆍ유지들의 인사를 받았다. 그런데 역전 광장에서 환영을 받을 때 꽃다발 증정에 이어 목포여중 합창단의 '신 국회의장 환영가'가 있었다.

해공이 망명 생활에서 환국한 뒤에 남한 각처를 숱하게 다녔지만 환영가를 지어 취주악대 합주에 맞추어 5, 60명의 합창으로 환영의 노래까지 불러 주는 것을 받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석 5)

            신 국회의장 환영가

1)
오직 하나 통일만을 그리옵고 있나니
오직하나 건설만을 바라옵고 있나니
아아 우리들의 앞장서 모든 충성 다하여
번거로움 무릅쓰고서 머나먼 길 와 주시니
환영하자 신 국회의장 영화로움  입으라
아아 반가움이 가슴에 사무쳐 칭송할 길 없어라.

2)
오직 하나 자유만을 그리옵고 있나니
오직 하나 평화만을 바라옵고 있나니
아아 우리들의 이 소원 언제 이룩하려나
이 나라의 온 겨레 위해 몸과 마음 다 바치사
사랑과 충성의 사도인 우리의 국회의장
아아 우리들의 위대한 영도자 만수무강 하소서. (주석 6)

당시는 정부 고위급 인사가 지방을 방문하면 학생들을 동원하여 환영행사를 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었다. 전시 중에 국회의장이 그것도 유명한 독립운동가 출신의 방문에 지방관리들이 이번에도 과잉 환영행사를 벌였던 것이다. 

이날 저녁 좌담을 겸한 만찬회에서 신익희는 목포시내  중학교 책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다시는 정치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 

내가 오늘 이 곳에 오면서 보니 연도에 환영 인파가 꽉 차고 환영의 깃발을 날리며 함성이 터져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마음에 싫지 않더군요. 그러나 뙤약볕 아래서 오랜 시간을 서 있게 하는 것도 안스러울 뿐아니라, 허비하는 시간이 얼마요? 시간을 쪼개서 가르쳐도 일제강점기로 빼앗긴 공백을 메꾸려면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우리의 이 형편에 말입니다. 공연한 낭비지요. 학생들을 환영ㆍ환송에 동원시키는 일 우리가 특별히 재검토하여 시정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주석 7)


주석
5> 신창현, 앞의 책, 502쪽.
6> 앞과 같음.
7> 앞의 책, 503~504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해공 신익희 평전] 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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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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