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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만난 아기를 하필 코로나 시대에 낳아서 기르고 있습니다. 아기를 정성으로 키우며 느끼는 부분들을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과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편집자말]
한 달 간격으로 아내와 함께 같은 날, 같은 시간에 1차와 2차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집과 거리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내원객은 적은 소규모의 의원으로 일부러 예약을 했던 터였다. 아기가 병원을 매우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여서 아기를 배려하기 위해 정한 선택이었다. 접종을 빠르게 마칠 수 있는 의원을 선택을 했다.

1차 접종을 맞고 긴장했었지만 염려했던 큰 부작용은 오지 않았었다. 다른 분들의 접종 후기처럼 접종을 맞은 팔이 조금 아픈 것뿐이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아내는 팔이 아픈 증상에 속이 좀 매스꺼운 증상이 더해졌다고 했다.

2차 접종 당일,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1차 때는 조용하던 병원이 이번엔 북적였다. 어르신 분들과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병원이 가득 찰 정도였다. 부스터 샷과 청소년 접종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었다. 하는 수가 없었다. 아기를 안고 밖을 나섰다. 아내가 먼저 접종을 하고, 교대를 했다. 병원 내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기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아내와 복용했던 타이레놀. 타이레놀을 구하기도 싶지 않았다. 약국들은 비슷한 약이라며 아세트 아미노펜 계열의 다른 이름을 가진 약들을 권했다.
▲ 타이레놀 아내와 복용했던 타이레놀. 타이레놀을 구하기도 싶지 않았다. 약국들은 비슷한 약이라며 아세트 아미노펜 계열의 다른 이름을 가진 약들을 권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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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 타이레놀을 샀다. 의사가 두통이 오거나 이상 증상이 있으면 복용을 하라고 처방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증상이 나타나면 4시간 단위로 약을 복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슈크림 붕어빵을 사서 챙겨 줄 여유가 있을 정도로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집에 들어와서 시작되었다. 접종 받은 지 서너 시간이 지나자 아내는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내는 온몸을 누가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몸살 증상을 호소했다. 나도 오한이 오며 전신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결국 약을 복용했지만 아내와 나는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

순간 뇌리에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몸이 너무 아파오는데 아기는 엄마 아빠의 입장이나 처한 상황을 당연히 모를 터다. 누워서 뻗어 있는 엄마 아빠에게 칭얼대고 울며 보채기 시작했다. 아내와 내가 힘을 내서 일어났지만 한번 바닥으로 향한 몸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밖으로 나왔다. 아내가 몸살 기운을 보이니 조금이라도 상황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약을 사기 위함이었다. 결국 약국에서 천연재료로 만들었다는 한약 성분의 과립형 몸살약을 구입했다. 약을 사며 돌아가는 길, 부디 이 약을 먹고 아내라도 증상이 빨리 호전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지럼증이 일었다. 순간 핑하고 눈앞이 돌아갔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가까스로 집에 도착해서 아내에게 구입한 약을 주었다. 나도 타이레놀을 하나 더 복용을 하고 아기를 챙기며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내와 나는 끝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그날 잠을 이룬 사람은 아기 밖에 없었다.
 
접종 부작용을 확인하는 메시지
▲ 접종 완료 후 설문 접종 부작용을 확인하는 메시지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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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맞았다. 아내도 나도 증상이 더 심해져 있었다. 둘의 증상이 다르지만 같은 것이 있었다. 속이 아프고 쓰린 점과 식욕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아기는 예외였다. 시간을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식사 시간을 맞춰 배고프다고 울어대고 난리였다. 아기의 밥을 준비해서 먹여야만 했다. 삼시 세끼 꼬박꼬박 그것도 딱 정해진 아기의 식사 시간들에 말이다.

식사 이후에 아기는 함께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을 엄마 아빠에게 꾸준히 가져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들을 하자며 자꾸 아내와 내게 번갈아서 계속 칭얼댔다. 칭얼대도 엄마 아빠가 원하는 대로 제때제때 해 주지 못하고 놀아 주지 않자 아기는 울어버렸다. 그것도 뒤로 발라당 누워 자지러지며 서글프게 울어버렸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이러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이게 바로 아기의 평소 모습이다. 하필 둘 다 몸이 아파서 해 줄 여력이 없는 지금의 우리, 부모가 잘못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아기와 놀아 주었다. 아기 엄마도 그렇게나 아픈 상태에서도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아내는 얼마나 아픈지 눈물이 글썽이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과 상태로 아기에게 웃어주며 놀아주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마음이 아렸다. 이 사람과 살면서 많은 감동을 받은 바 있지만 오늘의 이 모습은 결이 달랐다. 나도 아내를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지만 아내는 진심으로 아기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순간 그 모습을 보다가 눈물이 흘렀다. 그냥 아기 앞의 아내를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감동이라는 단어는 이런 장면을 설명하기 위해서 존재하는구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내가 언젠가 이 시국에 아기가 태어나 별 탈 없이 잘 커준 것을 기적에 비유한 바 있었다. 하마터면 출산 당시 아기를 잃을 뻔했었다. 아내는 아기를 출산하다 큰 위기를 맞았었기 때문이었다. 출산을 담당하셨던 의사와 조산사님도 아기의 무난한 출산은 기적이라며 같은 말씀을 하실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었다. 

의사는 아기가 10일이나 일찍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위험한 순간을 맞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 차라리 일찍 태어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하셨다. 이런 섬뜩한 말을 들을 정도로 아기의 출산은 말 그대로 기적과 같은 일이었었다. 그런 아기를 이렇게 별 탈이 없이 길러냈으니 아내가 아기의 건강한 지금을 두고 기적에 비유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백신 완료를 증명할 수 있는 휴대폰에 감아 사용하는 밴드
▲ 접종 완료 기념 밴드  백신 완료를 증명할 수 있는 휴대폰에 감아 사용하는 밴드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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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꼬박 삼일을 앓았다. 나는 아내보다 하루가 더 아팠다. 그렇게 둘이 실컷 아프며 아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어떤 아픔도 아내의 아기 사랑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또, 아파도 지켜야 할 사랑스러운 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아기 엄마의 희생을 보며 꼭 이번의 연재의 글에서 세상의 엄마들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분의 아기 사랑도 아내의 사랑과 다르지 않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별히 여러분은 아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아파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 아기들. 사랑받아야 마땅한 이 귀엽고 이기적인 악동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여러분은 백신을 어떻게 경험하셨는지 궁금하다. 부디 우리 부부처럼 후유증을 겪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그럼에도 지금 이 시간에도 사랑으로 아기들을 사랑하며 양육하고 계실 이 시국, 부모님들의 현실의 육아에 응원과 격려를 전한다. 에이미 맥크레디의 <이기적인 아이 항복하는 부모>의 일부분을 존경하는 독자들께 바치며 글을 마친다.
 
버릇없는 아이는 기죽은 아이다. 아이의 나쁜 행동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징징거리는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내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요"라고 간청하는 것이다. 떼를 쓰는 아이는 사실 "제 자신이 무력하게 느껴져 성질을 부리는 거예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기꺼이 아이를 실망시키고 책임을 지우라. 부모가 대신 앞길을 닦아 주지 말고, 아이가 중요한 삶의 교훈을 얻고 살면서 필요할 회복력을 기를 수 있도록, 견디기 힘든 결과와 힘겨운 시기를 스스로 감당하게 하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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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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