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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제철 식재료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계절도 생명도 드러나지 않는 무감한 매일의 밥에서 벗어나 가끔은 혼자서도 계절의 맛을 느껴보자. 철마다 나는 제철 채소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익혀 자연스레 채소 소비는 늘리고 육류 소비는 줄여 지구에는 도움을, 나에게는 기쁨을 주는 식탁으로 나아간다.[기자말]
지난 회차에서 시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버섯을 맛있게 먹는 법을 소개했다면(가을 최고의 별미, 버섯 가장 맛있게 먹는 법 http://omn.kr/1v2fc) 오늘은 특별한 야생버섯에 관한 이야기다. 버섯의 매력은 끝이 없어 한 번 야생버섯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 가을마다 야생버섯을 찾아 먹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야생버섯의 중심지는 충청도 괴산, 야생버섯의 군락지로 유명해져 괴산의 청천푸른내시장(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청천3길 9-3)으로 온갖 야생버섯이 집결된다. 괴산 지역 버섯 채집꾼들이 채집해 온 버섯들뿐 아니라 강원도 산골에서 오는 버섯까지 있다. 물론 가장 인기 있는 버섯은 능이와 송이버섯으로 다른 버섯들은 '잡버섯'으로 취급된다.

그런데 이 잡버섯 중에 보물이 많다. 그 보물 중 하나가 바로 '꾀꼬리버섯'. 프랑스에서는 지롤(Girolle), 영미권에서는 샹트렐(Chanterelle)이라 불리며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버섯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잡버섯 취급을 받는다.
 
꾀꼬리버섯
 꾀꼬리버섯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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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cm의 갓과 1.5~6cm의 대에 담황색 혹은 살구색을 띠는 꾀꼬리버섯은 오이꽃을 닮았다고 해 '오이꽃버섯'으로 불리기도 한다. 꾀꼬리버섯이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은은한 살구 향. 강렬하지는 않지만 집중해서 향을 음미하다 보면 풍기는 살구 향이 매력이다. 

아직 재배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야생으로 채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양에서도 다른 버섯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해외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샹트렐이 우리나라에 꾀꼬리버섯이라는 이름으로 자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몇 년 전부터 꾀꼬리버섯을 찾아 헤맸다.

물론 괴산의 시장에 가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버섯 하나 구하겠다고 괴산까지 갈 일은 없어 괴산 지역에서 버섯을 채집하러 다니시는 분에게 해마다 부탁을 드렸지만 너무 늦게 연락해서인지 얼마 안 남은 수량에 이미 다 예약이 찼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미 아는 사람은 그 맛을 아는군'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져 올해는 팔월부터 예약을 걸어두었고 드디어 몇 년 만에 꾀꼬리버섯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었다. 여리여리한 모습에 살구빛이 도는 버섯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 자리에서 버섯을 요리했다.

버섯 고유의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귀찮아도 일일이 젖은 면보로 닦은 뒤 버터와 올리브유를 반반 넣어 뜨겁게 달군 팬에 휘리릭~. 꾀꼬리버섯은 빨리 볶아야 그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조리 중 절대 한눈을 팔면 안 된다. 말린 타임으로 향을 내고 소금으로만 간한 꾀꼬리 버섯이 얼마나 맛있는지, 은은한 살구 향에 취하는 맛이다.

과일 살구와 같이 새콤달콤한 살구 향이 아니라 토양에서 자라 대지의 향을 품은 살구 향이라고 하면 상상이 될까? 앉은 자리에서 버섯 한 접시를 깨끗이 비우고는 바로 버섯을 더 볶았다. 이번에는 블루치즈를 소량 더해서. 블루치즈의 꼬릿한 향과 은은한 살구 향이 어우려져 와인이 간절해진다.
 
블루치즈를 더해 볶은 꾀꼬리 버섯
 블루치즈를 더해 볶은 꾀꼬리 버섯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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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서 꾀꼬리버섯과 사랑에 빠진 나는 꾀꼬리버섯 전도사가 되었고 '이렇게 주위에 말하고 다니다가 내년에 내가 먹을 꾀꼬리버섯 구하기가 힘들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되지만 꾀꼬리버섯이 잡버섯 취급을 받는 것이 슬퍼 열심히 알리고 있다.

사실 꾀꼬리버섯이 아니더라도 잡버섯 취급을 받는 귀한 버섯이 많다. 싸리버섯과 가다바리버섯, 먹버섯 등 해마다 가을에 괴산의 청천푸른내시장에서 열렸다는 버섯 축제에 가면 그 진귀한 버섯을 모두 구할 수 있었다는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내년에는 버섯 축제에 가고 채집꾼들을 따라 산행도 해야지 결심을 해본다.
  
꾀꼬리버섯 탈리아텔레 파스타
 꾀꼬리버섯 탈리아텔레 파스타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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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꾀꼬리버섯 탈리아텔레

- 재료

탈리아텔레(다른 파스타면 대체 가능) 80~100g, 꾀꼬리버섯 30g, 생크림 1/2컵, 블루치즈 20g(생략 가능), 다진 마늘 1/2작은술, 다진 양파 1큰술, 올리브유 1큰술, 버터 1큰술, 화이트와인 2큰술, 화이트와인비네거(혹은 셰리비네거나 레몬즙), 1작은술, 마른타임·소금·후춧가루 적당량
 
꾀꼬리버섯 탈리아텔레 파스타
 꾀꼬리버섯 탈리아텔레 파스타
ⓒ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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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들기

1. 끓는 물에 소금을 넉넉히 넣고 탈리아텔레 면을 삶은 뒤 물기를 뺀다. 면수는 1컵 정도 버리지 않고 따로 둔다.
2. 팬에 올리브유와 버터를 두르고 다진 마늘, 양파, 마른 타임을 넣어 향을 내 볶다가 와인을 넣고 반으로 줄 때까지 볶는다.
3. 꾀꼬리버섯을 넣고 재빨리 볶다가 탈리아텔레 면을 넣고 함께 볶는다. 너무 뻑뻑하면 면수를 조금 넣는다.
4. 생크림과 블루치즈를 넣고 잘 뒤적여 섞는다. 소금, 후춧가루, 화이트와인비네거로 간하고 소스 점도가 나오면 불에서 내린다.
5. 접시에 담고 생처빌이나 이탈리안파슬리 등의 허브가 있으면 올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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