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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모빌리티 독점적 지위 횡포 중단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모빌리티 독점적 지위 횡포 중단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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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기업의 아이콘이었던 카카오가 독점·갑질 기업의 오명을 쓰고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카카오T의 수수료 인상 논란 이후, 시민사회와 관련 업계에서는 연일 카카오의 골목상권 진출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고 있다. 정부·여당의 칼끝도 카카오를 정조준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여당은 이달 초 국회에서 카카오의 '지네발' 확장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 만에 16%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긴급 진화에 나섰다. 갑작스럽게 상생안을 만들어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골목상권 침투 논란이 불거졌던 사업 영역에서 철수하고 혁신 사업 위주로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상생안이 카카오를 향한 부정적 여론 확산에 구원투수가 되어줄지는 미지수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면피성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카카오톡이나 카카오T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했던 소비자 여론도 술렁이고 있다.

요금인상 갑질에 지네발 확장 논란까지... 총체적 난국 카카오

혁신기업이라는 대외 이미지를 유지했던 카카오가 사회적 지탄 대상으로 전락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수수료 인상이 그 신호탄을 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초 '빠른 배차 서비스'를 의미하는 스마트호출 요금제를 기존 1000원 정액제에서 0~5000원이 부과되는 탄력요금제로 바꿨다. 이용자들은 출퇴근 시간대나 심야 시간에 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해왔는데, 수요 공급에 따라 0~5000원의 비용이 탄력적으로 부과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는 소비자들이 택시비보다 호출비를 더 많이 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오모빌리티는 또 택시기사를 대상으로도 월 9만9000원의 프로멤버십 요금제를 신설했다. 이로 인해 전국 택시기사 10명 중 9명이 카카오T를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중개 시장을 장악한 후 수익 극대화를 위한 '수금'에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예상보다 큰 비판에 직면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요금을 0~2000원으로 재조정하면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해당 사건은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이 언제든 요금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을 전 국민에 심어준 대표 사례가 됐다.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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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후 정치권에서도 카카오의 플랫폼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7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송갑석·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이 토론회 부제는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이었다. 그야말로 카카오를 저격한 토론회였던 셈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단체 및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카카오가 그동안 퀵서비스나 꽃 배달, 골프장, 미용실, 네일숍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골목상권에 침투해왔다는 사실이 공론화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카카오 계열사 수는 128개로 국내에서 SK그룹 다음으로 많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카카오가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 확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독당국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해 자사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줬는지 조사에 돌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선 '저작권 갑질'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웹소설 공모전에 참가한 이들의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가져왔다는 혐의다. 

공정위의 칼끝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겨누고 있다. 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집중 타겟이다. 김 의장은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케이큐브홀딩스를 '비금융회사'로 허위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업종을 금융투자업으로 변경했는데 금산분리 원칙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된 금융·보험사는 지분을 보유한 비금융·보험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시 말해,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셈이다.

카카오의 상생안, 부정 여론 바꿀까
 
카카오T의 가맹택시
 카카오T의 가맹택시
ⓒ 카카오T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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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의 압박이 심화하면서 카카오는 지난 14일 '상생안'을 내놨다. 상생안에는 골목 상권 사업 철수 이외에도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5년동안 상생 기금 300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카카오는 김 의장의 가족들로 구성돼 족벌경영 논란이 일었던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스마트호출 서비스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택시기사 대상의 프로멤버십 가격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장의 두 자녀와 부인인 형미선씨 등 가족이 곧 케이큐브홀딩스에서 퇴사할 예정"이라며 "3000억원은 카카오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매년 모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상생안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관련 업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카카오의 상생안을 '얄팍한 술수'나 '면피성 대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대리운전 시장과 헤어샵을 비롯해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있는 카카오가 당장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다급하게 상상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는 큰 틀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들을 철수하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사업 철수가 구체화된 서비스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중 한 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진정성 있는 상생을 내세우고 싶다면 당장 대리운전과 헤어샵 예약 등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장에서 즉각 철수하고 여타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또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카카오가 기습적으로 발표한 일명 '골목상권과의 상생방안'에는 그동안 택시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공정 배차 담보와 수수료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호출은 협의를 통해 적정 수준의 호출료를 받으면 자연히 해결되는 문제"라며 "이를 폐지한 것은 승객들의 선택권을 일반호출과 T블루 호출로 한정시켜 기존의 유료서비스 이용 승객들을 통째로 T블루 호출로 유입시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갑질 기업 카카오?... 소비자들도 술렁

특히 카카오가 발표한 상생안에 대해 내부 직원들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다. 카카오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당분간은 카카오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브라이언(김 의장의 사내 명칭)은 올 초 약속한 기부도 아직 하고 있지 않다"라며 이번 상생안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두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 14명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를 증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자 한 달 뒤인 지난 2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소비자 황아무개씨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모두 처음 등장했을 때 혁신 그 자체였다"면서도 "하지만 카카오T의 수수료 인상 문제로 이미지가 나빠진 데다 김범수 의장의 가족 경영으로 요즘은 카카오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수 의장이 기업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을지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아무개씨 역시 "카카오는 지금껏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해왔다"면서도 "그런데 최근엔 카카오의 독점이 우려되고 있다. 수수료 인상을 부담하게 되는 건 결국 소비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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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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