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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조교노동자 노동실태 토론회. 오른쪽 두번째가 조교노조 박형도 위원장.
 2019년 9월 조교노동자 노동실태 토론회. 오른쪽 두번째가 조교노조 박형도 위원장.
ⓒ 한국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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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조교가 '교원'에서 '직원'으로 신분이 바뀐지 23년이 지났지만 이들의 대학 내 위치는 여전히 애매하다. 고등교육법 15조 ④항에 "조교는 교육·연구 및 학사에 관한 사무를 보조한다"로 조교의 임무가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15조 ④항 중 '교육·연구를 보조한다'는 교수의 업무를 보조하고, '학사에 관한 사무를 보조한다'는 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대학 내에서 조교는 교수와 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위치에 머물러 있다. 

'교원'에서 '직원'으로 바뀐 후 대학 내 조교들의 노동실태는 나아지고 있을까?

2019년 전국국공립대학교조교협의회(회장 김인환, 경북대)와 조교노조(위원장 박형도, 강원대),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조교노동자 연구팀이 조사한 '국공립대 조교노동자 고용현황 및 노동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전체 3000여 명의 대상 중 1488명이 응답해 응답률 52%)를 보면 대학 조교의 열악한 노동실태 일부를 파악할 수 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조교의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부여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70%였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근무시간에 비해 과중한 업무'(50.7%), '교수의 개인적인 업무 지시'(18.5%), '관련 부서 직원들과의 마찰'(13.3%), '부서 내 구성원과의 마찰'(5/7%) 순으로 대답해 대학 조교들은 개인 업무 외에도 교수, 직원, 학생이 요구하는 업무를 추가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여성노동자회와 전북대학교 부설 여성연구소가 2021년 5월 7∼16일 전북 도내 3개 국립대(전북대, 군산대, 전주교대)와 3개 사립대(전주대, 원광대, 우석대)에 근무 중인 조교 약 5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근무 수행 시 가장 어려운 문제"를 묻는 질문에 '근무시간에 비해 과중한 업무'(29.2%), '관련 부서 직원 및 구성원들과의 마찰'(28.8%), '교수의 개인적 업무 및 부당한 지시'(21.4%), '학생들의 부당한 서비스 요구'(21.7%) 순으로 비슷한 답변 결과가 나왔다.

대학 내 여성 조교의 노동실태는 충격적이다. 대학 조교의 성비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9년 조교협의회가 진행한 설문조사와 2021년 전북여성노동자회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종합하면 대략 적으로 남성 30%, 여성 70%로 정도로 추측된다.

2021년 진행된 전북여성노동자회와 전북대학교 부설 여성연구소의 설문조사에서 기혼여성 조교를 대상으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경험이 있느냐"는 물음에 88.7%가 "사용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위 질문에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13.3% 조교들에게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에 따른 업무량 증감 여부"에 대한 추가 질문을 한 결과 "업무량이 전혀 줄지 않았다"는 응답이 100%였다.

같은 설문에서 "출산 전후 휴가를 사용한 경험이 없다"고 대답한 여성 조교가 66.7%나 됐고, "출산 전후 휴가제도 이용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복수 응답 가능)는 '상사 및 교수의 압박 및 눈치'(40.7%), '과중한 업무'(35.2%), '부서 내 타 직원들의 눈치'(35.2%) 때문에 출산 전후 휴가를 이용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만 8살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줄여주는 육아 근로기간 단축 기간도 2년으로 확대되었지만 "사용 경험이 없다"는 대답이 81.4%였다.

기혼남성 조교에게 "배우자 출산 전후 휴가를 사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는 대답이 81.5%나 됐고, 육아 휴직제도 이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 "없다"는 대답이 97.1%로 나오는 등 기혼남성 조교 대부분이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2019년 전국조교협의회와 조교노조의 설문조사와 2021년 전북여성노동자회와 전북대학교 부설 여성연구소의 전북지역 대학 조교 대상 설문조사 결과로 대학 내 조교노동자들의 정확한 노동실태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대학에서 조교노동자들의 노동실태가 열악한 처지에 있는 것만은 확인할 수 있다.

대학 조교들의 노동실태가 열악한 가장 큰 이유는 고용불안과 애매한 조교 규정 때문이다. 사립대 조교는 10여 년 전부터 일부를 제외하고 2년 이상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제정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노동자로 근무하는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데 대학 조교는 기간제법 적용 제외 직종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 내에서 명칭이 '조교'라고 하더라도 학업을 이수(병행)하면서 사무를 병행하거나 연구 내지 연구보조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사실상 사무업무(행정보조업무)에만 종사했으면 고등교육법 15조 ④항(조교는 교육, 연구 및 학사에 관한 사무를 보조한다)의 조교가 아니고, 계약직원이기에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이미 무기계약직원이라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자 대학들이 조교를 2년 이상 고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공립대 조교(교육공무원)는 교육공무원법 47조에 정년을 보장한다고 되어 있지만, 하위법령인 시행령(교육공무원임용령) 5조2의④항에 "조교는 그 근무 기간을 1년으로 하여 임용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조항 때문에 모든 국공립대 교육공무원 조교는 해마다 재임용 승인을 받아야 근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계약직과 같은 처지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국립대와 사립대 조교 모두가 법제도 미비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더 큰 문제는 고등교육법에서 조교의 업무를 "교육, 연구 및 학사에 관한 사무를 보조한다"로 애매하게 규정하고 있어서 대학 조교의 노동실태 개선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대학 조교의 열악한 노동실태 개선의 시작점은 이들의 고용불안의 원인인 관련 법을 정비하고, 조교의 업무를 '누구누구를 보조'하는 것으로 규정해 조교를 교수와 직원의 하위직 개념으로 고착화시킨 고등교육법 15조④항을 개정해 '대학 조교'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이다.

[대학 조교 노동실태]
① 교수와 직원의 하위직 대우받는 '대학 조교' http://omn.kr/1o52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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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공공성 강화, 대학 개혁을 위한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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