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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보건소에서 2차 접종을 마친 시민을 대상으로 '백신접종' 스티커를 신분증에 부착해 주고 있다.
 지난 6월 8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보건소에서 2차 접종을 마친 시민을 대상으로 "백신접종" 스티커를 신분증에 부착해 주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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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5시, 한국은 3600만 4101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며, 접종률 70% 고지를 돌파했다. 접종을 시작한지 204일만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백신 접종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한 26번째 국가다. OECD 가입 국가 중에서는 15번째이고,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국가 중에는 11번째다. 

특히 접종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OECD 국가 중 접종 178일째에 70%을 넘어선 인구 34만 명의 아이슬란드를 제외하면 가장 빠른 속도다. 칠레는 한국과 동일하게 접종 204일째에 접종률 70%를 넘어섰지만 인구가 1921만 명으로 한국보다 적고,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백신 선진국이라고 불렸던 영국, 이스라엘, 미국 중 1차 접종률 70%를 넘은 국가는 영국 뿐이다. 그런데 영국 역시 70% 접종은 비교적 최근인 8월 24일에서야 달성할 수 있었다. 접종 시작 후 260일만으로, 한국보다 56일이나 오래 걸렸다. 

영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2020년 12월 8일에,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늦은 2월 26일에 첫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1차 접종률 70% 달성은 한국이 영국보다 24일밖에 늦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이 빠르게 접종을 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2월 중순,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백신 접종을 시작했던 일본,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70% 접종률을 기록하게 됐다.

미국·유럽 같은 폭발적인 유행 없었지만, 국민 접종 동의율 높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7월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코로나19 현황 등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7월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코로나19 현황 등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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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차 접종률 70% 달성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얻은 결과다. 초기 주력 접종 백신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희귀 혈전 논란, 미국 등 백신 개발 국가들의 '자국 우선주의' 속에서의 수급 불안 등은 비관적 전망을 키웠다. 그러나 정부의 꾸준한 백신 확보 노력, 세계적 수준의 접종 인프라, 국민들의 높은 접종 의향 등이 후발주자의 약점을 상쇄시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공급과 관련된 어려움이 있었지만 늦지 않게 접종이 잘 이뤄졌고, 한국의 백신 접종 인프라가 좋다는 것이 입증됐다"라며 "의료진의 노고가 컸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했다"라며 1차 접종률 70% 달성 의미에 대해 밝혔다.

엄 교수는 "1차 접종 한 번만 하고 2차 접종을 하지 않는 분들은 거의 없기 때문에, 10월 말이 되면 우리가 예상했던 것 같이 70% 접종 완료에 안정적으로 도달하는 상황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에선 접종 거부자가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접종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2차 접종 70%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도 1차 접종률 70% 달성은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역시 "빠른 시일에 70% 접종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한국이 지금 접종 속도가 붙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보다 더 높은 접종률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1차 접종만으로는 '백신 효과' 떨어지는 것은 한계

반면 1차 접종률 70% 달성만으로는 '축배'를 들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는 "1차 접종 70% 달성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2차 접종 70%가 중요하다"라며 "다만 70%의 국민이 백신 접종에 동의를 한 것의 의미는 작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1차 접종만 하더라도 감염 예방이나 중증화 감소 효과가 상당했으나,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1차 접종만 했을 경우엔 충분한 백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더 이상 백신만으로 확진자를 줄일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접종률'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차 접종 70%를 했음에도 확진자 수가 변동이 없다. 2차 접종 70%가 된다고 해도 상황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접종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바로 방역 전략을 바꾸기는 어렵다. 확진자 추적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접종률 몇 퍼센트까지 올려야 하나?

 
지난 6월 4일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 백신 접종 기다리는 시민들 지난 6월 4일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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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가 접종률 목표가 된 것은 '집단면역 70%론'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 기초감염 재생산지수가 3이라는 학술데이터에서 출발한다. 한 명의 감염자가 세 명을 감염시키고, 그 다음에 아홉 명에게 감염되는데, 이를 막으려면 세 명 가운데 최소한 두 명, 즉 68%가 면역을 가지면 환자수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초감염 재생산지수가 높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만큼 접종률 목표도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현 교수는 "델타 변이의 기초감염 재생산지수는 5~8 정도다. 최소 5 정도로 잡아도 80% 이상 접종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라며 "국민 80%가 접종해야 상당한 코로나19 방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중식 교수는 "접종률은 높으면 높을 수록 좋다"라며 "12~17세 접종률이 어떻게 되냐가 변수일 것 같다. 부모님들이 얼마나 동의하느냐에 따라 접종률이 80% 후반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접종 의무화' 방안에 대해 엄 교수는 "접종 완료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최대한 주는 방향으로 남은 미접종자의 접종을 유도해야 한다"라며 "고위험시설, 다중이용시설에서 사람들과 밀접한 접촉을 하며 일하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접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 기회를 수차례 준 시점이 된다면, 미접종 감염자의 경우 본인 부담으로 코로나19를 치료하도록 하는 수준의 페널티는 가능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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