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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소외계층에게 점심무료도시락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두 곳에서 하고 있다. 도시락을 받는 수혜자들의 수는 매일 550여 명이다. 한 곳은 봉사자들이 직접 도시락에 음식을 담아서 전달하기 때문에 봉사 일도 일찍 시작하고 훨씬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봉사자들과의 유대관계가 깊고 보람도 크다.

또 한 곳은 군산에서 많은 수의 수혜자가 도시락을 받는 나운종합복지관이다. 매일 약 330여 명의 수혜자(노약자, 장애인)들이 나와서 제공되는 점심을 받아 간다. 나는 올해 4월부터 이곳에 자원봉사 거점캠프의 사무실을 정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씩 봉사활동 및 지역상담가로서 출근한다. 물론 보수를 받지 않는 직업 아닌 자유활동이다.

6월부터 시작된 필사시화엽서 나눔 덕분에 수혜자들과의 안부인사가 더욱더 자연스러워졌다. 이제는 엽서를 나눌 때마다 플래카드 거는 것도 도와주고, 이번에는 엽서를 누가 썼냐고 물어보며 먼저 다가와서 질문하는 분이 늘었다.
 
방학중 학생들이 만들어준 시화엽서 3번째나눔
▲ 군산여고재학생들의 필사시화엽서도시락 방학중 학생들이 만들어준 시화엽서 3번째나눔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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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한 나눔이 더해진 날이어서 아침부터 마음이 바빴다. 여름방학 때 모교인 군산여자고등학교의 재학생 140여 명이 필사시화엽서를 만드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모교의 후배에 대한 남다른 감정이 생겼다. 만들어온 엽서가 얼마나 명작품인지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이 감탄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학생봉사활동으로 제격이라며, 이 일을 제안한 나는 연달아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그런데 더 감사할 일이 생겼다. 군산여고 총동문회에서 어린 후배들의 봉사정신에 감동했다고 추석도 돌아오니 다음 엽서나눔에 떡을 함께 드리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저 없이 감사하다고 넙죽 받겠다고 했다. 오늘이 9번째 엽서나눔일, 평일이라 학생들은 학교 공부로 나올 수 없어서 동문회(정미란 회장)의 임원 3명이 나와서 돕겠다고 했다.

아침에 출근을 하니, 사무실에 노인 몇 분이 계셨고 그중 한 분이 슬며시 말씀하셨다.

"나 지금까지 모은 엽서를 집 벽에다 붙여놨는디, 오늘도 주는가?"
"어머, 정말요? 오늘도 드리려고 가져왔어요. 또 백설기 떡도 함께 드릴 거예요."
"추석이 다가오니까 송편이 생각나네. 선생님이 주는 건가?"
"아니예요. 엽서를 쓴 학생들의 학교를 졸업한 선배동문들이 학생들 봉사활동에 감동했데요. 추석을 맞아 어르신들에게 떡을 드리고 싶다고 전화 와서요."


잠시 후에 떡이 오고 도시락이 준비되자, 평소처럼 식당의 봉사자들이 엽서를 찾았다. 이제는 특별한 부탁이 없어도 봉사자들은 알아서 도시락에 엽서를 끼운다. 층층이 도시락과 국그릇을 쌓으면서 엽서를 읽어보고 덕담도 주고 받는다. 떡을 기부한 동문회의 임원들도 평소에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 호흡이 척척 맞았다.

해마다 군산여고 동문회(1992년 설립)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역민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향파 합창단'의 합창제 무료공연과 사랑의 바자회를 개최하여 소외계층에게 연탄 나누기, 모교의 교내 미화봉사 등은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일제 강점기인 1916년 개원 이래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학교의 동문이라는 자긍심은 지역에서 활동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나운종합복지관의 점심도시락 수혜자분들에게 떡과 함께 엽서 도시락을 전하는 정미란동문회장과 임원진
▲ 군산여고동문회의 떡나눔현장 나운종합복지관의 점심도시락 수혜자분들에게 떡과 함께 엽서 도시락을 전하는 정미란동문회장과 임원진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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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복지관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봉사에 참여해서 오히려 더 감사합니다. 군산여고 100주년 기념비에 쓰인 "100년의 향파 1000년의 미래로"라는 모토처럼 아름다운 시와 그림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100년의 전통을 보여주고 새로운 1000년을 꿈꾸는 아름다운 후배들의 봉사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여고생들의 순수한 감성이 가득한 아름다운 시화엽서를 통해 받는 분들의 마음도 따뜻함과 기쁨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봉사활동 후에 정미란 동문회장의 답장이 있었다.

지난 8월에 온 엽서는 여름 냄새로 가득했는데, 오늘 온 엽서는 가을 향기가 가득했다. 군산여고의 허미영 교감선생님께 오늘의 활동을 전하면서 가을에도 시화엽서 제작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의 지원을 받겠다고 했다. 학생들의 2학기 중간고사가 10월 초에 끝나니, 희망자를 모집하겠다고 하셨다.

고등학생 때 시인 아닌 학생이 있었던가 할 정도로 나의 고교시절 모교의 정원에는 꿈 많은 고등학생 시인들이 많았다. 이번 필사시화엽서나눔 활동을 하면서 크게 느낀 점이 있었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이고 책 마저도 전자책을 보는 시대라 할지라도 고등학생들의 감성 수위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학 입시라는 제도에 막혀서 시 한 편 소설 한 권을 제대로 읽을 시간도 공간도 없었을 뿐이었다. 엽서를 만들어 본 학생들을 만났는데 졸업할 때까지 이 봉사활동을 꼭 하고 싶다고, 너무 좋은 경험을 만났다고 몇 번을 강조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도 가을 손님을 맞고 싶다. 시화엽서와 필기도구를 들고 가을 시를 읊어주고 그려줄 예쁜 고교 후배들을 만나고 싶다. 모교에 서 있는 나무마다 알록달록 단풍잎이 그려지겠지. 낙엽들이 뒹구는 모습만으로도 까르르 웃을 사랑하는 후배들도 먼 훗날 오늘을 기억하며 서로를 껴안아주는 동문으로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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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희망은 어디에서 올까요. 무지개 너머에서 올까요. 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임을 알아요. 그것도 바로 내 안에. 내 몸과 오감이 부딪히는 곳곳에 있어요. 비록 여리더라도 한줄기 햇빛이 있는 곳. 작지만 정의의 씨앗이 움트기 하는 곳. 언제라도 부당함을 소리칠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과 희망 얘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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