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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통령의 말과 글을 검색해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에는 '북한의 도발'이라는 말을 종종 썼지만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와 같이 주로 주어에서 북한을 빼왔습니다. 

그랬던 대통령이 지난 15일 "북한의 도발"이라는 말을 썼고 이 발언이 보도된 지 약 4시간 만에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대통령이 기자들 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마구) 따라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비난하는 담화를 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을 방문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시험을 참관했습니다. 그런데 1시간 10분 전쯤인 이날 낮 12시 34분과 39분에 북한이 5분 간격으로 탄도미사일을 2발을 발사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15일 도산안창호함(3천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15일 도산안창호함(3천t급)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되고 있다.
ⓒ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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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대통령은 직전에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은 "발사체의 종류와 제원, 또 북한의 발사 의도에 대해서는 더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라며 "오늘 우리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인 미사일 전력 증강 계획에 따라 예정한 날짜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의 도발'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며 "오늘 여러 종류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의 성공을 통해 우리는 언제든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하며 '북한의 도발'이라는 말을 두 차례 더 썼습니다.

(대통령이 말한 '여러 종류의 미사일'은 고위력 탄도미사일, 초음속 순항미사일로 정부는 SLBM 수중발사 시험을 진행하면서 이와 같은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이와 같이 문 대통령은 3차례나 "북한의 도발"이란 말을 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2018년 이후에는 잘 쓰지 않은 표현입니다.   

군사행동과 도발의 차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자기들의 유사 행동은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비논리적이고 관습적인 우매한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장차 북남관계 발전을 놓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내로남불이라는 것이죠.

방한중이던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도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12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에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후 왕이 외교부장은 정 장관과의 오찬 자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뒤 "일방적인 군사적 조치가 한반도 상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국들이 자제해야 한다"며 '관련국'이라는 말을 써 북한만을 문제삼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15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후 지난 11~12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왕이 외교부장은 정의용 외무장관과의 오찬 자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하고 "일방적인 군사적 조치가 한반도 상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국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15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후 지난 11~12일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왕이 외교부장은 정의용 외무장관과의 오찬 자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하고 "일방적인 군사적 조치가 한반도 상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국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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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도발'의 정의를 놓고 남북한과 관련국들의 태도는 엇갈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하는 걸까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 위반에 해당합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북한의 미사일 및 WMD(대량 파괴 무기) 관련 물자 이전과 금융거래 금지 및 북한 화물에 대한 검색 등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중 미사일과 관련해서는 2조, 5조, 7조에 규정해 놓았습니다. ​

제2조 어떤 추가적인 핵실험 또는 탄도미사일 발사도 시행하지 않도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요구한다.
​제5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이러한 맥락에서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에 대한 기존의 약속을 재확립하도록 다시금 요구한다.
제7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여타 현존 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함을 또한 결정한다.
- 통일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UN 안보리 결의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에서


물론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주권 침해라며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입장에서는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죠. 반면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놓여있다는 점 그리고 유엔이 결정한 사항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발입니다.  

한편, 남북이 같은 날 두어시간 간격으로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겨레>는 "지난 4년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가 '자주 국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남북 관계를 위태롭게 만드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습니다(자주국방의 딜레마…군비증강에 '평화 프로세스' 발목 잡혀. 9.17).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늘 평화를 이야기 하던 사람들이라 지금 보면 지킬과 하이드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어쩌다 남북이 이제는 같은 날에 ㅠㅠ 이제 누가 누구에게 도발이니 뭐니 할 수 있을지"라며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 입으로 더 이상 평화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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