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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빌딩과 주택, 아파트 단지.
 서울 도심 빌딩과 주택, 아파트 단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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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차례에 걸친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부를 믿고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집장만을 못한 대다수의 서민들은 벼락거지가 되는 느낌이 든다. 이생망, 이번 생애에 집장만을 하기는 틀렸다.

지금과 같은 급속한 집값 상승이 전세 보증금 상승이나 월세 인상으로 이어져 고통받는 20~30대에게 이런 현상은 지옥이 아니라면 쉽게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여유 있는 사람들은 매도가 아니라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서까지 부의 유지를 위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그렇게도 많은 대응책을 연이어 쏟아 냈음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의 진단이 잘못되었고, 정책의 실효성이 낮고, 실기를 했다는 등의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주택시장의 원리에 맞는 처방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최근 들어 정부는 시장의 원리를 인정하여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 공급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한 것 같다. 이제 사실상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주택문제의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정부가 간과하거나 또는 애써 무시하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시장원리의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시작된다.

사실 시장은 완전하지도 않고 수요와 공급의 문제를 적시에 해결하지도 못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해결할 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은 가격이 상승할 때 수요를 감소시키지도 않고 또한 공급을 늘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입은 그런 이유에서 필요하다.

원래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은 중산층 국민들의 주거안정화 등을 위한 특혜적 성격의 정책이었다. 그런데 과도한 집값 상승에 따라 이것은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축적을 강화시키는 정책으로 그 성격이 변했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시장을 생각한다면 시장은 수익률을 따라서 자금이 움직인다. 현재의 집값 상승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의 다른 부분보다 주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점인 것이다. 만일 주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낮다면 돈은 더 이상 주택시장으로 몰리지 않을 것이다. 주택구입자금 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 20~30대 청년층의 전세대출도 58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의 폐지는 생산적인 용도로 자본의 유입을 유도한다는 장점이 있다. 얼핏 보면 이미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비이성적인 수준까지 올렸으니 기대수익률이 낮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2021년 6월 1일 이후 양도세 세율은 1년 미만 보유 다주택자의 경우 70%에 달한다. 그런데 이것은 지극히 일부를 통하여 전부를 파악하는 것에 불과하다. 시장은 그런 허점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는 시장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1가구 1주택에도 과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대수익률을 낮춘다면 예상 수익을 노리고 주택을 구입하는 주택의 투기수요 뿐 아니라 공포수요에 의한 20~30대의 '영끌'도 적절한 수준으로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1가구 1주택 비과세의 명제는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한 것으로 매우 큰 장점이 있는 정책이다. 이런 점에서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에도 비록 차이는 있지만 세제상의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세 과세는 정치적인 부담이 크게 따를 것이다.  1가구 1주택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면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대명제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 1가구 1주택 비과세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정책도 아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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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부담을 낮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고려할 수 있다. 양도세의 기본공제를 보유연수에 따라 일정한 금액으로 설정하고, 양도 차익에 대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에 100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하고 난 후의 양도소득에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런 경우 한 가구의 생애연수를 60년이라 가정하면 단순히 계산하여 모든 가구주는 일생에 약 6억원의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방법은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현재의 세제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사실 그 차이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한정된다. 일생에 2~3번의 이사를 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집값이 안정되는 경우에는 그 이상 자주 이사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최근과 같이 집값이 무섭게 상승하는 시기라든지, 또는 최소한의 거주요건을 충족하며 주택의 매매를 거듭하여 거대한 양도차익을 발생시키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정도의 차익을 보장하지만 초과적인 양도소득에 대하여는 비록 1가구 1주택이라 할지라도 과세를 하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이다. 기본공제액과 누진적인 양도세율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서는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세 부과방식이 비과세방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세제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이 방법은 여러가지 면에서 추가적인 이점이 있다. 첫째는 세제의 단순화이다.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규정은 지나치게 복잡하다. 웬만한 투자자들조차도 비과세에 해당되는지를 확실히 알기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는 국세청의 담당 직원조차도 헷갈리는 상황이 있다고 한다. 비과세 규정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소수의 사람들에게 유리한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둘째는 공평한 세제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도 9억원 초과주택에 대하여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만 초과금액에 대하여만 적용되기 때문에 양도차익은 막대할 수 있다. 현재의 복잡한 세제에서는 전문가들만이 비과세의 최소 조건을 충족시키고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수억원의 양도소득, 심지어는 수차례의 거래를 한다면 수십억원의 양도소득에 비과세하는 예도 있을 수 있다.

이자, 배당소득에는 2000만원까지는 종합과세에서 면제되지만 그 부분에서도 16.5%의 세율이 적용된다. 어떤 경우에도 1가구 1주택 비과세처럼 세금 면제가 광범하게 이루어지는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만일 1가구 1주택에 대하여 양도세를 과세한다면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이용하던 소수의 전문가들과 그를 추종하려는 소수자들에게 그동안 놀이터였던 블루오션이 사라지는 것이다. 

셋째는 양극화하고 있는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다. 소득격차가 발생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가 주택매매를 통한 양도차익에 있기 때문이다. 넷째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주택의 보유과세를 낮출 수 있다. 이들 과세는 현재 상당한 조세저항을 받고 있다. 다섯째는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본공제와 세율을 조정변수로 하여 시기적으로 적절한 수준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의 급등이 온갖 사회적 폐단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금은 비록 내 집에 발생하는 주택가격의 상승에 대한 양도차익이라도 비과세 혜택을 양보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강릉원주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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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2021.2.28.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현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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