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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여성환경연대는 시중에서 유통 및 판매 중인 아령, 폼롤러, 요가매트 등 주요 '홈트레이닝'(이하 홈트) 용품에 대한 유해 물질 검출실험을 실시했다. 이러한 분석실험은 지난 5월에 있었던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11일까지 약 3주 동안 실시한 홈트용품 안전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689명 중 과반수가 넘는 참가자들이 유해 물질에 대해 염려하고 있지만 제품에 포함된 유해 물질 정보에 대해서는 얻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여성환경연대는 유해 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주요 홈트용품에 대한 유해 물질 검출실험을 시행하였다.

검출실험 결과, 일부 아령에서 최고 30.51%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가 검출되었다. 이는 최근에 있었던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와도 일치하는 결과다. 한국소비자원의 검출 실험에서는 아령 7개 제품에서 최소 22.3%에서 최대 63.58%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바 있다. 현재 아령에 대한 규제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운동에 사용하는 짐볼이나 요가매트 등의 프탈레이트 가소제 함량을 총합 0.1% 이하로 규정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최대 635배에 달하는 수치다.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할 목적으로 첨가하는 가소제로, 현재 어린이 장난감, 벽지와 바닥재, 세제, 식품 포장재 등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이번 조사 결과 아령에서 검출된 DEHP의 경우, 유럽연합에서는 2010년 중반 이후로 강력하게 사용을 규제하고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널리 알려진 화학물질이다. 

면역 체계가 취약한 상태에 있는 여성이나 아이들의 경우, 프탈레이트의 영향에서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여성 419명과 남성 229명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 대사물질 수치를 측정했을 때, 수치가 높게 나온 여성들의 경우 낮은 여성에 비해 조산 위험이 50~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기형아, 불임, 자궁내막증, 산후우울증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한다. 

이처럼 프탈레이트 노출에 따른 위험성을 많은 연구 결과에서 경고하고 있지만, 프탈레이트를 포함한 생활용품 중 상당수는 여전히 특별한 안전기준 없이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에 유해 물질 검출실험을 시행한 아령과 폼롤러 등의 홈트용품이다.

모니터링 결과, 유해 물질에 대한 안전성 관련 표기조차도 되어있지 않아

땀을 흘리며 피부에 직접 접촉해야 하는 홈트용품의 특성상, 다른 생활용품에 비해 유해 물질과 직접 접촉할 위험성이 높지만, 이에 대한 국내 안전기준은 부실한 상태이다. 

유럽연합은 REACH(신화학물질관리규정)에 따라 피부 접촉이 이루어지는 모든 소비재에 유해 물질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홈트용품의 경우 짐볼과 요가매트만이 안전기준 준수 대상 생활용품에 포함된다. 그 외의 합성수지 소재의 홈트용품에 대한 별도의 안전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환경연대의 시장 모니터링 결과, 일부 요가매트 제품을 제외한 다수의 홈트용품의 경우 안전성 관련한 표기조차도 되어있지 않았다. 여성환경연대가 실시한 홈트용품 안전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7.2%의 참가자가 유해 물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제조사 상세페이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즉, 홈트용품 소비자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제한적인 정보에 의지해, 홈트용품의 유해 물질 안전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건강을 위해 홈트용품을 구매했지만,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 밖으로 몰린 셈이다. 

유해 물질을 소비하는 사회, 이제는 끝내야 할 때다

홈트용품 유해 물질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난 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여성환경연대가 문제를 제기했던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는가? 판매되는 제품이 법에 따른 유해 물질 관리 대상에 지정되지 않는 이상, 제품에 유해 물질이 포함되었는지 소비자의 알 권리는 여전히 요원하다. 법으로 규제하지 않을 뿐 유해 물질이 여전히 포함된 생활용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데도, 소비자가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해 물질에 얽힌 문제는 단순히 문제 기업이 해당 제품 판매를 중지하거나 리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제가 드러난 제품 외에 다른 대체 상품을 산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다시 터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 신체 접촉이 우려되는 모든 소비재에 대해 유해 물질과 관련한 포괄적이고 대대적인 안전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를 장려하는 사회구조도 변화해야 한다. 가소제가 함유된 합성수지 제품이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량생산-대량소비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가 유해 물질을 더 많이 사용하도록 만드는 셈이다. 플라스틱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면 이왕이면 '친환경 용품'을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건강해지기 위해 꼭 소비가 필요할까 다시 한번 묻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마치 의식처럼 필요한 것들을 구매한다. 새 옷과 새 도구가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잡아줄 것처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 이것이 정말 나와 지구를 위한 소비인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구매하고 있는가? 소비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가?

홈트용품 시장은 더할 나위 없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성환경연대는 앞으로도 건강한 운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필요한 홈트용품 구매를 방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홈트용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홈트용품에 대한 구매 및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건강하고 안전한 홈트를 위한 주체들인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유해 물질에 의해 일상을 위협당하며 운동하는 우리. 안전하고 건강하게 운동하는 사회를 위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이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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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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