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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이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이수진 의원 대표발의로 21대 국회에 발의되었습니다. 출신학교는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주 오랫동안 개인의 능력 전체를 판단하는 결정적 기준으로 사용되어 차별의 도구로 쓰여 왔습니다. 출신학교를 중시할수록 능력을 개발하기보다 이름난 대학에 입학하려는 경쟁에만 골몰하게 돼 개인의 성장은 물론 사회 전체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님들은 출신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출신 대학과 그 사람의 실력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학교 다닐 때 공부 열심히 한 사람이 일도 잘하지 않을까, 최소한 학업 성실성의 증거이니 그만큼 보상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시나요? 두 차례에 걸쳐,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에 답을 찾아봅니다. 

1.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실력도 뛰어나잖아요?

학력과 실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기념비적인 연구가 있습니다. 85년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피고용자 3만 2천 명을 메타 분석한 아이오와대 프랭크 슈미트 교수와 미시간주립대 존 헌터의 1998년 논문 '인사심리학의 선발방식에 따른 타당성과 유용성' 연구인데요.

구직자의 실력 예측 변수를 1에서 –1로 놓고 봤을 때, 구직자의 실력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한 요소는 채용 후 부과할 작업의 일부를 시켜보는 작업 시범 테스트(0.54)였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지능과 직무면접(0.51), 동료 평가(0.49), 직무지식 테스트(0.48), 정직성(0.41) 등이 높은 상관관계로 나타났습니다.

학력(교육기간)의 상관관계는 0.1에 불과했습니다. 0.5 이상이면 강한 상관관계가 있고, 0.2 이하는 약한 상관관계를 뜻합니다. 경력도 직무 입문 단계에서 2년 차에서만 유의미할 뿐, 그 이상에서는 상관관계가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오와대 프랭크 슈미트&미시간주립대 존 헌터의 연구(1998) .
▲ 아이오와대 프랭크 슈미트&미시간주립대 존 헌터의 연구(1998) .
ⓒ 한국일보그래프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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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506개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블라인드 채용 실태조사'결과(2017)에서도 신입직원 채용시 직무적성(75.1%), 인성(56.3%), 직무경험(48.2%)을 가장 중시하고, 학력의 중요도는 1.2%에 그쳤습니다.

2. 기업의 사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닌가요?

적지 않은 이들이 이 법안이 현실화되기 어려운 이유로 기업의 사적 자치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헌법 제11조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은 학력과 출신학교를 이유로 벌어지는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헌법이 명시하는 평등권을 실현하는 법률입니다. 기업의 사적 자치권과 국민의 평등권 중 무엇이 우선할까요?

헌법 제37조 2항은 또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만)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밤 10시 이후 학원 영업 금지 등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한 사례만 보아도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의 자치권을 제한한 사례가 있습니다. 학력·학벌주의로 인한 과도한 경쟁, 심각한 사교육 문제를 고려할 때 고용에 있어 학력·출신학교 차별을 금하는 것은 공공복리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3. 개인 노력의 결과인 출신학교를 블라인드 하면 역차별 아닌가요?

출신 대학은 초중고등학교 기간 중에 한 개인이 쏟은 노력의 결과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를 우대하면 스무 살 이후 노력한 과정은 고려하지 않게 됩니다. 출신학교는 특정 시점의 입학 성적일 뿐, 문제해결력, 협업 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기업에서 꼭 필요한 직무 능력을 보여주는 요소가 아닙니다. 기업의 채용은 직무 능력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수능성적은 직무 능력과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녀의 학업성적이 좋고, 지위가 낮을수록 부진하다는 사실은 각종 연구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4년의 중3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한국의 세대 간 사회계층 이동성에 관한 연구'(2015, 최필선·민인식)를 살펴보면 부모의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수능 성적 1~2등급 비율이 높아졌고, 상위권 대학 진학 가능성도 커졌으며, 취업 후 임금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곧, 출신학교가 순수한 개인 노력의 결과라기보다 경제적 배경이 직결되는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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