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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국회는 언론중재법 처리 여부를 두고 여야가 극심한 대결을 벌인 결과 이 법을 9월에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한 후 390회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월 31일 16개 법안을 처리하고 회기를 마쳤다. 언론중재법 논쟁으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지만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 중 대학 민주주의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킨 법률이 있는데 바로 '교육공무원법'이다.

지난 20여 년간 국공립대 총장을 직접 선거로 뽑을 경우는 해당 대학의 교수들이 정한 방식과 절차로만 진행되었다. 2005년 개정된 '교육공무원법' 24조(대학의 장의 임용) 4항에 총장을 직접 선거로 선출할 경우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다"(현행 '교육공무원법' 24조3항2호)를 신설했기 때문이다.

국공립대에서 총장을 직접 선출할 경우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합의한 방식과 절차로만 진행되도록 법이 개정되어 교수를 제외한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극소수의 투표권만 주어졌다. 

이 때문에 국립대 총장 선거에서 모든 교수들은 1인 1표를 행사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1표 값이 평균 12%에 불과했고 학생들은 1표 값 평균이 2%에 그쳤다. 비정규 교수들과 조교는 이마저도 소외되어 현행 국공립대 총장 직선제는 비민주적인 교수독점 총장 선거제도라고 비판받아 왔다. (관련 기사 : 비민주적 국립대 총장 선거... 1인1표제가 진정한 직선제)

국공립대 직원, 조교, 학생들은 지난 20여 년간 국공립대 총장 직접 선거에 자신들도 투표할 수 있도록 민주적인 투표제도를 요구해왔고 총장 선거 시기마다 교수단체와 잦은 충돌을 빚었다.

지난해에도 부산대는 교수들의 일방적인 투표 방식 결정으로 총장 선거에 총학생회가 투표 참여를 거부했었고, 강원대는 직원과 학생들이 투표 참여 거부를 선언했으며, 경북대에서는 비정규직 교수와 학생들이 '경북대 총장 선거 공고 효력 저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총장 선거가 진행되는 대학마다 교수와 직원, 조교, 학생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국공립대 직원과 조교, 학생들은 오랫동안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시도했고, 2019년에는 국공립대 구성원 3만여 명의 '교육공무원법 개정 서명'을 받아 교육부와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어느 한 직종의 총장이 아닌 대학 구성원 모두의 총장

지난해 11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국공립대에서 총장을 직접 선출할 경우 그동안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로 따른다"로 되어 있는 교육공무원법 24조3항 2호를 "해당 대학교수, 직원, 학생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로 한다"로 바꾸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법안 발의 9개월 만에 교육공무원법 개정법률이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9월 14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됐다.

그러나 이번 교육공무원법 개정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8월 17일 교육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후 8월 25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자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국교련)와 전국국공립대 교수노조가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폐기를 주장하는 성명을 내고 국회를 찾아가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렇게 되자 국공립대 공무원 직원으로 구성된 '공무원노조 대학본부'와 국공립대 대학회계직원으로 구성된 '국공립대 노조'가 교수단체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폐기 주장을 비판하며 법안 통과를 주장하는 맞대응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교육공무원법 개정법률이 공포됨에 따라 3개월 후부터 국공립대학에서 총장을 직접 선거로 뽑을 경우 교수, 직원, 학생이 합의한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군산대(총장 임기 2022.3.21), 금오공대(총장 임기 2021.10.19), 목포해양대(총장 임기 2021.10.19), 부산교대(총장 임기 2021.10.19), 전주교대(총장 임기 2022.2.13), 제주대(총장 임기 2022.2.20), 춘천교대(총장 임기 2021.10.19) 교통대(총장 임기 2022.6.14), 방송대(총장 임기 2022.2.13) 등 9개 대학에서 총장 임기가 끝나 총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교육공무원법이 개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교수단체는 개정법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제 국립대 교수, 직원, 조교,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이 교육공무원법 개정 취지에 맞게 치열하게 토론하고 협의해서 어느 한 직종의 총장이 아닌 대학 구성원 모두의 총장을 얼마나 민주적으로 선출할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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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공공성 강화, 대학 개혁을 위한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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