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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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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서울대학교 최초의 총여학생회를 만들었다. 1985년 위장취업해 있던 구로공단에서 어린 여성 노동자들을 이끌고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동맹파업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했다. 1990년 수배 중에 현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창립에 앞장섰다. 2001년 대한민국 최대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탄생시켰다.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진보정당 최초로 국회에 입성했다. 2016년 진보정당 최초로 3선 국회의원이 됐다. 2017년 대선에서 진보정당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25년 노동운동을 하는 동안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20년 대중정치를 해온 궤적은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 그 자체였다.

"내가 예전에 공장에서 미싱 돌리면서 구로동맹파업 했다는 거, 25년 노동운동 했다는 거, 다 아는 것 같아도 요즘 젊은 분들은 거의 몰라요. 아마 우리 당원들도 잘 모를 걸(웃음)."

그가 사무실 한 켠에 놓여있는 소형 미싱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빠듯한 일정으로 분주한 그의 구두코는 심하게 닳아있었다.

빛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19년 '조국 사태'를 비판하지 않고 침묵해 질타를 받았고, 대국민사과를 했다. 선거제 개편으로 기대가 컸던 2020년 총선 성적이 부진해 당대표를 조기 사퇴했다. 그의 대선 출마를 두고서도 "그래도 역시"와 "도대체 언제까지"란 상극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그는 "진보정치 20년간 우린 나이브했다. 보다 확고한 공적 권력의지를 가졌어야 했다"고 되뇌었다. 심상정(62) 정의당 의원이다. 그를 13일 오후 국회에서 만났다.

"민주당은 신기득권 세력, 이번 선거에서 심판해야"

- 네 번째 대선 출마다.

"앞서 두번(2007년 경선 탈락, 2012년 중도 사퇴)은 예비고사 탈락이었고 실제 준비를 해서 '국정운영을 맡겨달라' 정식으로 호소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재수생으로 봐달라. 지금과 같은 전환의 시대에는 철저히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 요즘 특히 여러 정치 초년생들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식으로 대통령직에 덤비던데, 국민들이 더 염려하는 건 준비된 재수생이 아닌 불안한 초년생이다."

- 왜 심상정이어야 하나.

"지금 시대정신은 전환과 공정이라고 생각한다. '공존을 위한 전환'이라 표현해도 좋겠다. 전환의 정치를 통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불평등과 기후위기라고 본다. 그런데 이것은 대통령 한 사람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고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그 새 시대를 열기에 적합한 사람은 기존 양당 정치인이 아닌 저다."
 
- 당 내부에도 세대교체 요구가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도 있다. 특히 1959년생으로서 86세대와 가깝다. 운동권에 대해 제기되는 세대교체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586세대 전체라기 보단 현재 권력을 쥔 586들에 대한 책임론이다. 586은 1987년 7·8월 투쟁 이후에 정치의 중심에 들어간 민주화 세대다. 그들의 임무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였다. 그 소명을 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을 요구받고 있는 거다. 정치적 민주화를 기반으로 어떻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냐에 대해 게을렀다. 급기야 스스로 기득권 세력이 돼버렸다. 청년세대 입장에선 기회와 결과 모두 불평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586의 시대는 끝났다. 이번 선거는 그 심판의 연장선이다."

-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평가와 연결되는 것 같다.

"그렇다. 이미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내렸다고 본다. '내로남불' 정치다. 문재인 정부를 세운 촛불 시민 입장에서 볼 때 개혁은 퇴색됐고 민주당은 신기득권 세력이 됐다."

- 그 평가의 큰 분기점이 조국 사태였다. 당시 정의당이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실망한 진보 유권자들이 있었고, 당대표로서 2019년 10월 국회 연설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조국 국면에서 제 평생 처음으로 많은 국민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라며 공식 사과했다.
 

"당시 우리 당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선거제도 개혁이었다.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승인 건도 사실 선거 제도 개혁과 연동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조국 장관과 동세대를 살아온 사람이다 보니 이 사태가 어디까지 나비효과를 낼 것인지 제대로 보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인정한다. 특히 정의당이 청년세대에게 정의에 대한 회의감을 안겼다는 게 뼈아프다. 판단 부족이었고 명백한 오류였다."

"주4일제 호응은 선진국에 대한 열망... 예상 못했는데 터졌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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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4일제' 공약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터졌다. 요새 흔한 말로 '머선 129(무슨 일인가)' 싶다(웃음). 아마 청년들이 생각하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에 대한 간절한 바람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청년 세대들이 태어났을 때 대한민국은 이미 선진국이었다. 개인의 존엄이 보장되고 나의 개성과 잠재력이 발현될 수 있는 사회를 열망한다. 그게 투사된 것 같다."

- 사실 '주4일제'는 1호 공약 신(新)노동법의 한 부분이었다(관련 기사 : 심상정 1호 공약 "주4일제 '신노동법'으로" http://omn.kr/1v3cg ).

"그렇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 등 현행 노동법이 배제하고 있는 노동자가 700만 명에 달한다. 이 숫자는 점점 더 확대될 거다. 그러니 고용주가 노동자성을 정하게 돼있는 현행 노동법의 틀을 깨고, 일하는 시민이면 누구나 다 동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신노동법의 취지다. 가장 어려운 조건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 노동시간 보장제, 비정규직을 위한 평등수당 등도 주4일제와 함께 담았다."

- 주4일제를 언제부터, 어떻게 시행하겠다는 건가.

"2003년 금속노조 사무처장으로 있을 때 임금삭감 없는 주5일제를 국내 최초로 얻어낸 게 저였다. 제가 대통령 되면 바로 주4일제 시행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설치하겠다. 주4일제가 뜨니까 실현 가능하냐, 임금삭감은 없겠냐, 모든 업종에 다 적용되겠냐 하는 걱정들이 많은데, 우리 시민들은 자기들이 뽑은 정치인들이 책임질 걱정까지 다 도맡아 하신다(웃음). 분명한 것은 주4일제는 선진국에 사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당당한 권리라는 거다."

- 기후위기 극복을 내세우면서 "이번 대선은 최초의 기후투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기후위기도 더 이상 퇴로가 없다. 정의당도 그간 기후위기 문제는 '나중에'로 미뤄왔던 거 아닌가 싶어 부끄럽다. 이러다간 우리 자식 세대에서도 기후위기 논의를 시작조차 못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2019년에 당대표에 취임하고 나서 부랴부랴 그린뉴딜위원회를 만들어 준비했다. 서둘러 재생에너지로,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 정의로운 에너지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원룸살이 어려움' 신고 프로젝트를 한 게 눈에 띄더라. 접수한 제보들을 어떻게 할 건가.

"최저 주거기준 개선을 위한 법안을 추진한다. 국회 국토위원회에서 1년 정도 일하면서 느낀 게 있다. 국토위 테이블에는 강남 집값만 화제가 되지 최저 주거기준 이하에 살고 있는 240만 가구는 안중에도 없다는 거다. 청년들은 지금 방 말고 집을 달라고 외치고 있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분들을 방치하면서 선진국 운운하는 건 코미디다."

- 또 다른 큰 화두가 젠더 문제다. 지난 대선 땐 유일한 여성 후보였고, 이번 21대에선 국회 최다선(4선) 여성 의원이다. 젠더 공약은?
 

"지난 대선 때도 냈던 슈퍼우먼 방지법(육아휴직 의무제)을 보완해서 다시 내려 한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100조를 썼고 또 앞으로 5년 동안 100조를 쓴다. 이렇게 해도 안 되는 건 저출생을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식의 관점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남성 중심, 586식 세계관의 한계다.

운동권 시절에도 성폭력 문제가 다반사였지만 그냥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그것부터 반성한다. 그때 우리 선배 여성들이 더 제대로 문제를 제기해놨더라면, 지금 후배들이 훨씬 자유로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정치권부터 젠더 문제를 젠더 갈등으로 치환하는 책임 전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 지난 대선 때 최종 슬로건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였다. 이번 대선 슬로건은 정했나.

"여러 공약들이 있지만 슬로건은 본선에 가서 당이 정할 거다. 개인적으로는 '내 삶도 선진국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분명 경제수치로는 선진대국인데, 과연 내 삶도 선진국인가. 거기에 응답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

"20년 진보정치에 부족했던 건 공적 권력의지... 나를 도구로 써달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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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이 늘 마주하는 벽이 수권 가능성이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득표가 201만표(6.17%)였다.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했나.

"당시 정의당 지지율이 2~3% 수준이었다. 과연 정의당이 독자정당으로 설 수 있느냐 기로에 있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저는 그때 당에도 얘기했다. 이번 대선을 'What is the Justice Party?(정의당이란 무엇인가?)' 이것 딱 하나만 갖고 선거를 치르겠다고.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정의당이란 게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당인지만 전달할 수 있다면 후회가 없겠다고. 최종 득표율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정의당의 존재 이유는 국민들에게 또렷이 새기지 않았나 싶다."

- 지난 대선 201만표는 역대 진보정당 최다 득표였지만, 동시에 진보정치 20년 결과물로서는 한계를 보였다는 진단도 있다. 특히 최근 정의당의 침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작년 총선 때 정의당 정당득표율이 9.7%였다. 10% 가까이 됐다. 나는 지금 정의당의 침체가 결코 시민들의 지지가 적어서라고 보지 않는다. 이걸 당에도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있다. 다만 워낙 지난 총선 때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대한 기대가 높았고, 그게 결국 좌초되면서 낙담하고 좌절한 당원들이 많다. 기대의 역설이랄까... 또 지난해 제가 당대표에서 물러난 뒤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현재 당이 매우 위축돼있는 건 사실이지만, 정의당이 똑바로 잘 해서 삼분지계의 정치교체를 하라는 시민들 요구는 여전하다고 믿는다."

- 과거 진보정당은 무상급식, 최저임금 1만원 등 굵직굵직한 화두를 던지며 한발 앞서 사회를 이끌었다. 그런데 진보정치가 언제부턴가 구체적인 미래 아젠다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선명성과 아젠다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게 지금 정의당 위기의 본질은 아니라고 본다. 진보정당은 나름대로 기후위기, 페미니즘, 노동, 불평등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히려 우리에게 부족한 건 정책투쟁이 아닌 정치투쟁 아닌가 싶다."

- 얼마 전 단병호 전 의원을 만난 영상에서도 "결국은 정치적인 힘을 어떻게 만드는가 하는 전략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진보정당은 그 개념이 부족했다"고 했던데, 비슷한 얘기일까.

"그렇다. 작년에 당대표를 내려놓고 개인적으로 진보정치 20년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든 생각이다. 진보정당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보다 확고한 공적 권력의지를 가졌어야 했다는 거다. 우리는 그냥 좋은 정책과 비전을 내서 열심히 홍보만 잘 하면 저절로 권력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나이브(순진)했다. 정책투쟁 말고도 정치투쟁을 계속 했어야 했다. 예전에 노회찬 대표가 주도했던 1인 2표제(지역구·정당 투표 분리)가 있었기에 민주노동당이 (2004년) 처음 의석을 만들었던 것 아닌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선거제도나 양당 중심의 기득권 체제, 기득권 정치구조를 깨기 위한 정치투쟁을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다."

- 지난해 총선 전 선거제 개편 당시 당대표로서 그 '공적 권력의지'를 더 발휘할 수는 없었나. 일각에선 정의당이 기대치보다 낮은 성적을 낸 데 대해 심상정 당시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한다.

"사람들이 아주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총선 전 정의당과 민주당이 선거제와 공수처를 딜(거래)했다는 것이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애초에 민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거제를 개편할 생각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한 2개월쯤 됐을 때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때 내게 한 말이 지방선거(2018년 6월)까지는 민주당 단독 책임정부로 가겠다는 거였다. 정의당이 어떤 요구를 한 바가 없는데도 그렇게 나왔다. 그래서 말했다. 협력 정치는 대통령 힘이 셀 때 제안해야 야당에서 받아들이지, 대통령 인기 떨어지면 성사될 수 없는 거라고. 이런 게 소수 정당의 비애다.

작년 총선 전 선거법, 공수처법 국면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민주당은 선거법뿐만 아니라 공수처법도 총선 전에 처리할 생각이 없었다. 민주당의 기본전략은 적폐청산의 성과로 총선을 치르고, 총선 이후 문재인 정부 말기에 공수처법을 처리해 대선 국면으로 간다는 거였으니까. 그게 이른바 민주당 586세력과 이해찬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이었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긴 게 조국 사태였다.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처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거다. 그러자 민주당은 보다 노골적으로 선거법 말고 공수처법만 처리하자고 표변했다. 당시만 해도 단독으로 법안 처리가 불가능했던 민주당은 정의당 이외 교섭 대상이었던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뭐하러 심상정이랑 정의당 좋은 일 해주냐, 공수처법만 하자'고 설득했다. 심지어 게리멘더링(선거시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까지 해주면서 선거제 개혁 연대를 분열시켰다.

그런데도 끝까지 민주당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은 분들이 있었다. 김성식, 채이배,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같은 분들이다. 갖은 술수에도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자 민주당은 그제서야 어쩔 수 없이 선거제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마저도 비례 위성정당 창당 등으로 엎어버렸다. 민주당의 '20년 집권론'에 정의당이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뒤통수를 친 거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제도 개선 투쟁을 한 거고, 민주당은 권력 투쟁을 했다. 그때 '아, 우리가 집권 의지를 갖는 정당이 되기엔 너무 나이브하구나' 하고 절실히 깨달았다. 앞으로는 결코 기득권의 선의를 기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 대선에서도 민주당과의 단일화는 없을 거란 얘기 같다.

"그렇다. 지금 시민들은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양당정치에 대한 실망이 크다. 그래서 정의당이, 심상정이 희망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이번 선거가 양당체제를 종식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다당제 하의 책임연정으로 갈 수 있는 전기가 됐으면 좋겠다."

- 2017년 대선이 끝난 뒤 출간된 자서전 <난 네 편이야>에서 "유세에 나서기 전 유세장이 텅 비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 됐었다"고 썼더라. 지금도 그런가.

"사실 그때도 당에선 우리가 후보를 왜 내냐, 낸다고 의미 있는 득표가 나오겠냐, 또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지 않겠냐 등등 비관적인 말이 많았다. 큰소리를 쳤지만 나라고 왜 안 불안했겠나. 각 광역 지자체에 방송차 한 대씩 밖에 못 두고 선거 치렀다. 유급 선거운동원도 없었다. 과연 누가 날 보러 오실까 생각했다. 그래서 유세 장소도 일부러 좁은 골목에 주로 잡았다.

그런데 막상 유세장을 다녀보니 곳곳마다 시민들이 바글바글한 거다. 무슨 일이지 싶었다. 단상에 올라 하나하나 눈을 마주치니 금방 알 수 있었다. 심상정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은 팬들이 왔다기 보단, 절박하고 위로받고 싶고 희망을 찾고 싶은 시민들이 거기 있었다. 나도 모르게 꼭 안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유세가 끝나면 단상 아래로 내려가 하나하나 포옹했다. 그때의 절절한 감촉을 잊을 수 없다. 꼭 껴안은 시민들은 귀에 대고 각자의 사연을 들려줬다. 나로서는 은혜로운 경험이었다.

이번엔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끝내고 싶지 않다. 저를 더 크게 써주셨으면 좋겠다. 시민들께서 당신들의 삶을 위한 정치를 밀고 올라가실 때에, 부디 저 심상정을 도구로 써달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심 의원의 방에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심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심 의원의 방에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심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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