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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에 있는 울산공항. 뒷쪽에 북구신도시가 보인다.
 울산 북구에 있는 울산공항. 뒷쪽에 북구신도시가 보인다.
ⓒ 울산시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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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1997년 광역시가 됐지만 24년이 지난 현재 공공병원이 한 곳도 없고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다. 또한 인접도시와 연결되는 광역철도도 전무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역 내에 여러 곳의 공업단지 조성 등 토목공사에 주력하면서 미래에 대한 정책이 부족했던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런 울산의 도시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024년이면 울산의 첫 공공병원인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준공되고 울산의료원도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설립이 추진되면서 현재 울산시가 정부에 "산재병원처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울산의 교통혁신이다. 2027년 개통을 목표로 2개 노선 도시철도가 추진되고, 오는 2023년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복선 전철 개통 등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시대에 걸맞는 영남권 30분~1시간대 교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다 고속열차 KTX-이음(EMU)의 울산 연장운행이 성사되면 수도권 진입도 용이하게 된다.

이처럼 변모하는 교통망과 관련,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교통망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송 시장은 이날 "광역교통망 완성과 인근도시 대구통합신공항과 가덕신공항 접근이 용이해지고 시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울산공항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화두를 던졌다(관련 기사 : 울산, 광역시 승격 이후 24년 만의 '교통망 혁신').

1970년 울산 북구에 개항한 울산공항은 2010년 KTX울산역 개통으로 서울까지 2시간 시대가 열리면서 매년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과, 공항에 따른 규제로 도시발전에 어려움을 겪는 중구와 북구지역을 감안한 의견이었다.  

이날 송 시장은 "울산공항의 확장 불가, 지속적 경영적자 및 활성화 한계로 인한 미래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라면서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울산공항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고 시민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공항주변이 고도제한에 묶여 도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구와 북구 지역에서는 공론화를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송철호 시장 기자회견 다음날부터 일부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상에서 반대 의견이 제시되더니 13일에는 일부 지역일간지가 이를 반영해 <울산공항 폐지논리 "국제도시화 추진 역행" 반발 여론 확산> 등의 기사가 실리기 시작했다.

반발의 요지는 "울산공항을 폐항하면 사실상 지역내에 다시는 공항을 건설할 수 없어 공항 없는 도시가 된다. 울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발상"이라는 것.

급기야 14일 지역방송에서는 "울산 상공계는 공항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울산상공회의소는 기업체를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분위기가 딴 방향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광역철도망 완성 등 미래 교통망이 조성되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울산공항의 진퇴 여부에 대한 시민의견을 묻자"며 제시한 공론화가 논의도 되기 전 "송철호 시장이 공항을 폐지한다"는 논리로 비화되고 있는 것.

결국 15일에는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공항 폐쇄라니,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송철호 시정 방향"이라면서 "울산공항을 산업수도 위상에 맞는 국제공항 수준으로 만들자"고 역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외부와 연결하는 허브기능인 교통인프라는 도시발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면서 "이는 미래비전이 아닌 울산미래포기선언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피와 땀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울산시민은 광역시와 산업수도의 격에 맞는 항공서비스를 영유할 자격이 있다"면서 "울산공항 폐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같은 반대 의견과 달리 실제 중구나 북구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울산공항으로 인한 도시발전 저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분분하다.

15일 울산 중구 병영의 한 주민은 "전체 시민들의 뜻을 물어보기도 전에 곧바로 반대 여론몰이가 시작되는 것을 납득할 수가 없다"면서 "과거 수십 년 동안 정체돼 있던 울산의 도시여견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옛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도시 발전에 저해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북구의 한 주민은 "송철호 시장 들어 울산의 교통망이나 의료여건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울산공항 존폐 여부도 송철호 시장이 아니면 누가 공론화 화두를 꺼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울산의 미래와 교통혁신을 감안한 울산공항 존폐 여부 공론화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태그:#울산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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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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