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한 장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전통적으로 명절을 앞둔 극장가는 관객들이 많지 않다. 명절 개봉 영화를 보기 위해 잠시 지갑을 닫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 도약을 위해 잠시 움츠러드는 경우로 볼 수 있는데, 9월 둘째주 박스오피스도 마찬가지였다.
 
추석 흥행을 기대하는 영화들이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줄었는데, 8일 개봉한 신작들의 힘이 약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나같이 5위권 이하로 밀려났는데, 재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5위였고,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는 8위로 굴욕적인 수준이었다.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누적 3만에 불과한데다 좌석판매율이 고작 2.9%밖에 안 될 정도로 외면받았다. 상위권 작품들의 좌석판매율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재개봉한 <너의 이름은>은 좌석판매율이 41.6%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스크린과 상영횟수가 적은 탓에 힘을 받기는 어려웠다.

두각을 나타낸 것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었다. 토요일인 11일 올해 개봉 영화 중 10번째 100만 영화에 올라섰고, 주말 이틀간 24만 관객을 추가하며 누적 122만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인질> 보다 더 빠른 100만 돌파지만 같은 마블 영화로서 <블랙 위도우>와 비교하면 약한 흥행을 엿보이고 있다.
 
2위~4위는 한국영화의 차지였는데, <모가디슈>가 꾸준한 뒷심을 발휘하며 2위를 차지했다. 개봉 47일째인 12일까지 누적 338만으로 35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개봉작 중 1위를 달리는 중인데, 추석 연휴 배우들의 무대인사를 예고하며 뒷심을 계속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3위 <인질>은 150만을 넘기며 누적 152만으로 올해 개봉한 스릴러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4위를 <싱크홀>은 217만으로 220만을 목전에 뒀다. 두 영화 모두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다만 흥행 동력이 거의 소진돼 추석 연휴까지 힘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추석 흥행 대결을 앞둔 한국영화 <기적>과 <보이스>가 주말 190개 안팎의 스크린에서 유료시사회 형태로 경쟁을 벌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8천 관객을 모은 <보이스>가 6천 관객을 모은 <기적>에 앞섰으나 예매율 <기적>이 앞서고 있는 중이다.
 
전체 관객 수는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9월 6일~9월 12일까지 전체 관객은 101만으로, 이전 152만-137만에 이어 3주 연속 감소했다. 주말 관객은 62만-74만에서 49만으로 역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 극장에는 크지 않은 상태에서, 볼만한 신작 영화의 부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주말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은 한국영화가 강세라는 점에서 15일 개봉하는 <기적>과 <보이스>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박스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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