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두산 베어스가 12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 상대 더블헤더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8-5로 승리해 독식했다. 7위 두산은 6연승을 구가하며 공동 5위 NC 다이노스 및 SSG 랜더스에 0.5경기 차로 육박했다. 

팀의 더블헤더 싹쓸이와 6연승 질주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 100승에 1승만을 남기고 있는 통산 99승의 베테랑 좌완 투수 유희관이다. 그는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2이닝 10피안타 1피홈런 5볼넷 2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100승의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강판당했다. 

두산 타선은 3-1로 앞선 4회말 대거 4득점에 성공해 7-1로 넉넉히 벌리며 유희관의 100승 요건을 마련해줬다. 하지만 유희관은 5회초 1사 1, 2루에서 채은성에 좌월 3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2사가 되는 동안 3피안타를 더해 추가 1실점했다.

LG가 7-5로 추격하고 2사 2, 3루 동점 위기에 몰리자 김태형 감독의 인내심도 한계에 봉착했다. 투구 수 108개에 달한 유희관을 내리고 김명신을 투입해 불을 껐다.     

※ 두산 유희관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12일 LG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유희관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 체력을 축적했다. 1일 잠실 KIA전 등판 이후 11일 만의 등판이었다. 따라서 그는 12일 경기에서 100승 달성은 물론 긴 이닝을 소화해 이름값에 걸맞은 투구 내용을 선보여야 했으나 5이닝조차 채우지 못해 실망스러웠다. 

올 시즌 유희관은 11경기에 등판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7.48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994로 매우 저조하다. 이닝당 평균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는 무려 2.13으로 매 이닝 2명 이상의 타자를 누상에 내보낸다는 뜻이다.

시즌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2차례에 불과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15로 음수다. 

유희관은 5월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6이닝 4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2승이자 통산 99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87 피OPS 1.046으로 극도로 부진해 10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불운을 탓하기에는 세부 지표가 매우 저조하다. 
   
두산은 상위 선발 3명이 리그 최강을 다툰다. 미란다(12승 4패 평균자책점 2.33 피OPS 0.588), 로켓(8승 8패 평균자책점 2.73 피OPS 0.681), 최원준(8승 2패 평균자책점 3.15 피OPS 0.715)으로 구성된 1, 2, 3선발은 두산의 최대 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해 후반기 4선발 역할을 맡고 있는 곽빈은 1승 6패 평균자책점 5.02 피OPS 0.798로 불안하다. 선발 로테이션에 끝내 안착하지 못한 이영하는 불펜으로 전환되었다. 이 와중에 유희관마저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니 두산이 중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희관의 100승은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두산의 팀 전체에 심리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가 아홉수를 극복하고 대기록을 달성하면 안정적인 투구로 반전하며 두산도 치고 올라가는 동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유희관이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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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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