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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을 전쟁기념관으로 옮기자는 제안이 나와 지역사회의 관심과 반응이 주목된다.

인천자주평화연대는 10일 오전 11시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을 전쟁의 도시로 각인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는 맥아더 동상을 현재 위치에서 철거하여 전쟁기념관으로 옮길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대결시대의 산물인 자유공원이라는 이름도 만국평화공원으로 고쳐 부를 것을 제안했다, 만국공원이라는 원래의 명칭을 살리면서 평화의 염원을 함께 담아 보자는 의미에서다.
 
 인천시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에서 찍은 맥아더 동상.
 인천시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에서 찍은 맥아더 동상.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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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상임대표는 모두발언에서 "1950년 오늘은 인천상륙작전이 있기 직전, 월미도 민간인 거주 마을에 미군이 네이팜탄과 기총 소사를 퍼부어 원주민 최소 100여 명 이상이 죽임을 당한 날"이라면서 "그날의 비극을 기억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오늘을 기자회견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맥아더 동상을 둘러싼 갈등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어 왔다. 보수단체에서는 자유공원에서 '맥아더장군 동상 보존과 국가안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여는 등 동상 보존을 주장해 왔으며, 미국의 내정간섭에 항의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진보단체에서는 '전쟁의 원흉'이라며 '점령군 사령관' 동상의 철거를 주장해 왔다.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고 백범 김구 등 애국열사의 동상을 그 자리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에는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당과 단체의 연대체인 인천자주평화연대가 나서서 동상 이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지속적인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는 만큼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이다.

[자유공원 정명正名과 맥아더동상 정치正置를 위한 기자회견문]
인천, 전쟁의 잔재를 걷어내고 평화의 도시로!

인천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자유공원의 역사가 올해로 133년이 되었다. 1888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만들어진 이래 그 용도와 이름이 몇 차례 변경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1957년에 더글러스 맥아더의 동상이 세워져 지금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풍경은 인천하면 인천상륙작전을 떠올리게 되고, 인천을 전쟁의 도시로 각인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인천이 전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지 오래다. 전쟁 이미지를 벗고 대신 평화의 시대를 견인해야 한다는 뜻에서 인천시에서도 '평화도시 인천'이라는 비전을 앞세워 이미지 쇄신을 주도하고 있다. 전쟁의 정서를 평화의 정서로 바꾸는 일은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구시대적 요소를 인식하고 바꾸어내는 일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유공원은 제물포 개항 이후 만들어진 각국 공동조계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애초 각국공원 또는 만국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공원인 동공원과 대비하여 서공원으로 불리다가 해방 후에는 다시 만국공원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한국전쟁을 거친 후 이승만 독재정권 시절인 1957년, 맥아더 동상 건립과 함께 자유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이름에도 역사의 파도가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이제 한반도 평화의 새 역사를 열어 가고 있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남북공동선언 그리고 2018년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웅장한 평화의 노정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부응하여 자유공원의 이름도 변화가 필요하다. 본래의 이름인 만국공원을 되살리면서 평화의 염원을 담아 '만국평화공원'으로 부를 것을 제안한다. 개항 시기에는 인천이 만국의 유입 통로였다면, 미래의 인천은 만국에 평화의 모범을 보이는 도시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을 상징하는 맥아더 동상도 이제는 평화를 상징하는 다른 동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맥아더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전쟁 영웅이나 구국의 은인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해방 후 점령군으로 들어와 우리의 자주적인 국가 건설을 방해하고 친일부역자들과 손을 잡고 친미국가를 만드는 데 앞장선 인물로 인식할 정도로 그 평가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맥아더는 또한 한국전쟁 당시 원자폭탄 사용을 주장하였다. 이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주장으로서 이를 우려한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맥아더를 미군 극동사령관에서 해임했을 정도다. 노근리 민간인 학살과 월미도 원주민 희생에 있어서도 맥아더의 책임은 결코 비켜 갈 수 없다.

맥아더를 둘러싼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맥아더를 찬양하고 반북 적대의식을 고취시키는 보수집단의 행사가 자유공원 광장에서 열리는가 하면 맥아더의 전쟁행각과 미국의 내정간섭을 규탄하는 진보단체의 집회가 맥아더 동상 주변에서 열리기도 한다.

전쟁의 상징으로서 끊임없는 대결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맥아더 동상은 평화의 시대로 향하고 있는 인천에서 더 이상 필요 없다. 우리에게는 해방을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한 선조들이 있고 해방 후 통일된 새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백범 김구 같은 선열들도 있다. 자유공원 꼭대기에는 우리 선열들의 동상이 서야 마땅하다. 전쟁광 맥아더 동상은 전쟁기념관에 있어야 그나마 어울릴 것이다.

인천은 더 이상 전쟁의 도시여서는 안 된다. 자주와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활동해 온 인천자주평화연대는 인천을 외세 앞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도시로, 전쟁을 거부하고 상생을 지향하는 평화 도시로 세워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자유공원을 만국평화공원으로 바꾸어 부를 것을 인천시와 인천시민들에게 제안한다. 또한 전쟁의 상징 맥아더 동상을 전쟁기념관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우리 선열의 동상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2021년 9월 10일

인천자주평화연대
(민주노동자전국회의인천지부, 인천참언론시민연합, 인천노동정치포럼, 인천노사모, 서비스연맹마트노조인부천본부, 인천통일로, 인천비정규센터, 평화협정운동인천본부, 참살이문학, 노동희망발전소, 진보당인천시당, 한국지엠노조정치통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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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번역하고, 강의하는 사람. 민족작가연합 사무차장. 충남 청양 출생. 시집 <<송전탑>>(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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