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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브랜드 인플레이션 시대에 도시브랜드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도시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고자 <오마이시티, 오마이브랜드> 기획을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인천광역시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도시브랜딩 활동의 기획·진행·평가 등을 짚어보면서 도시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연재는 인천시 브랜드전략팀장이었던 박상희 경희대 시각디자인과 교수와 이한기 <오마이뉴스> 기획취재 선임기자가 함께 진행한다.[편집자말]
 무쇠 웍을 들고 요리하는 란 재파이(Raan Jay Fai). '볶음면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렸던 그녀는 길거리 음식으로는 최초로 2017년 미슐랭 원 스타를 받았다.
 무쇠 웍을 들고 요리하는 란 재파이(Raan Jay Fai). "볶음면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렸던 그녀는 길거리 음식으로는 최초로 2017년 미슐랭 원 스타를 받았다.
ⓒ 재파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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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먹고 마시는 기본 요소일 뿐만이 아니라 삶의 재미나 목적이 되기도 한다. 음식은 오랜 전통 속에서 자연과 생활환경 등이 어우러진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은 지역, 도시, 국가의 문화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 요소다. 

음식은 지역의 역사, 문화, 경제 등을 함축하고 있는 중요한 지역 자산이다. 지역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도 하다. 음식은 먹고 마시는 '행위'를 넘어 문화적 상징성과 규칙성을 품고 있는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2020 데이터로 보는 한국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와서 참여한 주요 활동 가운데 식도락 관광이 2위를 차지했다. 음식관광의 비중도 2015년 47.3%에서 2019년 76.8%로 크게 높아졌다. 다른 분야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빅데이터 할용 여행 행태 분석을 보면, 국내 여행지에서의 활동은 자연 및 풍경 감상, 휴식·휴양에 이어 음식관광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데이터 검색 건수는 압도적으로 식음료 관련 목적지가 1위를 차지했다.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음식이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음식은 특정 지역의 고유성을 표출하는 문화적 자산으로 자기매김하고 있다. 이에 각 지방정부는 음식을 브랜드로 만들어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뿐만 아니라 외교 분야에서도 국가와 지역을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식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UCC)' 선정 기준
 
 유네스코(UNESCO)는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성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문화·사회적 발전을 꾀하기 위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사업을 시작했다.
 유네스코(UNESCO)는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성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문화·사회적 발전을 꾀하기 위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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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도시'는 미국의 도시경제학자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1984년 <도시와 국가의 부(Cities and the Wealth of Nations)>에서 최초로 언급했다. 이 저서에서 제이콥스는 "도시 전체 스케일보다 주거 중심의 근린 스케일이 도시의 역동성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도시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도시학자인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는 2000년 <창의도시(The Creative City)>에서 전통산업의 쇠퇴와 지식자본을 통한 도시 부가가치 창출을 근거로 들며, 도시 발전의 전제조건은 도시만의 독특한 문화적 개성임을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네스코(UNESCO)는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성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문화·사회적 발전을 꾀하기 위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사업을 시작했다.

UCCN는 도시 성장의 중요한 자산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각 도시가 갖고 있는 고유한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창의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UCCN는 문학(Literature), 음악(Music), 영화(Film), 공예와 민속예술(Crafts and Folk Art), 디자인(Design), 미디어아트(Media Art), 미식(Gastronomy) 등 7개 분야로 구성되며, 도시 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분야별 국제협력 증진을 도모한다.

그 결과, 2020년까지 84개 국가 246개 도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문학 39개, 음악 47개, 영화 18개, 미디어아트 17개, 공예와 민속예술 49개, 디자인 40개, 미식 36개 도시다. 음식 분야에서는 전주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음식 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역 고유의 특성을 담고 있는 요리법, 전통음식점이나 전통요리사가 있는 생동감 있는 미식공동체적 특성, 음식축제 및 경연대회, 전통음식 문화에 대한 홍보와 대중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이 판단 기준이다.

관광 분야에서의 브랜드 자산은 다른 관광 목적지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이름이나 상징, 가치, 특산품, 자연경관 등을 포함해 관광객이 인지하는 관광서비스, 문화 등 무형 가치의 총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각 도시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반영하는 음식문화는 기존 관광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관광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 결과,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관광자산이 될 수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가 녹아든 '매캐니즈 요리'
 
 '매캐니즈(Macanese)'는 마카오에서 태동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진 퓨전 문화를 의미한다.
 "매캐니즈(Macanese)"는 마카오에서 태동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진 퓨전 문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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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마카오정부 관광청은 친환경 미식 콘텐츠, '위대한 녹색 음식의 여정(The Great Green Food Journey)'을 기획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마카오정부 관광청은 친환경 미식 콘텐츠, "위대한 녹색 음식의 여정(The Great Green Food Journey)"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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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사람이라는 뜻의 '매캐니즈(Macanese)'는 대항해시대 포르투갈 선박이 마카오에 상륙한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생겨난 중국과 포르투갈의 혼혈인을 의미했다. 그러나 마카오에 융화된 해외의 다양한 문화가 항로 기항지를 따라 각 대륙으로 확대됨에 따라 현재 매캐니즈는 마카오에서 태동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진 퓨전 문화를 의미한다.

그래서 매캐니즈 요리라고 하면 화려하고 다양한 광둥요리(廣東料理)와 대항해시대의 모험정신이 묻어나는 포르투갈 요리가 만나서 탄생한 음식을 일컫는다. 이는 마카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400년 이상 중국, 유럽,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등 각 나라의 다양한 재료와 독특한 향신료, 조리법이 융화돼 발전한 마카오만의 고유한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2017년 미식 창의도시(UNESCO Creative City of Gastronomy)에는 터키의 하타야주와 함께 마카오가 선정됐다. 미식 여행지로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마카오는 독창적이고 친환경적인 음식문화의 접점을 발굴·홍보해 미식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마카오정부 관광청은 친환경 미식 콘텐츠, '위대한 녹색 음식의 여정(The Great Green Food Journey)'을 기획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마카오정부 관광청은 친환경 미식 콘텐츠, "위대한 녹색 음식의 여정(The Great Green Food Journey)"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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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과 마카오정부 관광청은 친환경 미식 콘텐츠, '위대한 녹색 음식의 여정(The Great Green Food Journey)'을 기획했다. 

마카오 리츠칼튼 호텔의 레스토랑 '라이 힌(Lai Heen)'은 호화로운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에게 비판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멸종위기종은 식재료에서 배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샥스핀 대신 전복과 해삼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미식을 지향한다.

레스토랑 '루트(Root)'는 직접 재배한 과일을 요리 식재료로 쓴 뒤 과일 껍질은 요리를 담는 접시로 활용해 친환경적인 미식 체험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카오의 유명한 길거리 간식 '주빠빠오(zhu pa pao)'를 채식으로 재해석한 메뉴인 '옴니포크 돼지고기 번(Omnipork Chopped Pork Bun)'도 '위대한 녹색 음식의 여정'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미슐랭 1스타' 받은 재파이 셰프의 태국 길거리 음식
 
 '볶음면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렸던 태국의 란 재파이(Raan Jay Fai) 셰프는 길거리 음식으로는 최초로 2017년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볶음면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렸던 태국의 란 재파이(Raan Jay Fai) 셰프는 길거리 음식으로는 최초로 2017년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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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넷플릭스>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탄생한 음식을 담은 '길 위의 셰프들(원제 Street Food)'을 선보였다. 끓이고, 튀기고, 굽고, 지지고, 때로는 날 것 그대로를 선보이는 길거리 음식. 이 프로그램은 걸거리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지역의 역사·문화를 탐험하는 다큐멘터리다.

전 세계 길거리의 숨은 맛집을 탐험하는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길거리 음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인 태국 방콕 편이었다. 길 위의 셰프들 가운데서도 유명한 란 재파이(Raan Jay Fai) 셰프가 소개됐다. '볶음면계의 모차르트'라고 불렸던 그녀는 길거리 음식으로는 최초로 2017년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재파이 셰프는 일반적인 닭고기 국수와는 다른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선택하고, 세계 5대요리 가운데 하나라는 태국의 '똠얌'을 볶음으로 만드는 등 태국의 소울 푸드(Soul Food)를 독특한 요리로 탈바꿈시켰다. 일반적인 '팟타이'를 새로운 형태로 만들고 싶어서 일본의 오믈렛에 착안해 '게살 오믈렛'을 만들기도 했다.

<방콕 베스트50 길거리 맛집(Bangkok's Top 50 Street Food Stalls)>의 저자인 초 나울카이(Chawadee Nualkhaur)는 "길거리 음식은 방콕에서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라고 말했다. 귀갓길에 국수를 먹고, 카레를 포장해가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콕에서 길거리 음식은 사람들을 결속시켜주는 매개체이다.

자신의 음식이 최고라는 자부심, 태국인의 소울 푸드를 지키며 새로운 요리법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 거리에서 음식을 파는 상인들에 대한 가능성의 상징이 된 재파이 셰프는 "길거리 음식은 모두의 것이다. 온전히 태국의 것이고, 방콕의 것이고 우리의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노점상 규제에 대한 정부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길 위의 셰프들> 한국 편에는 광장시장 <고양손칼국수>의 조윤선 셰프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각 도시마다 존재하는 다양한 재래시장의 음식문화를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도시와 함께 성장한 일본의 '에키벤(駅弁)'
 
 기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지역의 특색있는 요리가 결합돼 새로운 음식문화가 탄생했다. '에키우리벤토'의 줄임말로 역에서 파는 도시락이란 뜻의 '에키벤(?弁)'이 그 주인공이다.
 기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지역의 특색있는 요리가 결합돼 새로운 음식문화가 탄생했다. "에키우리벤토"의 줄임말로 역에서 파는 도시락이란 뜻의 "에키벤"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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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지역의 특색있는 요리가 결합돼 새로운 음식문화가 탄생했다. '에키우리벤토'의 줄임말로 역에서 파는 도시락이란 뜻의 '에키벤(駅弁)'이 그 주인공이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식재료로 써서 만든 독창적인 메뉴와 사고 싶게 만드는 도시락 패키지디자인(포장)이 매력적인 에키벤은 일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음식문화다.

1872년 일본 최초로 도쿄의 심바시와 요코하마를 잇는 철도가 개통됐다. 많은 사람이 열차를 통해 출·퇴근했고, 이들을 위한 도시락을 판매하는 상인이 등장했다. 열차가 정차하는 도시가 생길 때마다, 그 지역의 특성을 담은 에키벤도 생겨났다. 이렇게 에키벤은 도시와 함께 성장했다.

일본은 한류와 난류가 마주치는 특성으로 풍부한 어장을 갖고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농산물과 해산물 등 풍부한 식재료로 만든 특색있는 지역 음식이 발달했다. 첫 철도가 개통된 1872년 당시에는 냉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에키벤은 가장 신선한 현지 식재료를 쓸 수밖에 없었다. 에키벤의 제조업체들은 오늘날에도 특색있는 현지 음식을 신선하게 맛볼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식재료로 써서 만든 독창적인 메뉴와 사고 싶게 만드는 도시락 패키지디자인이 매력적인 에키벤은 일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음식문화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식재료로 써서 만든 독창적인 메뉴와 사고 싶게 만드는 도시락 패키지디자인이 매력적인 에키벤은 일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음식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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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을 방문하면 두부 피로 감싼 스시나 후추밥과 같은 교토만의 다채로운 별미를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가장 붐비는 교통 요충지인 도쿄역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에키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야기 현의 '고쿠센 숯불 소혀 에키벤'에는 밑바닥에 작은 발열 파우치가 들어있어서, 간단히 줄을 잡아당기고 몇 분만 기다리면 도시락 상자가 저절로 데워진다.

지역을 알아볼 수 있는 개성있는 패키지디자인으로 에키벤에 지역문화를 담아내고 있어서 관광객에게 에키벤은 매력적인 기념품이 된다.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만으로 한정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접목해 도시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전주하면 비빔밥, 안동하면 간고등어, 영암하면 무화과 등 떠오르는 대표적인 지역 특산품(음식·식재료)이 있다. 어떻게 하면 이를 매개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생태계를 만들어내는 지역자산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음식만큼 우리의 생존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문제들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프레임도 없다... 건강하게 먹기 위한 노력으로도 우리는 독점자본을 견제할 수 있고, 잃어버린 연대의식을 되찾을 수 있고, 서로 믿고 사는 사회를 회복할 수 있다."|캐롤린 스틸<음식, 도시의 운명을 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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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도시 및 국가 등 장소브랜드 관련 글을 기고합니다.

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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