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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천567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39.4%(4천954건)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35.5%·7월)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7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39.4%(4954건)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35.5%·7월)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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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기사 <자산 증식 '욕망'이 된 아파트... 맨해튼에 답 있다>의 말미에 필자는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강남 자곡동 브리즈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공급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독자 여러분은 공급자로서 혹은 수요자로서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2011년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토지임대료의 공급가를 시장가보다 싸게 책정해서 시장에 내놓는 선택을 했다. 그러자 수요자가 몰렸다. 25.7평형을 2억2000만원에 공급받은 이들이 지금은 5억~6억원에 전세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특혜나 다름없는 가격에 공급받은 것이다.

반면 2007년 시범사업으로 공급했던 군포부곡지구는 LH가 토지비용을 시세보다 1.4배 수준(LH측 자료)~2배 이상 수준(필자의 판단)의 임대료로 책정하였다. 그 바람에 청약률이 현저히 떨어져 사업 자체가 취소되고 말았다. 비싼 가격에 의한 실패 사례다.

어떤 선택이 좋을까? 어느 쪽도 아니다. 시장에서 정해진 지대로 결정하는 길에 정답이 있다. 공급가를 임의로 정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경쟁을 통해 시장가격으로 정하도록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충족시키는 공급방식이 된다. 맨해튼 배터리파크시티가 싱가폴의 토지임대 HDB주택과 다르게 수익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남 자곡동 토지임대주택의 올바른 공급방식
 
 토지임대부 형태로 공급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토지임대부 형태로 공급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 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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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임대주택의 원래 취지를 다시 돌아보자. 공공이 수용해서 개발하는 택지는 민간에게 되팔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헌법정신이다. 되파는 순간 '공공필요'의 개념이 실종되기 때문이다. 공공의 목적인 주거공간의 보급을 위해서라면 택지를 매각하지 않고도 방법이 있다. 토지는 임대로 가면서 ▲건물까지 임대하는 방식 ▲건물은 거주자가 소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 두 가지다. 전자가 익히 아는 공공형임대주택이고, 후자가 바로 이 글의 주제인 토지임대주택(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다.

아시다시피 전자는 정부가 재정상의 부담을 안으면서 저소득층에게 주거복지를 제공한다. 후자인 토지임대주택은 정부가 재정부담 없이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입주자도 언제든지 매각하거나 전세를 놓을 수 있으므로 건물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내 집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아껴 쓰고 수명이 오래 간다. 시장을 왜곡시키는 토지가격에 따른 거래로 인한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주거를 안정시키는 궁극적인 부동산 정책도 되는 것이다.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은 땅값이 갖는 미실현 가치의 시장 왜곡 때문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대출받아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은 수입의 태반을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한계상황에 내몰린 가구가 늘고 있다. 주거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토지임대주택은 시장매매 가격의 반값 정도로 복지와 부동산 문제 해결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

토지임대료는 시장가격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설정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비싸게 책정하면 가격은 수요자를 위축시키고 싸게 책정하면 부당이득이 생긴다. 지금 법에서 정하고 있는 환매조건부(주택 소유자가 되팔 때 공공이 소유권을 가져오는 제도)는 과소가격 공급에 따라 '블랙마켓'이 생기는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시행 초기부터 시장지대를 반영하는 체제로 가면 공공환매가 불필요하다.

살다가 완전히 떠나게 되면 현행법에서는 전세보다 싼 값에 강제로 환매해야 하므로, 실제로는 강남 자곡동의 상황처럼 건물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전세로 시장에 내놓는다. 시장에 내놓으면 적정 가격에 수요자가 반응하게 되어 있다. 환매조건부 제도는 사문화될 것이다.

토지임대주택의 운영은 일반 전세시장과 동일하다. 토지임대료와 건물가격을 입찰로 경쟁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보다 단순하게 운영하려면 전세의 방식을 차용하면 된다. 월 임대료를 계산하려면 전월세 환원율을 적용해야 하는 부차적인 과정이 필요하므로,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비교가 손쉬운 전세방식이 효과적이다. 참고로 현재의 전월세전환율 데이터는 현실 지대를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토지전세(임대) 가격과 건물가격을 합친 금액을 기준 가격으로 전세의 형태로 입찰하면 수요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반 전세시장에서의 가격과 대비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형' 토지임대주택의 장점
 
 1일 오전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2021.8.1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전월세 매물 정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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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과정을 상세히 살펴보자. 시작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공급가를 확정하지 않는 것이다. 지대를 시장가격으로 분양하기 위해서는 입찰의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① 개발과정과 원가를 소상히 밝히고 향후 매 2년마다 주변 지대 시세대로 조금씩 올려 받을 것이라는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면서 3배수 가량의 무주택 희망자를 선정한다.
② 그리고 입찰가격 의향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입주 희망자는 주변시세와 자신의 입주희망의 정도를 판단하여 적정 가격을 써서 제출한다.
③ 공급자 측은 상위그룹의 상한입찰가를 기준으로 시장가격을 판단하여 전세가를 공표하고 상위 희망자부터 순서대로 계약한다.
④ 이때 선분양이 아니라 후분양이 원리상 올바르다. 건물은 소유물이므로 지은 후 상태를 확인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순리다. 건물을 날림으로 지을 수 없다. 층간소음 문제는 원천 봉쇄된다.
⑤ 입주 후 매 2년 추가 임대료는 시장가격을 반영하여 책정한다. 이때 '시장전세지수'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 활용하면 좋다.
 

토지임대주택은 일단 입주한 다음 일정기간만 지나면 전세시장에서 매매나 상속이 자유롭고, 타인에게 다시 전세를 놓을 수도 있다. 토지임대주택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시장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완전히 떠나겠다는 사람에게는 초기에 계약한 고정가격의 전세가를 환매로 돌려주면 된다. 환매조건부는 공급가에 프리미엄이 붙을 때의 대책이므로, 시세대로 임대료를 징수하는 시장 토지임대부는 환매조건부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장에 내놓으면 적정가격에 거래가 될 것이다. 시장입찰제로 분양하면 미분양의 가능성도 제로가 된다.

토지임대계약 만료 전 수명이 다하면 새로 지을 경우 자기 돈을 들이지만 제 값은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토지임대계약 종료 시에는 낡은 집 그대로 감정가격으로 팔 수 있다. 물론 계약 만료 후 토지임대 재계약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단 참여자격만 부여할 뿐이지, 입찰은 공개적으로 진행된다. 현 단계에서 법률 개정 필요성은 없다. 보다 정확한 시장개념의 적용이 중요하다. 나중에 지대시장제의 시행을 위한 세칙만 보강하면 된다.

토지임대주택, 은행의 '과잉이득' 환수도 가능하다  

지금 한국의 땅값은 요동을 치고 있고, 금융권이 일방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 2011년 유원일 전 국회의원은 "2006년~2010년 사이 가계부채가 900조 원에 육박하는 등 심각성을 더하는 가운데 7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수익이 무려 51조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가 있다. 그 이야기가 요즘에도 재현되고 있다.

가계대출이 1800조원으로 10년 전의 두 배로 증가한 상태에서 최근 MBC 보도에 따르면 8대 시중은행이 2020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주택담보 이자 수입만 41조원에 이른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벌어들인 이자 수입에 육박하는 돈을 한 해 동안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만저만한 '부당' 이득이 아닐 수 없다. 땅값이라는 '미실현 가격'의 허수적 작용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미필적 고의'에 가까운 부당이득이다.

토지임대주택이 공급자에게 매력적인 것은, 개발이익 환수를 일부러 하지 않아도 시장가격으로 입찰하여 공급한 후 주변 시세대로 지대를 조금씩 올려 받으면 투자한 금액 이상으로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토지임대 방식이 어떻게 해서 맨해튼에서 돈을 벌면서 성공했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수요자도 불만 없다. 과도한 대출 없이 내 집과 같은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다. 5~6억원 전세금으로 10억~12억원 짜리 주택에 내 집처럼 살고 있는 강남 자곡동 사례를 상기하면 된다.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가 불명확한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누가 손해보는가? 그동안 헛된 땅값의 거래를 볼모로 삼아 비싼 이자수익을 거두어 들인 은행이다. 하지만 엄밀히 보면 손해가 아니다. 이치대로 원점 회귀하는 것이다. 은행의 '과잉 이득'을 환수하는 것이 바로 토지임대주택의 원리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수원대 교수이자 한국토지정책학회 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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