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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사회는 자국내 최초로 완화의료 전문클리닉을 시작한 두 명의 의사, 루시노바와 코페츠키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부터 완화치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있다.
▲ 55회 칼로비바리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는 루시노바와 코페츠키 의사 체코사회는 자국내 최초로 완화의료 전문클리닉을 시작한 두 명의 의사, 루시노바와 코페츠키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부터 완화치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있다.
ⓒ Nutproduk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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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세련된 완화치료로, 힘든 시기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가족이 존경, 기쁨, 유머, 친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프라하의 완화의학 전문의 온드레이 코페츠키의 바람이다. 체코 사회에서는 최근 중증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개선에 노력하는 '완화의료(Palliative Medicine)'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프라하 소재 일반대학병원에서 자국 내 최초로 완화의료 전문클리닉을 시작한 두 명의 의사, 카테리나 루시노바와 온드레이 코페츠키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부터다.   

아델라 콤르지 감독이 연출한 <인텐시브 라이프 유니트(Intensive Life Unit)>는 지난 8일 국내 개봉을 시작했는데 프리미어상영회에는 보건부장관 아담 보이테흐까지 직접 참석해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훌륭한 영화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이 다큐는 8월 28일 폐막한 55회 칼로비바리영화제 경쟁부문(East of the West)에 초대돼 유럽지중해평론가협회 부문과 경쟁부문 두 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같은 영화제에서 관객상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관객상 1위를 차지한 개막작 <자토펙(Zátopek)>은 체코의 유명한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였던 에밀 자토펙의 삶을 소재로 이미 널리 알려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프라하영화학교(FAMU) 대학원생의 졸업작 <인텐시브 라이프 유니트>의 성공은 가히 인상적이다.  
 
아델라 콤르지 감독은 프라하영화학교 (FAMU) 대학원 졸업작인 'Intensive Life Unit'의 성공 이전에도 체코 사회의 군사화를 고발한 다큐, 'Teaching War'(2016년)로 안드레이 스탄코비치상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체코의 마이클 무어라고 할 수 있는 비트 클루삭 감독이 제작한 '체코 저널(Czech Journal)'의 일부다.
 아델라 콤르지 감독은 프라하영화학교 (FAMU) 대학원 졸업작인 "Intensive Life Unit"의 성공 이전에도 체코 사회의 군사화를 고발한 다큐, "Teaching War"(2016년)로 안드레이 스탄코비치상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체코의 마이클 무어라고 할 수 있는 비트 클루삭 감독이 제작한 "체코 저널(Czech Journal)"의 일부다.
ⓒ Adela Komr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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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콤르지 감독이 5년을 투자해 만든 이 다큐는 프라하 일반대학병원에서 직접 완화치료를 하며 의대생과 동료 의사들을 상대로 완화의료 수업도 하는 의사 겸 교수, 루시노바(45)와 코페츠키(44)의 일상을 3년간 촬영했다.

친한 친구를 병마로 잃는 동안 병원의 의료진에게 여러모로 크게 실망했던 콤르지 감독은 영화를 통해 21세기 의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의술의 발달로 인공적 생명연장이 가능해진 현재 '살아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약 70%의 국민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속에서 좀 더 인간적으로 생을 마감할 수는 없는지 등 의료계의 도덕적 딜레마에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휴머니즘을 위한 시스템의 변화, 사고의 전환을 원하는 그는 두 의사들의 인간적인 의술, 완화의료에서 큰 희망을 본다.

완화치료 16년 차인 루시노바와 6년 차 코페츠키, 두 의사는 완화치료 개념이 생소한 체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며 이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준다. 의사들을 상대로 완화치료의 중요성도 설득해나간다. 이들은 심지어 언제, 정확히 얼마동안 침묵해야 하는지도 보여주며 섬세한 대화의 기술이 환자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하기도 한다.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콤르지 감독의 시선은 내내 의사와 환자, 가족간의 따뜻하고 신뢰가 가득한 대화를 진솔하게 응시한다. 병마와 싸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들은 결혼도 하고, 친밀한 농담도 주고 받으며 삶의 무게를 서로 떠받들어준다.   

일반인들은 완화치료라는 용어에서 대부분 죽음을 연상하지만, 불치병 및 중병 환자의 마지막 삶을 인도하는 것 이상으로 복합적인 개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의하면, 완화의학은 치명적인 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의 삶을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둔 의료적 접근으로서 신체적 통증 및 기타 심리사회적, 영적 문제 등의 조기진단, 빈틈없는 평가, 치료를 통해 예방하고 고통을 완화하고자 하는 의학의 한 분야다. 즉 신체의 질병 치료에만 집중하던 의료에 환자의 의견을 존중한 정서적 돌봄을 추가한 더 적극적이고 총체적인 의료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도 수많은 해석이 존재한다.
 
프라하 소재 일반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루시노바 의사는 완화치료 개념이 생소한 체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며 이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준다.
▲ 카테리나 루시노바 의사의 진료모습 프라하 소재 일반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루시노바 의사는 완화치료 개념이 생소한 체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며 이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준다.
ⓒ Milan J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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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완화 치료를 '호스피스 케어'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은 일치하지만, 호스피스는 예후가 6개월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완화 치료'는 사망이 임박하거나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뿐만 아니라, 암을 포함해 치명적이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질환 판명을 받은 직후에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생명연장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영화라는 예술매체를 통해 완화치료를 공론화하고 싶었던 아델라 콤르지 감독의 꿈은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의사 루시노바와 코페츠키는 정작 '본인의 직업이 아름답다'고 자부하지만 완화치료서비스가 계속 유지되도록 힘든 현실과 싸워야 한다. 지난 30년간 공공보건에 정부 투자를 요구했지만 큰 결실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체코에는 종합병원에서 4개의 완화치료 영구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효용성을 일시적으로 테스트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보건부 산하 7개 팀, 기타 약 25~30팀이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병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체코 병원은 보건부, 보험회사, 병원간의 합의에 의한 아주 복잡한 재정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주로 의료보험회사나 개인 기부에 병원의 재정을 의존하고있다. 칼로비바리영화제를 찾았던 코페츠키 의사는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체코사회가 이 완화치료를 유지 및 확대해나갈지, 좋은 시도였다는 평가는 얻지만 사라질지 결정되는 중요한 기로에 놓였다"며 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필자는 관객과 소통하고자 칼로비바리영화제를 찾았던 두 명의 의사, 카테리나 루시노바와 온드레이 코페츠키씨를 만나 영화 상영 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울러 지난 2주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완화의료에 대한 이들의 철학과 접근방식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는 죽음 앞둔 환자와 가족들의 파트너"
 
아델라 콤르지 감독의 다큐멘터리<Intensive Life Unit>의 두 주인공인 카테리나 루시노바, 온드레이 코페츠키 의사겸 교수와 칼로비바리영화제 기간 인터뷰하는 모습
▲ 완화의학 전문의 온드레이 코페츠키와 카테리나 루시노바 아델라 콤르지 감독의 다큐멘터리의 두 주인공인 카테리나 루시노바, 온드레이 코페츠키 의사겸 교수와 칼로비바리영화제 기간 인터뷰하는 모습
ⓒ 클레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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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미스테리, 긴장, 기대, 해체다. 모든 이들에게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 과학에 근거한 의술을 업으로 하는 의사로서, 죽음의 순간을 다소 시적으로 표현해 인상적이었다. 영화의 이 장면에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코페츠키: "완화의료는 좋은 죽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좋은 삶에 관한 것이다. 죽음은 이 모든 것, 아니 전혀 다른 무엇일 수도 있겠다. 인간의 죽음 직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사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환자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를 때까지, 양질의 삶을 살도록 곁에서 어떻게 도와주고 돌봐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이는 우리가 각자 살고 있는 사회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체코의 경우엔 죽음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 완화의료에 관해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고 들었다. 교수님들은 어떻게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루시노바: "이 영화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저만의 특별한 정의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의대생들에게 가르치는 교과서적 정의를 말해 줄 수는 있겠다. 즉 완화의료는 중병 환자들의 진단에서부터 삶의 마지막까지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고 고통을 덜어주도록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 의료분야다. 다음 질문은 그렇다면 실제로 완화치료라는 것은 무엇인가하는 점일 텐데 우리는 이 질문과 매일 부딪힌다. 모든 이들에게 쉽게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면 감독의 렌즈를 통한 예술적 접근을 통해 감정적 경험들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이로 인해 대중적 차원의 정의가 생겨날 수 있다."

코페츠키: "만약 완화의료를 짧게 요약해야 한다면, 환자의 마지막 삶의 부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50세의 암 말기 환자를 상상해 보라. 이 환자는 내가 어떻게 이 병과 함께 살아갈지, 효과적인 치료는 있는지, 내가 필요할 때 누가 나를 돌봐줄 것인지, 내 병에 대해 가족들에게 어떻게 알린 건지, 내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내 삶에서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은 무엇인지 등등 무수한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환자들이 이런 질문들을 편하게 던지게 도와주고, 이에 상응하는 답변, 해결책, 의약, 돌봄서비스 조율, 감정적 수용 등을 지원한다. 한마디로 우리는 환자와 가족들의 어려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파트너인 셈이다."

- 영화에서 한 의사가 언론의 완화치료 보도가 적고, 대개는 부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끔 적극적·소극적 안락사와 혼동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그 차이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코페츠키: "안락사는 철학자, 사회학자, 정치인들 등에게 흥미로운 주제임에 틀림없지만 의료절차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관심사는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은 치료하고 환자들을 곁에서 돌보는 것이지 생명을 끝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극적 안락사에 대해서는 의학계에서 합의하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 차이에 대해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환자가 의사를 찾아와 약으로 생명을 단절시키는 적극적 안락사와는 다르다. 하지만 완화치료 전문의들은 환자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기때문에, 설사 의술상 가능하더라도, 환자의 의지에 반해서 (인공적인 의료기기로) 생명을 연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한다."

루시노바: "만약 어느 환자가 찾아와 지금 여기서 죽고 싶은데 약이나 주사를 놔달라고 요청하면, 우리는 '죄송한데 불법입니다'라고 말한다(체코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인 데 반해 네덜란드, 스위스, 룩셈부르크에서는 법으로 허용이 된다 - 기자 말)."

- 의사의 역할이 단지 신체적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에 대한 정서적 지원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은 의학계의 새로운 경향인가? 아니면 그간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것인가.  

코페츠키: "최근의 경향이라기보다는 의학의 전통적인 의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학에서 한 의사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소유할 순 없지 않은가. 그래서 전공분야가 필요하다. 물론 기술적인 의료도 아주 흥미롭지만, 우리는 감정과 소통을 중시여기는 가치중심적인 의료도 동시에 아주 중요한 의학의 분야라고 말하는 것이다. 현재 이런 가치중심적인 의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기에 우리는 이런 부분을 지원하고 싶다."

- 체코 의학계에서 완화치료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합의가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루시노바: "한마디로 여러 단계를 거쳤다고 말할 수 있다. 5년 전 초창기에는 의사들이 우리와 거리를 두곤 했다. '나는 훌륭한 의사인데 뭘 더 하라는 건가', '내 환자들에게 뭘 하려는 건가'라는 등 의구심을 보였다. 두번째 단계는 '그러면 어떻게 환자들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지 보여달라'는 분위기였다. 현재는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있어 도움이 필요하니 우리에게 와주세요'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즉 적대적 관계에서, 호기심 단계로, 현재 협력단계로 나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어떤 환자와의 대화 "와, 저한테 관심이 있으시다니..."
 
코페츠키 의사는 20년간 동거해온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해 "여러분을 알게 되어 무척 영광이다"라며  축사를 전했다. 그는 완화의료 전문의로서의 보람에 대해 묻는 필자에게 "저는 이분들의 인간관계의 세계, 가치관, 삶의 역사를 접하는가운데, 이분들의 풍요로운 세계에 크나큰 존경심을 느낀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있는 환자분들 옆에서 저는 아주 작은 의사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 온드레이 코페츠키 완화치료 전문의가 환자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사하는 모습 코페츠키 의사는 20년간 동거해온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해 "여러분을 알게 되어 무척 영광이다"라며 축사를 전했다. 그는 완화의료 전문의로서의 보람에 대해 묻는 필자에게 "저는 이분들의 인간관계의 세계, 가치관, 삶의 역사를 접하는가운데, 이분들의 풍요로운 세계에 크나큰 존경심을 느낀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있는 환자분들 옆에서 저는 아주 작은 의사로 느껴진다"고 전했다.
ⓒ Milan J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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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와 가족 구성원들과 소통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페츠키코: "원칙상 우리는 의학 전문가이지만 환자는 자신의 삶의 전문가다. 우리는 전문가로서 무엇인가 제안할 수 있겠지만 환자는 자신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전문가다. 이런 원칙은 비단 병원 뿐만 아니라 가정, 요양시설에서도 적용된다."     
   
루시노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많은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환자의 가치와 선호도를 알아내고 이를 존중하기 위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환자들이 병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또 누가 이 병에 대해 알아야 하는지,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면 누가 필요한지 등을 알아내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는 처방약 리스트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고,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종종 환자들에게 중요한 가치를 물어보는 첫 의사들인 경우가 많은데, '와. 저한테 관심이 있으시다니. 이런 질문들 처음 들어봅니다'라며 많이들 놀라곤 한다. 일반적인 의료계에선 의사들이 위계의 정점을 차지하지만, 완화의학분야의 전문의들은 환자들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의 인간적 관심을 표현하고 '존중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환자와 가족 구성원들이 원하는 방향이 전혀 다른 경우, 이 충돌과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지. 

코페츠키: "원칙상 환자들은 자기 삶의 주인, 전문가 아닌가. 가족들과 토론할 때 우리는 '사랑하는 당신의 가족은 자기 삶의 전문가 아닌가요?' '이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시면 안될까요?'라고 설득한다. 아니면 개별 가정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루시노바: "환자와 가족간의 차이가 생기는 배경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대개는 환자와 가족은 서로 소중한 상대방을 보호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 건지,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달라고 하고 1시간 가량 토론하다 보면 대개는 이런 의견의 차이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두려움의 감정 등을 언어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안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우리의 이런 교류는 힐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그간의 경험중 특별히 보람 있었던 경우를 소개해주실 수 있는지.  

루시노바: "저는 매일매일 환자를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 

코페츠키: "우리는 환자의 특별한 삶의 순간들과 직접 교류하고 있지 않나. 저는 이분들의 인간관계의 세계, 이분들의 가치관, 이분들의 삶의 역사를 접하는 가운데, 이분들의 풍요로운 세계에 크나큰 존경심을 느낀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있는 환자분들 옆에서 저는 아주 작은 의사로 느껴진다."

- 코로나19를 경유하며 의료의 비인간화가 극단적인 경우도 존재해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코페츠키: "팬데믹 기간 환자와 가족간의 격리는 어마어마했다. 다행히 우리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며 환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부 환자와는 온라인 소통도 시도했었고, 임종이 가까운 환자들은 가급적 직접 만나도록 노력해왔다. 가족들과도 온라인 소통이 많아졌다. 우리 클리닉은 의료진을 위해 호흡곤란증뿐만 아니라 감정적 증상, 소통, 완화를 위한 진정제 치료 등 다양한 치료와 돌봄에 대한 추천 권고사항들을 마련했다." 

- 보건부장관을 직접 만난다면 체코내 완화치료 발전을 위해 어떤 사항을 건의하고 싶은가. 

코페츠키: "의료정책에서 인간의 존엄성(휴머니즘)을 존중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해달라. 이는 완화치료 교육센터를 지원하거나, 보험회사의 영향력이 과대하게 존재하는 의료계의 재정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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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칼럼니스트및 인권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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