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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에서 열린 전국순회 시민공청회
 지난 9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에서 열린 전국순회 시민공청회
ⓒ 광주인권지기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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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10만 동의 청원이 성사된 지 두 달이 넘었다. 2020년 6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2021년 이상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평등법을 발의하면서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은 이후다. 

이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정기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8월 13일부터 전국에서 시민공청회를 진행해 왔다. 

막바지에 다다른 전국 순회 시민공청회는 '인권도시' 광주에서 이어졌다. 3일 진행된 공청회는 광주인권지기 활짝의 활동가 인경의 진행, 차제연 공동집행위원장 장예정의 발제를 시작으로 장애, 성적 지향, 성별, 학력 등을 주제로 도연 광주인권지기 활짝, 프랑 광주퀴어문화축제, 박고형준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 모임, 봄봄 광주여성민우회, 박성훈 국가인권위 광주사무소의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아래 '차제연')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4개의 차별금지법/평등법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 지켜져야 할 원칙에 대한 차제연의 입장을 정리하여 발제했다. 

차제연은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고용형태 삭제와 같이 누군가를 배제하기 위한 차별금지 사유 삭제 논쟁은 단호히 거부해야함을 첫째 원칙으로 꼽았다. 둘째는 복합차별, 간접차별, 괴롭힘 등 다양한 차별의 개념을 명시하는 등 차별의 피해자에게 확장된 언어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 셋째는 입증책임 특례조항처럼 차별의 피해자가 공정한 토대에서 차별을 다툴 수 있는 장치가 담겨야 한다.

또한 차별의 당사자와 그의 조력자들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예방할 수 있는 조항이 지켜져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권고, 시정명령, 피해자에 대한 법적 조력 등은 가장 효과적으로 피해자를 위한 구제조치가 마련되는 방향으로 제정되어야 한다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최소한으로 필요하다 생각되는 제정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혐오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광주인권지기 활짝의 활동가 도연은 단일한 잣대를 '표준'으로 들이미는 공동체의 태도를 언급했다. 

"특정 정체성을 기준으로, 다른 정체성을 지닌 이들을 뭉뚱그려 덩어리로 만들고 배제하며 차별하는 그때, '장애인'과 '성소수자' 등의 차별 받는 소수자가 만들어진다." 

그는 위와 같은 사회의 시선을 새로이 정의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이 필요함을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차별은 바이러스와 같아서 취약한 곳이 하나라도 있으면 공격하고, 한 명이라도 차별당하면 전염을 통해 모두를 위협한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는 것처럼, 차별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의 시작이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이 아닐까 한다."

프랑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의 발언으로 토론은 이어졌다. 소수자의 삶은 쉽지 않지만, '지방'의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 광주에서 열리는 시민공청회인 만큼 1980년 5월 광주 정신에 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모두가 평등한 '대동세상'을 염원했던 것이 바로 5.18정신이고, 이는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을 때에만 이룩될 수 있는 것"이라며 차별금지/평등법은 모두를 위한 보편적 인권법임을 강조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차별받지 않고 혐오받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차별금지/평등법은 특정한 정체성을 가진 소수자만을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모두의 법이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 모임 소속 박고형준은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무조건 비호하지 않고 다양한 결의 고민을 담아 토론을 이어갔다. 

"대체로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지지하지만, 한편 여러 고민이 앞섰다. 법적인 처벌이 수반되어야만 차별이 사라질 정도로 우리 사회는 자정 능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인간은 능동적인 존재로서 무엇이 강제되는 순간 거부감이 생기고 더 큰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결국 건강한 토론과 공론화가 꾸준히 이어지며 시민과의 공감대를 다듬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국회는 시민 사회의 노력을 받들어, 학력/학벌에 의한 차별이 차별금지/평등법에 포함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봄봄은 실제로 자행돼 온 성차별의 예를 들어, 현존하는 법률만으로는 진정한 평등을 이뤄낼 수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현존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은 실질적으로 기업의 성차별적 고용 방식이나 성차별 문화를 제재하지도, 피해자를 구제하지도 못한다. 만약 차별금지/평등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기업에 물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차별금지/평등법 제정 논의를 통해 차별이 무엇인지, 차별받았을 때 피해자가 느끼는 고립감과 위협감이 어떤 것인지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를 통해 피해자에게 차별을 설명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법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토론자인 박성훈 인권위 광주사무소 교육협력팀장은 차별금지/평등법을 염원하는 시민의 요구에 국회가 응답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인식조사 결과,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많이 뽑힌 건 '정치인과 언론이 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응답률은 90%를 상회했다. 

즉 차별금지/평등법이 14년 동안 국회에서 표류하게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부족한 감수성의 언행을 일삼은 정치인들이 현재의 사회 갈등에 가장 큰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것이다. 국회는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조속히 제정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신조준한은 광주혐오대응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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