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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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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검찰이 4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여당 정치인과 언론인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여권은 국기 문란 행위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윤석열 후보는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이 야당에 여당 정치인과 언론인 고발 사주했다면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 조언을 듣고자 지난 6일 법무법인 강남의 노영희 변호사를 전화 연결해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사실이라면 매우 끔찍한 일, 국기문란에 해당"

- <뉴스버스>에서 검찰 간부가 지난해 4월 검찰이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여당 정치인과 언론인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논란입니다. 이 문제, 어떻게 보세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검찰권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검찰권 이용해서 가족과 관련된 의혹 보도하거나 제기하는 사람들을 형사적으로 문제 삼겠다는 거죠. 이건 정말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매우 끔찍한 일이죠. 이건 당연히 검찰 권력 사유화이고, 만약에 이게 사실이라면 제대로 응징해서 검찰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

- 국기 문란 행위라고 보세요?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당연히 국기문란이죠. 검찰권이라고 하는 건 결국 국가의 기강을 잡고 국가 질서를 잡으라고 국가에서 부여해준 권한이잖아요. 근데 그런 권한을 이용해서 오히려 국가의 정해진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을 다 흔들어 놓고 자기 이익을 위해 멋대로 사용한 거잖아요. 완전히 국기문란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 검찰 간부가 정치권에 고발을 사주했다면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요?

"일단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된 손준성 차장 검사가 당시에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했고, 특히 김건희씨라든지 윤석열 총장 일가 관련된 의혹이 있는 것들을 수집하고 의혹 제기한 자들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한다면 검찰이 수사권 남용해서 개인정보를 함부로 수집했다는 거죠.

그리고 그중 검언유착 사건 같은 경우 제보자 지씨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제보자 지씨의 판결문 세 개를 자기네가 확보하고 첨부까지 해서 보내 줬다는 거죠. 그 판결문 형사사법시스템상 열람할 수 있는 사람은 담당 판·검사란 말이에요. 변호사하고요. 그런데 지금 그런 정보를 수집한 사람은 담당이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사법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남용해서 제 3자가 판결문이나 이런 것들을 함부로 수집했다는 거여서 이것도 문제가 되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김건희씨가 주가조작에 관여한 바 없는데 니네가 우리 명예를 훼손했다. 니네가 잘못이다'면서 형사 처벌을 목적으로 고발을 하라고 사주했다는 거니까, 만약 사실이 아닌 것을 피고발자에게 형사적인 처벌을 하기 위해서 이런 고발장을 내라고 했다면 이거는 무고를 교사한 게 되는 거죠. 그리고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이용해서 했기 때문에 이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할 수도 있어 보여요."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어요. 모를 수 있나요?

"윤석열 후보가 '자기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하지만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냐는 게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는 부분이잖아요. 손준성 검사는 바로 윤석열씨가 검찰총장 있을 때 밑에서 모든 종류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센 담당자였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람의 바로 직속 상사가 검찰총장이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직속 상사인 검찰총장의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니까 '그런 일 절대 없다' 이렇게 써서 다른 사람한테 고발하라고 시켰다는 건데, 그런 것을 총장한테 안 물어보고 그냥 임의로 한다? 그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발뺌하는 거는 그 자체로 눈 가리고 아웅이죠."

- 그럼 왜 윤석열 후보 측은 야당을 이용하려고 했을까요?

"그 당시 민주당이 너무 압박했으니까요.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검사들을 힘들게 만들었잖아요. 검찰개혁이 너무 싫고, 하면 할수록 검사들 권한이 약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되고 힘이 없어지는 거죠. 어쨌든 검찰개혁에 소극적이고 민주당하고 각을 세우고 있는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 보내 주는 게 맞죠. 왜냐면 그래야 대등한 상황에서 싸울 수 있고 정치적으로 쟁점화시킬 수 있으니까요."

- 그러나 시민단체도 있고, 야당에 의뢰하면 문제가 될 거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요.

"어쨌든, 제가 지금 하는 모든 이야기는 '<뉴스버스>의 기사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행해지는 거니까 착오는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은, 시민 단체들이 있지만, 시민 단체가 고소·고발한 내용은 그렇게 세세하게 잘 알고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못 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직접 자료를 주기에는 너무 위험부담이 크죠. 

세 번째로는 실제적으로는 야당에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에요. 미래통합당에 법조 인력들이 많아요. 전문 인력이 있죠. 네 번째는, 이게 문제가 될 거라는 걸 몰랐냐고 얘기했는데, 설마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당시 김웅 의원이 당선된 것도 아니었고 미래통합당의 완전 실세도 아니었잖아요. 거기에 당 차원에서 움직이기에는 위험 부담도 있고, 그런 상태니까 아마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진실? 공수처 수사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노영희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 노영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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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가 공수처에 고발한 것 같은데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요?

"그건 공수처가 수사하기에 따라 달라요.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요. 저는 기본적으로 공수처의 수사 능력을 잘 믿지 않기 때문에 공수처가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그동안에 공수처가 한 수사는 특별한 게 없었고 지금까지 나온 것들은 조희연 교육감 사건도 감사원이 해 놓은 걸 기준으로 해서 처리한 것밖에 안 된다고 보는데... 시민단체가 공수처에 고발한 이 건이 검사에 대한 거니까 했겠지만, 이번 수사는 특수본이 더 잘할 거라고 보죠. 어쨌든 결과는 잘 모르겠어요."

- 공방으로 끝나진 않을까요?

"제가 봤을 때 이 사건은, 지금 보는 눈이 되게 많고 수사를 엄청나게 여러 군데에서 많이 하고 있어요. <뉴스버스>가 터트리기 전에도 이게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왔다는 얘기는 <뉴스버스> 하고만 이런 정보를 공유했을 거 같지 않다는 의심이 들게 하잖아요.

그러면서 지금 검찰에서 김오수 총장이 <뉴스버스> 보도가 나오자마자 전광석화처럼 감찰을 시작했단 말이에요. (당시) 추미애 장관이 법무부 내에서 한동훈이나 이런 사람들하고 각을 세우는 와중에, 사실은 증거를 자꾸 확보 못 하게 된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검사들이 많단 말이에요.

그리고 김오수 총장이 그렇게 보도 나오자마자 빠르게 움직인 걸 보면, 관련 자료들이 상당히 미리 확보되어 있을 수도 있고 미리 조사해 두었을 가능성도 배제 못 하죠. 이번 건 후폭풍이 크고 대선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고 중대한 거니까요. 내년 대선에 직격탄 맞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이렇게 그냥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니에요.

검찰 내부에서도 윤석열 라인이 끼리끼리 라인이라고 불만 품는 사람들이 많은데, 윤석열 라인이 평상시에 다른 라인 사람들을 무시했다고도 하고 얕잡아 보기도 했다고도 하고. 그렇다고 한다면 그만큼 평상시에 미리미리 대처를 해놨다고 보기는 어렵죠.

게다가 지난번 검언유착 재판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간 방심하는 면이 있을 수 있죠. 또한 그 라인 사람들이 지금 지방에 가 있거나 실권이 없는 쪽에 가 있다고 보이는데, 그러면 실권이 있는 사람들이 맘먹고 수사를 하면 더 힘들어지겠죠. 그래서 개인 생각이지만, 생각보다는 방어를 허술하게 해놨을 것이고 정말 의지만 있으면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은 잘 될 가능성 있고, 제대로 파헤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이 사건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관전포인트를 짚어주세요.

"앞으로 봐야 할 포인트는 정말로 윤석열 총장이 손준성 검사에게 지시를 내려서 고발 사주에 관여했는지, 관여했다면 어떻게 관여했는지가 첫 번째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공격하는 사람을 역으로 치는 이런 방식을 보면 이 구조가 최은순씨 구조와 똑같아요. 최은순씨는 윤석열 총장 장모인데, 정대택씨하고 한창 싸울 때 항상 정대택씨를 되받아치잖아요. 그래서 정대택씨는 그동안 백전백패했었죠.

그런데 이번에 고발 사주 관련 내용이나 김건희씨 관련 소문 등에 대처하는 방식이 이것하고 같은 것 같아요. 메시지를 전달한 사람들을 치잖아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건드리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도 건드리고, <뉴스타파> 기자도 건드리고 이런 식으로. 관련 의혹을 말하는 '빅 마우스'들은 모두 건드리는 거죠. 이게 항상 해오던 패턴 같은데, 이제는 사람들이 이런 방식을 잘 알아서 쉽게 당하지는 않을 수 있죠.

물론 얼마나 더 실체적 확인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정보가 튀어나와 여당과 야당이 서로 합심해서 윤석열 후보를 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이런 점을 잘 살펴보면 사건의 본질이 보이겠죠."

- 그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 상태로는 답을 알 수 없다고 보죠.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와 확장성이 문제인데,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었고 개인적인 리스크도 매우 컸고, 그다음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매우 안 좋고, 그러면서 다른 후보들이 윤석열 후보를 치기 위해 단결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확장성이 없어져요. 경선은 11월에 있는데 앞으로 두 달이나 남았잖아요. 이렇게 되면 윤 후보 입장에선 위험하죠. 단일 후보로 될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합니다


태그:#노영희, #윤석열, #고발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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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파문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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