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후반전 교체투입된 권창훈의 결승골로 힘겹게 레바논을 물리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밤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과의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은 최종예선 첫 2경기를 1승 1무로 마무리 지으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골키퍼 선방에 막힌 대표팀, 벤투 감독 교체작전 성공
 
첫골 환호하는 권창훈  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권창훈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첫골 환호하는 권창훈 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권창훈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이 압도한 경기였다. 슈팅수 20대7, 볼 점유율 72대28, 코너킥 11대1등 대부분의 경기를 레바논 진영에서 펼친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4분 김민재의 슈팅을 시작으로 황인범, 이동경, 이재성, 황희찬이 여러차례 슈팅기회를 잡았지만 고비 때마다 레바논 모스타파 마타르 골키퍼 선방이 한국의 득점을 막었다.

전반 9분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이재성이 시도한 헤더슛을 시작으로 15분에는 황인범과 이재성이 원투패스로 만든 득점기회에서 황희찬이 왼발 발리슛을 시도한 것 역시 마타르 골키퍼에게 막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반 25분 이동경의 슈팅과 전반 종료직전 황인범, 이동경의 연속슈팅 역시 마타르 골키퍼에게 막힌 한국은 전반전 13개의 슈팅을 기록하고도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다급해진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규성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14분에는 나상호와 이동경대신 송민규, 권창훈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 작전은 2분만에 성공을 거뒀다. 홍철의 패스에서 시작된 한국의 공격에서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낮게 크로스를 올리자 빈 공간으로 침투하던 권창훈이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한국이 리드를 가져갔다.

한 골의 리드를 잡자 벤투 감독은 손준호, 주세종을 투입하며 중원에서 기동력을 더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와 함께 송민규와 황희찬을 이용해 공격으로 올라오는 레바논의 허를 찌르고자 했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40분 송민규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간 데 이어 황의조와 황희찬이 슈팅역시 무위에 그치며 추가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이러다보니 레바논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다. 후반 막바지를 향하면서 체력저하속에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은 볼 소유권을 쉽게 잃으면서 불안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종료직전 아바스 아시의 슈팅을 김승규 골키퍼가 막어낸 뒤 세컨볼 상황에서 손준호가 극적인 태클로 이를 걷어내면서 승리를 지켜낼수 있었다.

가장 돋보인 황희찬, 손흥민의 공백 지워내다
 
 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상대선수를 제치고 드리블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상대선수를 제치고 드리블을 이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에이스' 손흥민이 빠진 가운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레바논전을 앞둔 훈련에서 종아리 근육에 부상을 입었던 손흥민은 보호차원에서 이날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한국은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이탈은 해결사 부재라는 측면에서 한국에게 큰 부담을 안겨다 줄 수 있었다. 지난 이라크전에서도 나타났듯이 벤투호 최다득점자인 황의조가 극심한 폼 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다음으로 해결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손흥민마저 빠져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면서 상대 수비에 균열을 가할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위치하는 왼쪽 윙 포워드 자리에 황희찬을 선발출전해 이를 메우고자 했다. 지난 이라크전에서도 후반전 교체출전해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였던 황희찬은 레바논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경기 초반부터 저돌적인 돌파를 이용해 상대 수비에 균열을 가한 황희찬은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통해 크로스 기회를 양산하는 등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여기에 간결한 플레이와 왕성한 활동량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등 팀에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러한 활약은 후반전 결실을 맺었다. 후반 15분 홍철의 패스를 받은 뒤 드리블 돌파로 수비를 제친 황희찬은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권창훈이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값진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마무리였다. 전반 15분 황인범-이재성의 패스플레이로 만든 득점기회에서 왼발 발리슛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경기종료직전에는 오른발로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득점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황희찬은 공격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나타나는데 1어시스트를 비롯해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0번의 볼 경합 승리와 4번의 찬스메이킹을 기록했으며 5번의 드리블 성공으로 상대수비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줬다. 여기에 2번 시도한 태클을 모두 성공하는 등 수비에서도 적잖은 기여를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바논전에서도 한국은 결정력 부재속에 어려운 경기를 펼치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황희찬의 활약과 벤투 감독의 교체작전이 적절하게 들어맞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겨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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