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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간을 '나의 것'으로 채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엄마의 시간을 "나의 것"으로 채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 Monoar_CGI,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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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간은 쓸쓸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침을 준비하고 잔소리나 실랑이로 얼룩지며 부산하고 소란스럽던 아침, 아이들이 학교에 가며 현관문이 탁, 닫히는 그 시간. 어지러워진 집안과 흐트러진 살림살이들과 함께 뒤에 남겨진 엄마는 왜인지 한숨이 길게 나옵니다.

늦은 밤 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숙제와 내일 할 일들을 챙기고 모두 잠자리에 들고 난 뒤.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엄마의 마음에는 한줄기 쓸쓸한 바람이 지나갑니다. 매일 바쁘고 치열하고, 때로는 전투적이기도 해야 하는 엄마의 날들인데. 내 이름은 없어지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은' 공허감이 늘 함께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찬사는 어디로 가고 엄마는 자꾸 작아지는 걸까요. 최선을 다할수록 내 안이 비어 가는 느낌이 종종 들곤 합니다. 하루를 쪼개고 쪼개어 참 많은 일들을 하는 하루 하루인데. 이 날들을 이렇게 보내고 나면 이다음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아이가 자랄수록, 내 손길이 필요하지 않을수록, 그동안 참 잘해왔다고 생각하려 하지만 엄마의 일은 정답도 우승도 없는 일이잖아요. 돌아보면 조금은 쓸쓸해지고 공허한, 그저 나이 들어버린 나만 홀로 남아 있는 기분이 들 것만 같아 가끔은 두렵고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가족은 늘 함께 하는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엄마는 자꾸 외롭습니다. 하루 종일 많은 이야기를 하고 많은 일들을 하는데 정작 엄마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을 궁금해하는 경우는 줄어듭니다. 오늘 기분이 어떤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좋아하는 노래가 무엇인지, 어떤 날씨를 좋아하는지, 하루 중 어떤 시간을 좋아하는지...

그런 질문을 받아보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험이 되어갑니다. '아줌마'라는 단어가 이 사회에서는 참 무식하고 용감한 이미지로 만들어져가고 있기도 하지만, 제가 내린 정의로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존재'가 바로 아줌마입니다.     

그런데 나는, 정작 내 자신을 궁금해하고 있을까요. 자신에게 물어보고 확인해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얼 할 때 즐거운지. 어떤 사람을 만나서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지... 

엄마는 늘 '살피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먹고 싶어하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숙제는 하고 있는지, 학원은 잘 다니고 있는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보살피면서 그 선택들이 아이에게 최선인지를 끝임없이 고민하고 확인합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욕구와 관심에는 무심해지고 하루하루를 복작이며 바쁘게 움직이다가 어느날 문득, 혼자 남겨진 집 안에서 갑작스레 주어지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건 나를 살피는 일만큼은 습관이 잘 되지 않아서겠지요.      

저는 제 취향을 내세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검은색과 푸른색을 좋아합니다. 하늘의 구름을 좋아해서 하늘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면 쉽게 잊어버리는 기억력을 핑계로 책을 읽고 난 뒤, sns에 리뷰를 남깁니다.

하루에 한두 번은 아이들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설거지를 하거나 책을 읽습니다. 기분이 우울한 날이면 서점이나 문방구에 가는 걸 좋아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무작정 걸으러 나가곤 합니다.

이 모든 취향과 습관은 아주 어릴적부터, 결혼전부터 갖고 있는 것들이고 내 삶에서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써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요. 나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취향과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를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내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기억해줍니다. 우리 아이들은 예쁜 구름이 떠있으면 "엄마! 오늘 하늘 이쁘지!"라고 이야기해줍니다.

문득 혼자 밤 산책을 나가는 엄마를 이해해주고, 책읽고 무언가를 적을 때의 엄마는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즐겨 듣는 오래 전의 노래들도 가끔은 "맨날 그것만 틀어~"라고 나무라기도 하지만 함께 흥얼거리며 곁에서 숙제를 하기도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설명할 수 있고 그런 나를 나의 사람들이 잘 이해해준다면, 엄마의 시간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요.      

허무하고 헛헛한 순간은 내 안의 많은 것들을 외부에 쏟아붓고 나서 찾아오는 감정입니다. 가끔은 나의 에너지를, 나의 관심을 나 자신에게 기울여주세요. 가끔은 엄마도...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나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도 괜찮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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