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5월, 딱 1년이다. 이 기간 동안 집권여당의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대선 승리로 ○○○ 정부를 새롭게 세운다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송 대표가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한 까닭도 단 하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는 6일 오후 국회의사당 당대표실에서 이뤄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전직 경제부총리(김동연), 전직 감사원장(최재형), 전직 검찰총장(윤석열)이 '야권 대선 후보'로 등판한 상황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은 김동연 전 부총리에게, 탈원전 정책은 최재형 전 원장에게, 검찰개혁 등은 윤석열 전 총장에게 명분을 줬다. 최재형·윤석열은 우리가 국회에서 봐주고 옹호한 것도 잘못이다." 

스스로 차기주자를 배출해내지 못한 국민의힘 역시 반성해야 한다고 봤다. 송 대표는 "자기들이 후보를 못 키우고 자당 대통령을 구속시킨 사람(윤석열 후보)을 빌려와서 대선후보로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라고 평가했다. 

내년 대선 결과는 곧이어 열리는 지방선거의 절대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송 대표는 이때 "후배를 빨리 키우고 싶다"며 "지역구마다 청년 공천을 의무화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더더욱 "대선을 이겨야 한다"며 "김연경 선수에게는 죄송하지만, 제가 대선에 임하는 자세가 김연경 선수의 자세다. '(공을) 올려만 놔라. 언니가 해결할게' 했던 것처럼 저도 '후보만 뽑혀라. 당선시킬 테니까' 이런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첫 '86세대' 당대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송 대표는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자신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아직 '퇴장'을 말할 때가 아니라고 봤다. 다만 "86세대가 한 번도 집권을 못 해봤다"는 말이 2027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선에서 승리해야 고민할 수 있다"고 답했다.

"86세대의 퇴장? 집권을 해야 퇴장을 하죠"

- 전당대회 때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바뀌었나.

"송영길이 TV에 민주당 당대표로 나오는 것 자체가 변화다. 사람들이 다 바뀌었다고 하던데? 일단 분위기가 훨씬 자유로워졌다. 당내 찬반토론이 더 활성화하고,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이 지도부를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발언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 당이 특정 세력이나 청와대 눈치보고 의사 결정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 소신 있게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배석한 이소영 대변인에게) 당내에서 지도부를 괜찮게 평가하는 것 같은데 그렇습니까?(웃음)"

- 대선도 준비해야 하지만, 민주당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임무도 있다. 그래서 '86세대 교체론'도 꾸준히 나오는데.

"우선 86세대가 집권하는 게 중요하다. 집권을 해야 퇴장을 하죠. 집권도 한 번 못 해봤고, 우리는 맨날 누구 비서만 했다. 우상호·이인영 의원이 원내대표까지 해봤지만 당대표는 제가 처음이다. 대통령 후보도 아직 없다. (비슷한 또래인) 이재명 후보도 학생운동 출신이 아니다. 또 지금 정세균·이낙연·홍준표·윤석열 등 70대, 60대 정치인도 대통령하겠다고 나왔다. 그래서 제가 항상 '할아버지가 아직 퇴장을 안 했는데, 왜 아버지 보고 퇴장을 하라고 하냐'고 얘기한다."

- '86세대가 한 번도 집권을 못 해봤다'는 말은 2027년 대선을 염두에 뒀다는 뜻인가.

"그건 2022년 3월 9일 승리를 해야 고민할 수 있다. 제 모든 사고는 2022년 3월 9일에 맞춰져 있다. 사실 제가 젊은 것도 아닌데, (역대 민주당 대표 가운데) 가장 젊다고들 한다. 그래도 저희가 당대표가 돼야 물갈이 공천도 하고, 후배도 빨리 키우지 않겠나. 제 마음 같아서는 내년 지방선거 때 지역구마다 청년 공천을 의무화하고 싶다. 제 지역구부터 그렇게 하려고 한다. 당내 상의를 해야겠지만, 청년 공천비율을 대폭 늘려서 확 바꿔야 한다."

- 지방선거 때 그렇게 하려면 더더욱 대선을 이겨야 할 텐데.

"(인터뷰일 기준) D-184일, 대선을 이겨야 한다. 김연경 선수에게는 죄송하지만 양해해주신다면, 제가 대선에 임하는 자세가 김연경 선수의 자세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도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룰 수 있었다. 김연경 선수가 원팀 정신을 강조했고, '(공을) 올려만 놔라. 언니가 해결할게'라며 리더십을 발휘해 후배들을 이끌었던 덕분이었다. 저도 '후보만 뽑혀라. 당선시킬 테니까' 이런 각오다. 제가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아닌가. 꼭 대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일부 주자들은 그래서 열린민주당과 합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당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합당을 하면) 또다시 대선 후보 경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우리 후보가 결정되면 같이 상의하겠다. 원내 전략상으로도 열린민주당이 별도로 있으면서 상호협력해야 할 때가 많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도 합당시 장단점을 긴밀히 상의하겠다."

"김동연·최재형·윤석열의 대권 도전, 여야 모두 반성해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당대표 후보 시절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2022년 대선이 시대정신은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민생경제의 회복, 공정과 정의의 회복'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만약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민주당 정부가 어떤 슬로건을 내걸면 좋을까.

"아직 대선 전이라 조심스러운데, 저는 계속 기후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구조의 전환, 탈탄소 경제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저는 다음 정부가 정말 '민주당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라고 더 많이 언급될 수 있는 당·청 관계이길 바란다. 제일 중요한 게 대통령인수위원회 기간인데, 그 두 달 동안 당과 인수위가 브레인스토밍을 같이 해야 한다. 그냥 후보 참모들이 만드는 국정운영정책이 아니라 민주당 의원 전체가 참여해야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며 2018년 최저임금을 16.4%나 올린 게 두고두고 부담되지 않았나. 그런 시행착오를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 제3지대에 있는 김동연 후보는 경제부총리 시절 소득주도성장에 반대했던 인물이다. 또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등용했던 이들이 공교롭게도 동시에, 정치경험도 없이 곧바로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인데. 

"부정적으로 본다. 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아니다. 다만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한다.

여당은 우리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들이 이렇게 됐다는 데에 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첫째, 소득주도성장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다퉜다는 효과로 김동연 전 부총리가 대선주자까지 오게 됐다. 둘째, 탈원전 정책이 최재형 전 원장이 나오게 하는 명분을 줬다. 그 다음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문제와 추미애 전 장관, 검경수사권 갈등, 검찰개혁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윤석열 전 총장을 출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세 사람 다 '반사이익'에 기초한 것이라 민주당이 반성하고 변화해서 해결하면 거품이 꺼지리라 예상한다. 

최재형·윤석열 같은 경우엔 국회 인사청문회를 담당했던 의원들이 모두 반성한다. 청문회를 해보니까 '최재형 후보는 민주당 정부와 완전히 철학이 다른 사람인데 통과시켜야 하나' 엄청 갈등했지만, 집권당이라고 울며겨자먹기로 했다더라. 윤석열 후보 역시 측근 윤대진 검사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해 거짓말까지 했던 게 청문회에서 드러났는데도 우리가 봐주고 옹호해줬다. 이들을 (발탁해) 임명한 청와대도 문제였고, 이런 식으로 우리가 국회에서 두 사람을 통과시킨 것도 민주당 잘못이다. 다 반성해야 하는 문제다. 

국민의힘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가. 오죽했으면, 자기들이 후보를 못 키우고 자당 대통령을 구속시킨 사람(윤석열 후보)을 빌려와서 대선후보로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그러니까 윤석열과 최재형 현상은 여야 반성의 지점은 다르지만 둘 다 반성해야 할 일이다. 다만 결론적으로 둘은 성공할 수 없다. 자기 내용에 기초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홍준표, 노무현 이미지 말고 철학을... 유승민, 외교에선 극보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 국민의힘이 바깥에서 대선주자를 영입하게 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근 홍준표 후보가 상승세다. 본인 스스로도 '진보에는 노무현이 있고, 보수에는 홍준표가 있다'고 말한다.

"홍준표 후보가 우리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도 하고, 과거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이제는) 높게 평가해주는 것은 어쨌든 고마운 일이다. 다만 그게 선거 전술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철학을 갖고 했으면 한다. 선거용으로 이미지만 차용하려고 하지 말고 진짜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노무현의 개혁정신을 배웠으면 좋겠다."

- 보수야권의 또 다른 잠룡, 유승민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제가 유승민 후보에게 꼭 한 마디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 경제분야의 전문성, 식견 등 다 좋은데 왜 그렇게 보수적인가. 남북문제 등에 너무 극보수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 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여긴다. 

제가 다른 의원들과 함께 2017년 초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러 중국에 갔다. 중국 내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제재를 완화시켜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저는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중국이 비겁하게 미국한테는 한 마디도 못하고 애꿎은 우리 기업들한테 그러냐고 강력히 항의할 목적이었다. 그런데 당시 보수언론들이 제가 '사드 조공 외교' 한다고 비판했는데 유승민 후보가 또 인터뷰에서 '매국 사대 외교'라고 해서 너무 충격받았다.

아니 대통령 하겠다는 분이, 우리나라 제1의 무역 파트너가 중국인데... 외교라는 게 좋든 싫든 국익을 위해서 적과 대화해야 하는데, 저렇게 닫힌 분이 나라를 이끌 리더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제가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조언을 드린다면, 그런 편협한 대외외교관이나 남북관으로는 이 분단된 나라를 끌고 갈 수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경제문제만 갖고 되지 않는다. 외교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

"미국-중국, 양자택일 아냐... 북, 제재 완화로 협상 계기 만들자"

- 중국 이야기가 나온 김에,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어려운 문제다.

"미국-중국 갈등은 미국-소련 갈등과 다르다. 미국과 소련은 냉전시대에 소위 WTO(세계무역기구)경제와 COCOM(대공산권수출조정위원회)경제, 이렇게 경제 블록 간의 대립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WTO에 가입했고 세계 경제의 주요한 플레이어라 미중 간에 상호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절대 미소 냉전처럼 될 수 없다. 

보수 쪽에서는 자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는데, 한미동맹도 추구해가며 한중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갖는 게 꼭 불가능하지도 않다. 물론 둘이 막다른 길을 간다면 우리는 미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저도 제 책에 그렇게 썼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자주적 공간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도 사이좋게 가야 한다. 양자택일이 될 수 없다.

우리만 하는 고민이 아니다. 일본조차도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를 반중국 포위전략으로 하는 것을 반대했고, 호주도 '절대 쿼드는 중국 포위전략이 아니다'라고 한다. 인도 역시 쿼드에 들어갔지만 끊임없이 미국과 중국 양쪽을 오간다. 인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주도한 SCO(상하이협력기구)에도 회원국으로 들어갔다. 싱가포르, 유럽도 마찬가지다."

- 러시아 전문가이기도 한데,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답답한 남북관계의 활로를 뚫을 수 있을까.

"러시아와 중국이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 영향력이 있는 나라들이다. 저는 북한 제재 완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북미간 대화를 재개하고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제재 완화를 상호교환식으로 상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끝나고 나선 '다시는 이런 셈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게 뭐냐면 북한이 핵을 만든 이유는 미국이 자신들의 체제를 보장하고, 북미 국교를 정상화하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고치라는 거다. 핵은 제재와의 교환용이 아니라 체제 보장과의 교환용이다. 그러니까 핵을 만들었는데 제재를 풀려고 핵을 포기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북한 말로는 '교환셈법'이 아니다."

[관련 기사]
[인터뷰①] "윤석열은 검찰주의자 아닌 윤석열주의자... 검찰조직 더 안좋게 만들었다" http://omn.kr/1v3qc

태그:#송영길, #민주당, #대선, #86세대, #윤석열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