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우드'

SBS '라우드' ⓒ SBS

 
SBS <라우드>가 4일 생방송 무대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난 3개월여에 걸친 치열한 경합 속에 JYP, 피네이션의 새 보이그룹 데뷔 멤버 또한 이날 방송을 통해 최종확정되었다.  지난 2주간에 걸친 경연에서 피네이션에게 완패한 JYP는 연이은 탈락자 속출로 인해 고작 6명의 참가자만 생존할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절치부심한 JYP는 팬추천 미션곡과 레트로 케이팝 미션곡 등 이날 치뤄진 두차례의 경연에서 앞선 방송과는 사못 다른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며 상대팀 피네이션과의 대결에서 기어코 승리를 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아마루 윤민 이계훈 이동현 케이주 등 총 5명의 멤버를 탄생시키면서 (1명 탈락)차기 보이그룹 데뷔조를 확정지었다.  반면 지난 2주간 연전 연승을 거뒀던 피네이션은 마지막 경연에서 아쉽게 패하면서 역시 1명의 탈락자를 제외한 고키 우경준 오성준 은휘 장현수 천준혁 최태훈 등 총 7명 구성의 첫번째 데뷔 그룹을 완성시켰다.  

​몇달 동안 땀흘리고 동고동락했던 동료 중 JYP에선 아쉽게도 조두현이 기획사 평가 탈락자로 선정되어 데뷔 문턱에서 꿈을 접어야만 했고 피네이션에선 다니엘 제갈이 마찬가지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패배팀 참가자 중 팬투표 최저 득표자가 추가로 탈락하는 규정으로 인해 장현수가 그 주인공이 되면서 피네이션 보이그룹은 6인조로 결정되는 듯 했지만 싸이의 와일드카드 사용으로 인해 극적으로 생존, 결국 7인조 구성이 확정되었다.

​<라우드 최종 데뷔 멤버>
JYP / 아마루 윤민 이계훈 이동현 케이주 (5명) 조두현 탈락
​피네이션 / 고키 우경준 오성준 은휘 장현수 천준혁 최태훈 (7명) 다니엘 제갈 탈락


출발은 무난했지만... 시청자 유입에는 실패​
 
 SBS '라우드'의 한 장면.  박진영(JYP)과 싸이(피네이션)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서 차기 보이그룹 멤버 발탁에 나섰다.

SBS '라우드'의 한 장면. 박진영(JYP)과 싸이(피네이션)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나서 차기 보이그룹 멤버 발탁에 나섰다. ⓒ SBS

 
<라우드>는 첫회 무려 9% (3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지상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선 기대 이상의 관심을 모으면서 무난한 출발을 내보였다.  그동안 KBS, MBC 등 타 방송사 오디션 예능이 흥행 참패를 기록할 만큼 아이돌을 내세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라우드>는 뭔가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듯 싶었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였다.  1개의 프로그램에서 2개 기획사 소속 신인그룹 2팀을 탄생시킨다는 기획 자체는 독특했지만 방영 회차를 거듭할 수록 그 이상의 파격을 보여주진 못하면서 시청률은 한때 2%대까지 급락하기에 이른다.  박진영과 싸이라는 각 회사 수장의 절대적인 권한 발휘는 <프로듀스101> 시리즈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을 단순히 관찰자의 범주에 머물게 만들었다.  특정 기획사 신인그룹 발탁을 위한 자리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철저히 양사 사장님들의 선택에만 의존하는 방식의 프로그램 진행은 꾸준한 방송 정주행을 가로막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생방송 무대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투표, 실시간 문자 투표 등이 병행되었지만 득표수 1위 참가자를 위한 혜택은 전무했고 사실상 탈락자를 결정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되다보니 열성팬 유입을 되려 가로 막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마지막 경연에선 싸이의 와일드카드 사용으로 인해 이마저도 무력화되면서 "이럴 거면 뭐하러 투표한거지?"라는 냉소적 반응도 야기했다.  

두 그룹의 높은 성공 가능성 vs. 3개월 짜리 홍보물로 전락한 지상파 예능 
 
 SBS '라우드'의 한 장면. JYP와 피네이션은 각각 5인조와 7인조 차기 보이그룹 데뷔조를 확정지었다.

SBS '라우드'의 한 장면. JYP와 피네이션은 각각 5인조와 7인조 차기 보이그룹 데뷔조를 확정지었다. ⓒ SBS

 
​<라우드> 자체의 낮은 화제성과 상관없이 JYP와 피네이션이 탄생시킨 차기 신인 보이그룹은 큰 성공 예감을 지니고 데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트와이스(2015년), 스트레이키즈(2017년), 있지(2019년)이 줄줄히 대박히트를 기록했고  순차적으로 멤버를 공개중인 2022년 데뷔 예정 차기 걸그룹 조차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JYP로선 약 4년만에 등장시키는 이번 남자그룹을 통해 또 한번 JYP 열풍을 기대하고 있다.  

"원조 월드스타"가 처음으로 제작하는 아이돌 그룹인 피네이션 데뷔조에 대한 기대감 또한 만만찮은 편이다.  제시, 현아, 헤이즈 등 기성 스타들을 속속 자신의 레이블로 영입해 잠시 주춤했던 그들의 인기를 반등시키는데 성공할 만큼 탁월한 기획력을 보여준 인물이 바로 싸이였다.  그의 능력을 감안한다면 이번 <라우드>를 통해 결성시킨 보이그룹 또한 케이팝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성장을 기대해 봄직하다.

반면 JYP와 피네이션의 소득에 비해 SBS로선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얻으면서 프로그램 종영을 앞두게 되었다.  시청자를 위한 예능 제작이라기 보단 마치 "기획사를 위한 3개월 짜리 홍보물" 마냥 활용되었다는 일각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전 같지 않은 지상파 TV의 초라한 현실을  <라우드>도 피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런 식의 오디션 예능 제작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자칫 "전파 낭비"라는 냉소적인 꼬리표를 떼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라우드 JYP 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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