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8강전에서 홈런을 친 이서준 선수를 맞이하는 덕수고등학교 선수들의 모습,

청룡기 8강전에서 홈런을 친 이서준 선수를 맞이하는 덕수고등학교 선수들의 모습, ⓒ 박장식

 
1일과 2일에 걸쳐 진행된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8강 경기가 모두 끝나면서 본격적인 4강 대진표가 나왔다. 이틀동안 펼쳐진 8강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안고 4강까지 진출한 학교는 충암고등학교, 덕수고등학교, 군산상업고등학교, 그리고 마산용마고등학교다.

네 개의 학교로 명단이 좁혀지며 대단원으로 향하는 청룡기. 특히 이번 준결승 대전에는 뜻밖의 대진표가 짜여져 더욱 재미를 더한다. 가장 먼저 고교야구 최강의 학교로 꼽혀왔던 서울의 두 학교, 충암고등학교와 덕수고등학교가 맞붙는 '서울 시리즈'가 펼쳐진다. 

그 다음 경기는 '영호남 격돌'이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업고등학교와 '마산의 자존심' 마산용마고등학교(옛 마산상고)가 맞대결을 펼친다. 다시 강팀으로 거듭나려는 군산상고, '라이벌' 마산고등학교에 이어 전국대회 우승을 가져가려는 마산용마고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대회 2연패냐, 2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이냐
 
 지난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충암고등학교는 청룡기에서도 2연패를 노린다.

지난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충암고등학교는 청룡기에서도 2연패를 노린다. ⓒ 박장식

 
충암고등학교는 앞서 열린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학교다. 이에 맞서는 덕수고등학교 역시 지난해 협회장기에서 우승을 가져갔던 바 있다. 두 학교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사이좋게 1차 지명으로 강효종(충암고, 현 LG)과 장재영(덕수고, 현 키움)을 지명했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는 강팀이다.

그런 만큼 두 학교가 대회에 임하는 자세도 남다르다. 이미 두 학교는 여러 차례 어려운 싸움을 겪으며 4강 고지까지 밟았다. 충암고등학교는 공주에서 대회가 재개된 이후 지난 협회장기 우승팀인 마산고등학교에 이어, 대통령배 결승에서 맞붙었던 라온고와 다시 맞붙는 등 험난한 길을 걸었다(관련 기사 : 충암고, 청룡기에서 다시 만난 라온고 꺾고 4강 진출).

이에 맞서는 덕수고도 마찬가지. 덕수고는 1회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북일고를 만나 일전을 펼친 뒤, 공주에서 대회가 재개된 이후에는 경남고등학교, 그리고 경주고등학교를 차례로 꺾고 4강까지 올라왔다. 특히 경남고와의 경기에서는 9-7의 스코어까지 기록하는 타격전을 펼치기도 했다. 

충암고등학교의 장점은 마운드 호투에 있다. 3학년 이주형, 2학년 윤영철 등 좋은 투수들이 상대편을 효율적으로 틀어막는 투구를 펼치곤 한다. 이에 맞서는 덕수고등학교의 강점은 타격. 덕수고는 지난 경남고와의 경기, 그리고 경주고와의 경기에서 연달아 다량득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타격 컨디션까지 최고조에 올랐다.

두 사령탑의 각오는 어떨까.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잘 해주고 있으니 좋은 성적이 4강에서도 마찬가지로 따라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맞서는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상대가 올해 우승을 했던 팀이기도 하니, 선수들이 긴장을 하고 경기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나아가 전국대회에서의 선전을 두고 다투는 두 학교의 열전은 3일 오전 10시 30분 공주 시립 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다. 여러 동기부여로 똘똘 뭉친 두 학교가 준결승에서 어떤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호남 야구의 산파 귀환'이냐, '돌아온 마산 야구의 쐐기타'냐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는 마산용마고등학교 선수들의 모습. '마산 야구의 종가'로서의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졌다.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는 마산용마고등학교 선수들의 모습. '마산 야구의 종가'로서의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졌다. ⓒ 박장식

 
'역전의 명수'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군산상업고등학교. 무려 11번의 전국대회 우승을 갖고 있는 명실상부한 강팀이지만, 2013년 조현명(조현우로 개명, 현 kt)을 앞세워 거뒀던 봉황대기 우승 외에는 전무했다. 20세기 '호남 야구의 산파'로 위세를 떨쳤던 시기에 비하면 아쉬운 모습이다.

그런 군산상고가 마산용마고를 만나 '영호남 격돌'을 펼친다. 군산상고는 이미 2일 열렸던 8강전에서 대구상원고등학교를 만나 '영호남 대결'을 치렀다. 군산상고는 대구상원고와의 결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 끝에 9회 말 짜릿한 밀어내기로, 5-4의 스코어로 끝내기 승리를 이끌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에 맞서는 마산용마고는 32강전에서 경북고, 그리고 16강전에서 지난해 청룡기 우승팀이었던 장충고등학교를 차례로 꺾으며 기세가 오를대로 올랐다. 2일 8강전에서는 용마고도 '영호남 대결'을 치렀다. 용마고는 순천효천고등학교를 상대로 2-1의 승리를 거두며 2년만의 4강 나들이에 성공했다.

마산상업고 시절부터 '마산 야구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마산용마고등학교도 최근 자극받을 사건이 생겼다. 지역 라이벌로 손꼽히는 마산고등학교가 지난 협회장기에서 우승을 거두며 마산용마고보다 먼저 전국대회 우승기를 차지한 것. 특히 최근 전국대회에서 여러 차례 결승까지 오르는 등 성적이 더욱 좋았던 마산용마고였지만, 우승만큼은 마산고가 먼저 선착했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마산용마고 진민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산고등학교의 우승으로) 부담을 느끼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다, 한 게임 한 게임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상고와 마산용마고의 대결 역시 공주 시립 박찬호 야구장에서 열린다. 경기는 앞선 충암고등학교와 덕수고등학교의 일전이 끝난 뒤 바로 이어진다. 지역을 대표하는 두 학교가 지역의 자존심이라는 막중한 무게감을 걸고 싸우는 만큼, 어떤 학교가 결승 문을 두드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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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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