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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클래식을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 당장 음악 어플만 열어도 귀를 사로잡을 만한 최신곡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마당에 굳이 이 어렵고, 만든 지 벌써 몇 백 년이나 지난 음악을 들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더라이프 채널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클래식은 왜 그래>는 이런 의문에 명쾌하게 답한다. 클래식의 진입 장벽을 발끝까지 떨어뜨리자는 목표 아래 클.알.못인 안정환, 김준현씨를 진행자로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채널의 높은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들에게 클래식을 친숙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를 가교 삼아 클래식이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음악이라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엄숙하고 진지할 것만 같았던 클래식 작곡가들의 막장 스토리를 정사와 야사를 생생하게 들려주면서 클래식의 방대한 역사를 풀어냈다. 이를 통해 클래식이 짐작했던 것보다 만만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음악'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최근 <클래식은 왜 그래>는 호평 속에 시즌2를 종영했고, 방송의 사정상 미처 담아내지 못한 많은 이야기와 들려주지 못한 다양한 음악들을 묶어 도서로 출간했다. 관련하여 지난 8월 30일 도서 <클래식은 왜 그래>의 저자이자(이 책은 강지희 PD와 문은실, 최자원 작가가 공동 집필했다), 프로그램의 PD인 강지희씨를 전화 인터뷰했다.

"'클래식 좋아한다'고 하면 이어지는 질문... 이상하지 않나요?"
 
강지희 더라이프 PD
 강지희 더라이프 PD
ⓒ 강지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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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연출을 맡았던 <클래식은 왜 그래>의 시즌2가 종영했습니다. 신규 채널이라 접근성이 낮았음에도 프로그램은 꽤 호평을 받았고, 나름대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죠. 어떻게 기획한 건가요?
"일단 원래부터 클래식에 관심이 전혀 없지는 않았어요. 클래식 음악이 서양음악이라 그런지 유럽은 버스킹도 많고, 클래식 음악 축제가 종종 열리기도 해서 한국에 있을 때 보다 클래식을 자주 접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더라이프' 채널에 들어와서 품격 있는 예능을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듣고, 의사도 만나고 성악가도 만나면서 프로그램의 주제를 무엇으로 잡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주위 사람들한테 좀 물어봤는데, 의외로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 순간 이거다! 싶었습니다.

우리가 BTS 좋아한다고 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하면 원래 좋아했냐, 어쩌다 클래식을 좋아하게 됐냐, 뭐 이런 질문을 하잖아요.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제가 생각했을 때 클래식 음악은 좋은 음악이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면 삶이 조금은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한 콘텐츠인 영화를 가교 삼아 클래식을 소개하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뼈대를 구상하고 전문가 섭외를 위해서 김태용 작가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알게 됐는데, 클래식 작곡가들의 삶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거예요. 불륜에, 사기에, 고소에, 스캔들에... 아주 자극적이고... 흥미로웠습니다. (웃음)

이런 구성을 적절히 섞어 클래식 음악의 장벽을 발끝까지 떨어뜨리자, 포장은 고급스럽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자극적인 맛의 음식 같은 느낌으로 가보자,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에이 클래식 별 거 아니네?' 혹은 '생각보다 재미있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잡고 만든 것이 '클.그.래'입니다."   

- 방송을 제작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방송 제작이라는 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고민해야 할 것도 많고, 온갖 판단과 선택의 연속인 데다 개인적, 사회적 책임도 따르죠. 하지만 방송을 만드는 행위 그 자체에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집단 창작물인 만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서 얻는 즐거움과 에너지도 있죠. 결론적으로 힘들지만 재미있어서 중독된다고 할까요?(웃음)"
 
<클래식은 왜 그래> 시즌 1 출연자, 스태프와 함께
 <클래식은 왜 그래> 시즌 1 출연자, 스태프와 함께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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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클래식은 왜 그래> 시즌 1의 내용을 엮어 동명의 도서를 출간했습니다. 어떤 책이고, 어떻게 출간하게 되었는지 소개한다면?
"우선 방송을 위해서 자료 조사를 정말 많이 했는데 그걸 다 내보낼 수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방송 시간이나 심의 때문에 재미있었지만 편집해야 했던 부분도 많았고요.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그걸 아낌없이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도서 <클래식은 왜 그래>의 기본 콘셉트는 방송과 비슷해요. 영화를 가교 삼아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고, 클래식 작곡가들의 이야기들도 생생하게 풀어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클래식에 흥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덧붙여 책 사이사이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있으니 꼭 관련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음악을 들어보세요. 알고 들으면 음악이 더 재미있게 들릴 겁니다."

 
<클래식 왜 그래> 표지 이미지
 <클래식 왜 그래> 표지 이미지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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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를테면 제 삶의 음악은 멜론 TOP100으로도 충분한데 말이죠.
"당연히 반드시 들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클래식은 종류가 워낙 많고, 방대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저도 모든 클래식 음악이 다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들어 보면서 제 취향에 맞는 음악을 발견하는 거죠. 이런 즐거움은 멜론 TOP100과는 다른 의미의 즐거움일 겁니다. <클래식을 왜 그래>에도 다양한 음악이 수록되어 있으니 기자님도 들으면서 직접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 보면 좋겠습니다. (웃음)"

- 이 인터뷰를 읽는 분들께 추천해주고 싶은 음악을 하나만 꼽는다면요?
"우선 저의 최애는 모차르트입니다. 모차르트 음악에는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놀자'는 똘끼가 있다고나 할까요. 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웃음) 그리고 모차르트의 음악은 익숙한 느낌이 있어서 듣기 편한데, 또 한 번 들으면 뇌리에 남아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게 하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귀벌레현상(earworm)이라고 하죠! 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살리에리가 정신병원에 갇혀 있을 때 자기도 모르게 모차르트의 음악을 흥얼거리는 장면이 나오죠. 어쨌든 모차르트의 음악을 한 곡 꼽자면 '세레나데 제 13번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한번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링크)"

- 앞으로의 계획은요?
"하반기에 '반려 악기'를 주제로 하는 신규 프로그램 <리플레이(가제)>를 준비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도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이 방송을 잘 만드는 것이 저의 일차적인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데, <클래식은 왜 그래>를 통해서 작곡가들의 삶이 별로 고상하지 않았다는 것, 클래식이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고, 또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기쁨도 꼭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클래식은 왜 그래 - 영화 속 그 음악

더라이프 [클래식은 왜 그래] 제작팀 (지은이), 시월(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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