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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 묻혀있는 신용길 선생.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 묻혀있는 신용길 선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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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솥발산 '열사.희생자 묘역'에 있는 빗돌.
 양산 솥발산 "열사.희생자 묘역"에 있는 빗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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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노동 열사 등을 기리기 위한 '부울경 노동역사관(아래 역사관)'의 건립위원 모집이 시작됐다. 역사관은 그동안 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울주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올해 내에 착공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어요. 노동자·민중의 역사와 열사를 추모하고, 이분들이 염원했던 세상을 이어가려는 거죠."

2일 이명순 부산경남울산열사정신계승사업회 사무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0월 중하순에 노동역사관 착공에 들어가려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명순 사무국장은 "억압과 부당함에 맞서 저항했던 지역의 열사들이 가까운 솥발산에 안장되어 있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 이를 기록하고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라며 역사관 건립의 의미를 강조했다.

노동자·민중의 역사와 열사를 모두 기리는 역사관 마련은 전국 첫 시도다. 건립위가 만든 역사관 관련 자료에는 "수도권의 전태일 열사 기념관, 호남권의 광주 망월 묘역 등이 있지만, 노동자·민중, 열사의 투쟁역사를 담은 곳은 아직 없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출발지이자 주축이었던 영남권에서 이 역사를 쓰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역사관에는 추모공간 외에도 전시관, 교육관 등이 함께 들어선다.

노동·사회단체는 역사관과 동행할 이들을 찾고 있다. 건물만 짓는다고 역사관 조성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본부, 부경울열사회 등 영남권 108개 노동·사회단체가 노력한 끝에 건립 예산을 마련했지만, 이제는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직부장은 "부마항쟁과 6월항쟁, 노동자대투쟁의 주역이었던 부울경이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재정립해야 한다"라며 "역사관은 이를 위한 시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조직부장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공간의 건립위원으로 함께 해달라. 조합원은 물론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부울경의 노동·사회단체는 영남권 열사·희생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이를 알려내고자 지난 2019년 노동역사관 추진위를 발족했다. 지난해 9월엔 조직을 건립위로 전환했다. 애초 '추모관'으로 불렸던 역사관은 솥발산 인근에 마련될 예정이었지만, 이에 부정적인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울주군으로 터를 옮겼다. 건립위는 옛 영남전인학교 터와 건물을 활용해 특별·상설전시관, 수련관, 교육수련관 등을 조성한다.

양산 하북면 솥발산에는 1991년 전교조 합법화 투쟁 등 '참교육'을 외치다 숨진 신용길 선생을 시작으로 한진중공업 박창수·김주익·곽재규·최강서 열사,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한국마사회 문중원 열사 등 노동·통일·민주화 운동 관련자 50여 명이 묻혀있다.

태그:#솥발산, #노동역사관, #김주익, #최강서,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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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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