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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을 할 때 누구나 걱정이 많다. 하물며 나 같은 성격은 걱정을 사서 하거나 없는 걱정도 만들어 내는 특유의 재능(?)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일도 미리 다 알고 대비해야만 하는 성격인 탓이다. 다행히 초반의 걱정과 근심에 비해 생각보다 빨리 새로운 일에 대하여 알아가며 적응을 하고 있다.

나는 무엇이든지 직접 경험하여 스스로 깨달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에도 자신이 없었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런 나의 삶의 태도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현재도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여러 가지 경험 속에서 '미완성 같은 완성'을 만들어가며 '완성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인생에서 '완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과연 완성의 끝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완성을 향해가는 모습 속에서 스스로 얼마나 만족하고 행복한지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요즘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 생각하며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때문에 과거 내가 생각했던 완성, 즉 내가 추구했던 목표와 그 성취에 대한 평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 그 속에서 필요한 변화

나의 새로운 도전과 함께 만나게 될 그들은 나와 학번으로 무려 십여 년 이상 차이가 나는 간호학과 4학년 학생이다. 어젯밤부터 불현듯 내가 만날 그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가슴이 벅차고 설레기 시작하였다. 학생들이 매일 제출하는 과제들을 차분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책 속의 이론, 이상적인 이야기들은 현실과 상당히 다르기도 하다.
 책 속의 이론, 이상적인 이야기들은 현실과 상당히 다르기도 하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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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 속 이론과 관련한 전략에는 하나같이 좋은 말들로 가득했다. 흔히 말하는 '좋은 말 대잔치'이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만 잘 돌아간다면 무슨 배움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이다. 비전, 책임, 소통, 지지, 협력, 합의, 변화, 리더쉽 등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주요한 가치들을 다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조직관리'라는 핵심 키워드와 관련하여 변화, 동기, 대안, 통합 등 매우 긍정적이고 포용적 성격의 단어가 상당수 등장하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내가 간호사로 근무할 때의 병원 혹은 보건교사로서 경험한 학교와 교육청에서 드러난 조직문화가 그 평가의 주요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현실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과제 속 이론을 접하면서 문득 과거 선배 간호사로부터의 태움 경험(관련 기사: 오래전 그날의 기억, 선배가 뿌린 말의 씨앗) 그리고 경직된 조직문화 속 부적절한 언행 등 불미스러운 최근의 경험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러면서 서서히 나의 가슴에 따뜻한 불이 지펴지는 것 같았다. 이것은 무언가를 향한 증오 혹은 분노와 같은 감정만은 아니다. 물론 감정적인 면에서 일부 내재되어 있을 수 있지만, 그것과는 좀 다르다. 나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변화를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고 어느 순간 그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동기 내지 사명감을 갖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내 마음의 불씨, 즉 꿈과 열정인 것이다.

이론적으로 드러나는 이상적 상황과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 간의 괴리를 학생들에게 여실히 드러내는 것은 선생으로서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사회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편견과 두려움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것은 내가 추구하는 배움의 방향과 전혀 다르다. 물론 요즘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다양한 사건과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우리의 현실을 인지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과 배움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본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강조해서 드러내는 것보다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우리 학생들 즉 예비사회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생각하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 교과서 속의 어떤 이론적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그들에게 정말 필요하고 단단히 장착해야할 것들은 무엇인가. 뻔한 말이지만 이런 내용은 누구나 다 알고 느끼면서도 교육이 그러한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것 또한 상당히 더디고 어렵다. 그렇기에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이렇게 외치고 또 외치며 소망하고 있다.

나는 가슴이 뛰는 행복한 사람
 
여전히 꿈을 꾸며 가슴이 뛰는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여전히 꿈을 꾸며 가슴이 뛰는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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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서 필요한 것들을 잘 배우도록 돕는 것이 정녕 학생들에게는 진정한 배움이고 실천으로 이어지리라고 본다. 결국 그것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내가 가슴이 뛰었던 이유는 학생들과 이러한 것들을 나누고 함께 변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는 벅찬 감동,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몇 년 전부터 학생 성교육에 열의를 보였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겠지만 지금은 또 다른 행복이 샘솟고 있다.

그럴듯한 표현들을 참 많이 썼지만 결국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결론적으로 간호학과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적어도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하여 사회에 나가더라도 '행복한 사람'으로 살도록 도움을 주는 선생이 되고싶다. 그것이 바로 선생으로서의 사명이고 보람이라고 본다.

나는 학식이 풍부하거나 연구자로서의 타고난 자질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또한 교육자로서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열정을 갖고 그 변화를 위한 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예비사회인, 우리 학생들의 가슴에 무언가 하나라도 울림을 주는 선생이 되고싶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조금씩 나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던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여전히 미완성이지만, 작은 변화는 곳곳에서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희망이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속에서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과도기적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분명한 기준과 철학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야만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휩쓸이지 않고 스스로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이렇듯 희망적인 꿈을 꿀 수 있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블로그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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