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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별일'들, 한국에 의미있는 캐나다 소식을 전합니다. [편집자말]
지난 8월 22일, 캐나다 토론토시의 단체 예방접종 클리닉 9곳 중 4곳이 문을 닫게 됐다. 코로나 4차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방역수칙 외에 기댈 것이라곤 백신밖에 없는데, 혹시 백신 수급에 차질이라도 생긴 걸까? 아니다. 캐나다가 충분한 백신을 확보해 놓은 것은 이미 오래전. 그렇다면 이제 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 그만 포기선언이라도 하는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약 늘려가는 캐나다
 
백신 이미지.
 백신 이미지.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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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기준으로 캐나다는 백신 접종 대상자인 12세 이상의 약 83%가 1차 접종을, 75%가 두 차례 접종을 완료했다(전체 인구로 확대해 보면 각각 약 73%, 65%다). 이제 남은 것은 의료적인 사유로 접종을 할 수 없는 사람들, 이동 및 시간 제약 등으로 클리닉 방문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 여전히 백신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들, 강력히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가능한 여건에서 자발적으로 소매를 걷어올릴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접종을 마쳤다는 얘기다. 당연히 백신접종 속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에 갖가지 전략들이 동원되고 있다. 여행시 백신접종 기록을 제시하도록 하는 주들도 있고, 퀘백주를 비롯한 몇몇 주들은 식당·체육관·극장 등을 출입할 때 백신접종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백신여권' 제도 시행을 앞두거나 검토 중이다. 개인정보 및 결정권 침해 등 반대여론이 있지만 도입을 추진하는 주들이 늘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약도 점점 늘고 있다. 8월 초 정부 발표에 따르면 9월 말부터 백신 미접종자는 연방 정부 공무원 및 항공사, 철도공사 등 정부 산하 기업의 직원(약 30만 명 추산)으로 일할 수 없다. 온타리오주와 퀘백주의 경우 의료서비스 관계자들은 백신접종 사실을 증명하거나 정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상당수 대학들이 이번 가을학기에 학생 및 직원들의 백신접종 의무화를 결정함에 따라, 미접종자는 캠퍼스 출입을 할 수 없게 됐다. 수 차례의 코로나 대유행을 거치면서 대학이 확진자 집단 발발의 본거지가 되곤 했던 경험 때문이다. 지역 보건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맥키 박사는 웨스턴 대학의 계획을 지지하며 CTV뉴스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대학은 코로나 확진과 유행의 주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함으로써 웨스턴 대학이 역사의 옳은 편에 서기를 바랍니다. 이번 조치는 우리 공동체에 큰 성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찾아가는 백신
 
2021년 7월 3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의료 종사자들이 챠와센 페리 터미널에서 '코로나 백신 버스'에 타고 있다. '백신버스'는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백신 접종율을 높이기 위한 '백스 포 B.C.' 캠페인의 일환이다.
 2021년 7월 3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의료 종사자들이 챠와센 페리 터미널에서 "코로나 백신 버스"에 타고 있다. "백신버스"는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백신 접종율을 높이기 위한 "백스 포 B.C." 캠페인의 일환이다.
ⓒ 연합뉴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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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백신접종을 독려 혹은 강제하려는 조치들 외에, 백신접종 기관이 나서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들도 주목된다.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도시나 지역 곳곳에서 '팝업 백신 클리닉'이 운영되고 있다. 접종 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거리와 기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커뮤니티 센터, 약국, 종교 그룹, 작업장 등으로 직접 찾아가 백신접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토론토시가 예방접종 클리닉 4곳의 문을 닫고 대신 300여 명의 직원들을 '모바일 백신 팀'에 재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지역에 따라 쇼핑센터, 헬스장, 공원, 농산물 직판장, 극장, 호숫가 등 언뜻 클리닉과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지는 곳에 팝업 백신 클리닉이 설치되기도 한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겠다는 의미다.

토론토 공중보건협회 두베이 박사는 이같은 '팝업 백신 클리닉' 전략이 시행 초기부터 성과를 거둬왔다면서 "이제 남은 10%에서 15%(토론토의 경우)의 사람들에게는 더 높은 편리와 공동체로부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8월 7일부터 온타리오주는 메트로링스(Metrolinx; 광역 토론토의 대중교통을 총괄하는 정부 산하 단체)와 협업해서 버스를 임시 개조해 모바일 백신 클리닉으로 이용하고 있다. '고우 백스(GO VAXX)'라는 이름을 단 이 버스는 놀이공원인 '캐나다 원더랜드'를 첫 정류장으로 삼아 방문객과 직원들을 맞았다. 이후 '고우 백스'는 도시를 넓혀가며 쇼핑센터와 커뮤니티 센터 등을 주행 중이다. 팝업 클리닉과 고우 백스 등 모바일 백신 서비스는 12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

토론토 시장 토리의 말처럼 이같은 '타깃 접근법'은 "사람들을 (고정된 장소에 있는 단체) 클리닉으로 모이게 하는 것이 어려워진 지금, 가진 자원을 더 잘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만 12세 미만 어린이 접종 

그런데 문제는 만 12세 미만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접종이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정부 예측으로는 5세부터 11세 어린이들은 가을쯤, 4세 이하 어린이들은 겨울에나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위 어른들이 백신을 맞아 아이들에게 보호막을 쳐줘야 한다고, 그것이 우리들 공동의 책임이자 최선의 방책이라고 한다. 그렇게 '기-승-전-백신'으로 또다시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과연 그때까지 아이들을 포함한 모두를 지켜줄 집단면역은 달성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집단 면역'이라는 골대는 한 자리에 있지 않고 자꾸만 위로 옮겨다닌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락다운 이후 재개 계획 3단계에 와 있고 다른 주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단계를 벗어나 거의 모든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정부는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12세 이상 인구의 75%가 접종을 완료할 것, 80%는 적어도 1차 접종을 할 것 그리고 모든 지역의 접종 완료자 비율이 70%를 넘을 것.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왔는데, 델타변이가 나타나 골대를 더 먼 곳으로 밀어버렸다. 이제까지의 다른 변이들보다 훨씬 전염성이 높고 접종 후 감염의 위험도 있는 델타변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율의 인구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타리오 최고 보건 의료 책임자인 무어 박사의 말을 들어보자.
 
내년 봄쯤에 이르러 인구의 90%가 백신접종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코로나 전파의 장기적 감소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백신 접종율 90%라는 목표가 달성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그 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백신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12세 미만 어린이들의 접종 없이는 접종율 90%라는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핀켈 의학박사는 친절히 셈을 해줬다.
 
셈을 해봅시다. 인구의 12%가 12세 미만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모두가 백신을 접종한다는 최상의 가정 하에서도 88%가 접종을 하게 된다는 뜻이지요. 다시 말하면, 아이들의 접종 없이는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아이들의 시간이 시작된다
 
학교 이미지.
 학교 이미지.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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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전문가들은 위 두 박사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게다가 9월이면 아이들은 학교에 모여 하루를 보내게 되고, 그 아이들의 접종은 앞으로도 몇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니, 또 한 번의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으려나 보다.

우리집만 해도 12세 미만 어린이가 둘 있다. 주사를 안 맞아도 된다면서 좋아라 하는 천방지축 두 녀석을 앞으로 일주일 후면 학교에 보내야 한다. 다행히 정부 지원으로 환기장치가 미흡한 학교들에 '헤파 필터'(HEPA 필터; 고성능 미립자 제거 필터)가 설치됐다지만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지난해 9월 새학년이 시작되기 전 교사와 학부모들이 강력히 건의한 학급 규모 줄이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아이들은 오밀조밀한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해야 한다. 재개 계획 3단계에 있기 때문에 규제가 완화돼 그동안 금지됐던 음악실에서 노래하기, 컴퓨터와 책 등 학교 물품 공유하기 등도 가능해졌다.

"설마"와 "혹시" 사이에서 불안하게 줄타기를 해야 하는 날들이 일주일 후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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