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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푸른 물에서 잡아 온 다슬기를 넣어 끓여낸 다슬기 수제비다.
 섬진강 푸른 물에서 잡아 온 다슬기를 넣어 끓여낸 다슬기 수제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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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물결 유유히 흐르고 푸근한 지리산이 있는 전남 구례로 달려간다. 섬진강을 따라 굽이쳐 가는 길 저 멀리에서 지리산이 굽어본다. 구례로 가는 길은 늘 설렌다.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먹거리와 볼거리도 많은 고장이다.

구례의 이름난 먹거리는 우리밀 빵과 다슬기 수제비다. 우리밀 빵집에서 만든 모든 빵에 사용하는 밀가루는 구례에서 생산한 우리 밀이다. 또한, 그곳에서 만드는 빵에는 우유와 달걀 버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니 조금은 별나고 특별해 보인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다슬기 수제비도 맛보고 가자. 수제비는 짜장면 국밥 등과 더불어 우리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하지만 수제비도 한때는 귀한 음식이었다. 밀이 귀했던 조선 시대에는 수제비가 양반들의 접대 요리로 쓰일 정도로 고급 요리였다고 한다.

구례 빵지순례 명소로 알려진 빵집에 가다
 
관광객들이 빵집에서 우리밀 빵을 사고 있다. 이곳은 구례읍에서 줄을 서는 빵집으로 이름난 곳이다
 관광객들이 빵집에서 우리밀 빵을 사고 있다. 이곳은 구례읍에서 줄을 서는 빵집으로 이름난 곳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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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읍에 줄을 서는 빵집이 있다는 소식에 먼저 그쪽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당산나무가 있는 마을 빵집 주변 곳곳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OO빵집이다. 아담한 빵집이 자리한 구례는 이곳 빵집 주인장의 고향이라고 한다. 자신의 고향에다 빵집을 차린 것이다. 우리 밀로 만든 빵은 장종근 대표가 독일 교환학생 시절 맛봤던 빵 맛을 추억하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구례에서 난 농산물로 만든 빵은 조금은 낯설다. 쑥부쟁이를 넣은 쑥부쟁이 치아바타, 젠피(초피)를 넣은 젠피바게트빵, 구례 곶감과 크림치즈가 어우러진 곶감크림치즈빵, 앉은뱅이귀리빵, 메밀누룽지빵 등이 이채롭다.
 
우리 밀을 사용해서일까, 모든 빵이 달지 않아서 좋다. 순수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돋보이는 다양한 빵들이다.
 우리 밀을 사용해서일까, 모든 빵이 달지 않아서 좋다. 순수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돋보이는 다양한 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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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밀을 사용해서일까, 모든 빵이 달지 않아서 좋다. 순수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돋보이는 빵들이다. 목월팥빵과 보리순팥빵의 순수한 맛은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을 거 같다.

2016년에 문을 연 그리 오래지 않은 빵집이 구례 빵지순례 명소로 통한다니 놀랍다. 사실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있는 빵집도 이처럼 인기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구례 여행할 때 한 번쯤 들려볼 만한 멋진 빵집이다.

그리운 이모의 손맛 담긴 섬진강 다슬기 수제비
 
겹겹이 쌓인 밥그릇이 이채롭다.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차곡차곡 포개진 밥그릇에다 밥을 퍼담고 있다.
 겹겹이 쌓인 밥그릇이 이채롭다.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차곡차곡 포개진 밥그릇에다 밥을 퍼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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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탕 밥, 이건 수제비 밥이에요."

겹겹이 쌓인 밥그릇이 이채롭다.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차곡차곡 포개진 밥그릇에다 밥을 퍼담고 있다. 탕(토장탕)에 나오는 밥그릇에는 한가득 수북하게, 다슬기 수제비에 덤으로 내는 밥그릇에는 한두 숟가락 분량만 담는다.

"식당 한 지 16년째 되었습니다."

섬진강 다슬기식당이다. 이곳 식당은 구례 섬진강에서 잡은 다슬기만을 사용한다. 다슬기 수제비 한 그릇에는 푸른빛의 다슬기 알갱이가 수북하다.

섬진강 다슬기 수제비는 다슬기 삶은 국물에 다슬기와 애호박, 양파 등을 넣고 수제비 반죽을 손으로 떼어 넣어 끓였다. 수제비의 넓적한 반죽을 보니 국수보다는 파스타에 더 가까운 음식으로 보인다.

오래전부터 수제비와 해장국으로 즐겨 먹었던 섬진강에서 잡은 다슬기는 간 질환에 효험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반위, 위통 및 소화불량을 치료한다'라는 기록이 전해진다. 또한, 다슬기는 지방 함량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그렇다면 이제 숙취 해소는 물론 우리 몸에 좋다는 다슬기 수제비 맛 한번 보자. 수제비는 유년 시절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섬진강 푸른 물에서 잡아 온 다슬기를 넣어 끓여낸 다슬기 수제비다. 목필균 시인의 <수제비> 시로 그 참맛을 대신한다.

시인은 노래한다. '푹푹 우려낸 국물에 밀가루 반죽 떼어 넣어 한 솥 가득 끓여낸 수제비가 전부인 저녁상을 맛나게도 먹었던 날의 기억들. 돌아보면 아득하게 그리운 이모의 손맛'이라고.
 
다슬기 수제비 상차림이다. 수제비는 유년 시절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다슬기 수제비 상차림이다. 수제비는 유년 시절 추억이 담긴 음식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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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 목필균

능력 없는 지아비 대신
삼 남매 손끝으로
키우신 이모는
저녁이면 수제비를 끓였다.
밥보다 교육은 시켜야 한다고
밥값 아껴 학교 보냈던 그 시절.

맨 간장에 굵은 멸치
서너 마리 넣고
푹푹 우려낸 국물에
밀가루 반죽 떼어 넣어
한 솥 가득 끓여낸
수제비가 전부인 저녁상을
맛나게도 먹었던 날의 기억들.

돌아보면 아득하게
그리운 이모의 손맛
(중략)

섬진강 따라 흐르다 만난 남도대교 그리고 평사리공원
 
영호남 화합의 다리 남도대교다. 전남 구례군 간전면 운천리와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를 연결했다.
 영호남 화합의 다리 남도대교다. 전남 구례군 간전면 운천리와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를 연결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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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 토지면을 지나 달리다 보면 경남 하동에 다다른다. 영호남 화합의 장터인 화개장터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잠시 들려갈까 하다 그대로 스쳐 지나갔다. 시원스러운 길이다. 예전보다 도로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

섬진강 가를 다시 달린다. 남도대교도 그냥 지나쳤다. 남도대교는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영호남 화합의 다리다. 전남 구례군 간전면 운천리와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를 연결했다.
 
강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모래 위를 걷는 이들도 보인다.
 강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모래 위를 걷는 이들도 보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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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공원에 들렀다. 맑은 섬진강 강물, 드넓은 모래사장,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강가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모래 위를 걷는 이들도 보인다. 이따금씩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이도 있다. 구례와 하동 중간 지점에서 만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공원은 영화 <피아골>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강가에서 아낙네들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해가 기울자 물줄기를 가로지르며 한 척의 배가 다가간다. 아낙네들이 온종일 물질해서 골라낸 재첩을 실어나른다.
 강가에서 아낙네들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해가 기울자 물줄기를 가로지르며 한 척의 배가 다가간다. 아낙네들이 온종일 물질해서 골라낸 재첩을 실어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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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와 광양 그리고 경남 하동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은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전남 구례와 광양 그리고 경남 하동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은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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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와 광양 그리고 경남 하동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은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 강가에서 아낙네들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해가 기울자 물줄기를 가로지르며 한 척의 배가 다가간다. 아낙네들이 온종일 물질해서 골라낸 재첩을 실어 나른다.

어느 곳에서 바라보건 섬진강은 역시 아름답다. 자꾸만 가던 발걸음 멈추고 섬진강에 머물고픈 충동이 인다. 언제부터인가 내 마음은 이미 섬진강에 머물고 있다.

석양빛에 섬진강의 물결은 금빛으로 은빛으로 부서져 내린다. 윤슬처럼 빛나는 섬진강 강물에서 은어를 잡는 강태공들은 세월을 잊은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사랑의 맛있는 세상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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