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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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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님! 동성애는 존재입니다! 저라는 존재를 반대하실 순 없습니다!"

19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 2017년 4월 26일 낮 국회 본관 앞. 스무살 앳된 한 청년이 경호원들과 뒤엉켜 구겨진 무지개깃발을 부여잡고 엉엉 울었다. 대선을 2주 앞두고 당선이 유력했던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기습시위를 벌인 뒤였다. 문 후보가 그 전날 밤 대선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한 항의였다.

그로부터 4년이 넘게 흘렀다. 문 후보는 예상대로 대통령이 됐고, 어느덧 그 다음 대선이 다가와 있다. 목놓아 울면서도 "문재인은 사과하라"고 외치던 청년은 그사이 청년정의당의 초대 대변인이 됐다.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선 최초로 원내 정당 대변인을 맡은 오승재(24)다. 그는 "성소수자 당사자 정치인이 늘어난다면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여의도 정치 문화가 조금씩이라도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4년이 지났건만 유력 대선주자들의 성소수자 인권 의식은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는 차별금지법 관련 질문에 "윤석열 전 총장이 먼저 답한 다음에 답하겠다"(6월 15일)고 답변을 피했다가 비판이 일자 뒤늦게 "원칙적으로 찬성한다"(6월 19일)는 입장을 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는 "차별금지법을 세게 시행하라는 바람에 회사 경영진이나 동료 직원의 선택의 자유가 대폭 제한된다면, 차별은 없어진다. 그런데 일자리도 없어진다"(7월 19일)고 발언해 뭇매를 맞았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에게 직접 물었다. 당사자로서 이번 대선 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그를 8월 30일 정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4년 전 기습시위, 내 인생 바꿔"
 
레인보우 깃발을 앞세운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이 2017년 4월 26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동성애 반대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자,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제지하고 있다.
▲ 제지당하는 성소수자 기습시위 레인보우 깃발을 앞세운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이 2017년 4월 26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동성애 반대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자,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제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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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2017년 4월 26일, 국회 앞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향해 벌어진 기습시위에 참여했었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나는 아직도 2017년 4월 25일 밤 대통령 후보 TV토론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 인생을 바꾼 사건이니까. 당시 홍준표 후보는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문재인 후보는 아주 명확하게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철저히 부정하는 표현이었다. 그것도 사실상 집권을 앞두고 있는 유력한 후보가…

더 암울한 건 그 순간 내가 이 분노를 겉으로 표출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스무살이던 그때의 난 가족들과 함께 토론을 보고 있었지만, 아직 가족에게조차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내 스스로가 너무 무력하고 한탄스러웠다.

몸을 떨다 뜬눈으로 그날 밤을 지샜다.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는 활동가들끼리 아침 일찍 모였다. 빠른 시간 안에 이 사안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놔야 한다는 의견에 모두 동의했다. 우리의 존재를 부정했기 때문에 우리의 존재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컸다. 우리가 여기 이렇게 시민으로서 존재하고 있는데도, 우리를 반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꼭 남겨야 했다. 그래서 무지개 깃발을 들었다."

- 당시 상황이 언론에 많이 보도됐다. 가족들도 알아봤을 것 같다. (4년 전 기사 : "우리도 사람,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외침 뒤로한 채 떠난 문재인 http://omn.kr/n5lx. 해당 기사에 첨부된 동영상 중 뿔테 안경을 끼고 울고 있는 청년이 오 대변인)

"그래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한 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커밍아웃을 하게 됐으니까. 부모님은 아들 뒷모습만 봐도 알아보지 않나. 그날 아들이 뭘 입고 나갔는지도 알고. 그래서 그날 밤 집에 못 들어갔다. 도저히 집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집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 두려웠다. 그날 난생 처음 부모님 허락 없이 외박했다."

- 기습시위를 하기 전 커밍아웃 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했나.

"각오는 했다. 당시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마포 쪽에서 여의도로 넘어가기 위해 한강을 건너는데, 그게 마치 무슨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느낌이었다. 이 강을 넘어가면 내 인생이 엄청 많이 바뀔 것 같았다. 사실 성소수자 입장에선 그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나 성소수자인데, 내 말 좀 들어보라'고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는 행위가 매우 힘겹다. 그런데도 그걸 뛰어넘을 만큼 당시는 절박했고, 분노가 컸다."

- 기습시위 다음날 문재인 후보가 사과했다(관련 기사 : "성소수자에 아픔 드려 송구", 문재인 이틀 만에 사과 http://omn.kr/n5y5).

"일정 부분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데 의의는 찾을 수 있겠지만, 그 사과 역시 반쪽 짜리였다. 자신의 발언이 군대 내 동성애 허용에 반대한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씁쓸했다. 앞으로 있을 문재인 정부 5년도 지난 보수 정부 때와 별로 다르지 않겠구나 싶었다."

- 당시 기습시위 이후 경찰에 연행됐고, 기소유예처분을 받아 헌법소원도 제기한 것으로 안다. 결과는 어떻게 됐나.

"기습시위가 끝난 직후 집시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활동가들이 영등포 경찰서로 이송됐다.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공개적으로 우리의 존재를 부정했기에 우리도 공개적으로 그걸 반박한 것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성소수자 시민 100명 정도가 곧장 경찰서 앞으로 모였다. 과잉 대응이 오히려 분노를 키운 것이다. 목소리가 커지자 당시 문재인 캠프 인권특보였던 박주민 의원이 방문해 얘기를 듣고 가기도 했다.

이후 결과적으로 '기소유예처분'이 났는데, 이것 역시 납득할 수 없었다. 기소유예라는 게 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여러 상황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겠다는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로서 이렇게 심각한 사안에 공개 항의한 결과가 '기소유예처분'이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차라리 기소돼서 법정에서 다퉜다면 무죄가 나왔을 것이라고들 했다. 2018년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올해 3월 최종 기각 판정을 받았다. 여전히 아쉽다."

"성소수자 당사자 정치인 나올 때 돼… 기다리지 않기로"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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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습시위 이후 4년이 지났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성소수자 인권 활동 열심히 했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었는데, 비정규직으로서 겪는 차별이 성소수자로서 겪는 차별과 메커니즘이 똑같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정규직들이 다 받는 밥값을 비정규직이라고 안 준다. 근데 그건 이 사람의 직무 가치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 단지 비정규직이어서다. 성소수자도 마찬가지다. 성소수자도 아무런 합당한 이유 없이 성소수자란 이유만으로 노동, 결혼, 군복무, 주거 문제에 있어서 배제되고 차별 받는다.

자연스럽게 차별 받는 자들끼리 힘을 합쳐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인권위에서 나와 민주노총 법률원에 취직해 수많은 노동 상담을 하면서 그 생각이 더 짙어졌다. 노동 운동과 성소수자 인권 운동 사이의 간극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장 민주노총 내에 성소수자 모임을 만들었다. 민주노총 역사상 처음이었다. 스무명 정도 규모지만, 노동 운동 내 성소수자들의 큰 통로가 되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는데,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육군에서 자행된 '군형법 92조의 6'(동성 군인간 합의된 성관계도 처벌할 수 있게 해 문제가 되는 조항) 군내 성소수자 색출 사건 때문에 피해자가 돼 강제로 전역 당한 분이었다. 군에서 쫓겨난 이후 그분이 민간 직장에 취업을 했는데, 내가 활동하는 걸 보고 노조에 가입했다는 거다. 본인 사건 때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논평도 내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고 노조가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는 거였다.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꼈다. 두 운동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확인했다(관련 기사 : 육참총장에 기습시위 "당신은 동성애자 나치입니까!" http://omn.kr/nec3 해당 기사 사진에서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에 항의하고 있는 시위자가 오 대변인)."

- 지난 4월부터는 청년정의당 초대 대변인을 맡고 있다. 커밍아웃 한 성소수자 중 원내 정당 대변인을 맡은 건 오 대변인이 최초다.

"이제 어떻게든 성소수자 당사자 정치인 하나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소수자들은 계속해서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올해만 해도 변희수 하사와 김기홍 위원장 등 성소수자들이 사망했다. 더 이상 지식인이나 엘리트, 누군가의 시혜나 호혜, 동정에 기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누군가 직접 절박함을 갖고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1순위로 다루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더는 당사자가 아닌 여타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 누군가 나서야 한다면, 누군가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그냥 그 누군가가 돼야겠다, 싶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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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을 택한 이유는?

"2017년 대선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이 나오자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이라고 발언한 사람이 심상정 당시 정의당 후보였다. 심 후보의 그 '1분 발언'을 보고 정의당을 믿게 됐다. 그 모습에 위로도 받았지만, '정치가 이래서 필요한 거구나' 싶었다. 또 정의당은 원내 정당 중 유일하게 100여명 규모의 성소수자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정당이다."

-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목표가 있을까.

"추상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이 있다. 추상적으로는, '어휴 오승재가 있어서, 혹은 정의당이 있어서 성소수자 관련해선 함부로 말하면 안 돼' 이런 게 정치권에 좀 생기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나 때문에 '아 이렇게 얘기하면 정말 큰 코 다쳐,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 취급 받는다니까' 하고 움찔할 수 있도록. 다른 현안 논평들도 물론 다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성소수자 인권 관련 논평을 낼 때는 더 빨리,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그의 최근 논평 중 성소수자 관련 논평으로는 '서울시의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비영리법인 설립 불허 처분 규탄'(8월 26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성소수자 차별 발언 규탄, 동성애 혐오 선동 정치 끝내야'(8월 18일) '이낙연 후보 동성혼 사회적 합의 충분치 않다 발언 비판'(7월 30일) 등이 있다).

보다 구체적인 목표는 선출직 지방의원이 되겠다는 것이다. 지금껏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있었지만, 당선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성소수자 당사자 정치가 지속가능하려면 지역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지역 성소수자들의 의사를 대변해야 하는데, 성소수자들은 그 특성상 각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기능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 성소수자가 지역에 정체성을 드러내는 순간 일상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마포는 상대적으로 알고 지내는 성소수자도 많이 있고, 예술인 등 다양한 주민이 거주하는 곳인데도 그렇다. 성소수자 당사자 정치인이 단 한 명만 나와도, 그 존재적 가능성을 보고 더 많은 흐름들이 뒤따를 거라고 믿는다."

"성소수자는 차별금지법 반대의 알리바이… 민주당, 솔직해져야"
   
- 지난해 6월 정의당이 당론으로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지 1년이 넘게 지났지만, 국회 공식 논의는 여전히 전무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170석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좀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지금까진 국민의힘 핑계를 대왔지만 이번 21대 국회에선 그럴 수도 없지 않은가? 찬성하면 추진하면 되고, 반대라면 왜 반대인지 이유를 설명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다. 지금처럼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만 운운한다면 직무유기, 책임방기라는 거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고 논의를 성숙시켜가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자 책임 아닌가? 일단 각자 입장부터 명확히 해야 공론장이 제대로 열리고 다음 논의를 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차별금지법을 추진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뭐라고 보나.

"두 가지다. 하나는 표다. 어쨌든 재선이 중요한 지역구 의원들 입장에서 교회의 조직된 표는 무시 못한다. 그 부담을 자신의 정치력으로 뚫고 갈 의지는 물론 신념이라도 있는 정치인이 과연 있을까. 당사자가 아니고선 없다고 본다.

두 번째는 재계의 반대다. 현재 차별금지법 반대의 표면상 이유는 성적 지향과 성적 정체성이 되고 있지만, 이는 알리바이로 이용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정규직·비정규직의 고용 형태나 학력 등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점에서 재계의 반대가 큰 것이다. 실제 노무현 정부 때도 차별금지법을 힘있게 밀어붙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재계의 반대였다. 이번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차별금지법을 하면 일자리도 없어진다'고 한 것은 사실 대표적인 재계의 논리라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차별금지법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가 후퇴 비판이 일고 나서야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힌 것 역시 정말 안타깝다(관련 기사 : 차별금지법' 즉답 피한 이재명 "윤석열 답한 다음에" http://omn.kr/1txsy). 민주당이 지금처럼 차별금지법을 계속 미적거린다면 재계와 얽히고설킨 기득권 카르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입증하는 꼴밖에 안 된다."

"시민으로 보라" 그가 대선 주자들에게 던진 질문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대변인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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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차별금지법 같은 가장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전제조차 시원하게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이번 대선이 갑갑할 따름"이라며 거듭 유감을 표했다. 인터뷰 내내 막힘 없던 그는 특히 동갑내기 친구였던 변희수 하사의 죽음에 대해 "당시(지난 3월)가 마침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기간이었는데, 뒤늦게 책임감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때 내가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고 한 번이라도 더 현장에 찾아갔더라면… 하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는 부분에서 울먹였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한마디 한마디 꾹꾹 누르는 듯한 그의 답변이 곧바로 돌아왔다.

- 기습시위로부터 4년이 지나 어느덧 또다시 대선이 다가왔다.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대선 후보들에게 당부하고 싶거나 질문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하나. 차별금지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뭔지 묻고 싶다. 제발 '원칙적으로 찬성하는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소리만 되뇌지 말자. 이번 대선 토론 과정 자체를 '사회적 합의'의 과정으로 만드는 리더십을 보여 달라.

둘. '군형법 92조의 6' 조항 폐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뭔지 묻고 싶다. 이 구시대적 악법에 대해선 이미 유엔과 국제사회에서도 폐지할 것을 여러 차례 권고했다. 국회와 정부의 결단만 남았다. 

셋. 동성 결혼, 생활동반자법(당사자 합의만 있으면 생활동반자 관계를 인정할 수 있게 한 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뭔지 묻고 싶다. 현재 우리의 사회 안전망과 복지 체계는 상당 부분 결혼제도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결혼제도 밖의 성소수자들이 사회 안전망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든 후보들이 지금 당장 복지를 강화하자고 말하면서, 동성 결혼 논의는 뒤로 미루자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성소수자에게 좋은 정책은 여성에게도 좋고, 노동자에게도 좋고, 그 어떤 약자에도 좋다는 말이 있다. 성소수자들이 우리 사회의 차별에 가장 많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이번 대선을 성소수자를 시민으로 대우하는 첫 번째 선거로 만들어 달라. '동성애'라고 통칭해서 손쉽게 발음하지 말고, '성소수자 시민'이라고 정확하게 발음해 달라. 조금 다른 속성이나 행위만 보지 말고, 성소수자라는 한 인간을, 한 사람을 봐 달라. 앞서 낙태 문제가 '애가 생겼냐 안 생겼냐' 하는 행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그 고통을 당하고 있는 한 여성과 인간 존재에로 중심을 이동시키면서 문제가 풀렸듯이, 성소수자도 일상의 한 존재로서 봐 달라. 그리하면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집을 구하고, 똑같이 결혼하고 싶어 하고, 똑같이 군대에 가야 하는 성소수자들의 삶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각 분야의 정책과 공약에 그들의 삶이 스며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사람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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