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 선수단의 일본 도쿄 도착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 선수단의 일본 도쿄 도착을 보도하는 NHK 갈무리. ⓒ NHK

 
아프가니스탄의 패럴림픽 선수단이 극적으로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28일 늦은 저녁 아프간의 장애인 여자 태권도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장애인 남자 육상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가 2020 도쿄패럴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에 입국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도 성명을 통해 아프간을 탈출한 패럴림픽 선수 두 명이 도쿄에 있는 대회 선수촌에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앞서 아프간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공항을 폐쇄하면서 발이 묶여 패럴림픽 참가가 무산되는 듯했다. 지난 24일 열린 개회식에서도 선수단이 자원봉사자가 아프간 국기를 들고 입장했다.

아프간 탈출... 프랑스서 머물다 일본행 

그러나 IPC에 따르면 이 두 선수는 지난 주말 아프간을 탈출해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고, 프랑스국립스포츠연구원(INSEP)에서 훈련과 휴식을 하며 지내다가 전날 도쿄행 비행기에 탑승해 일본에 도착했다.

이들은 패럴림픽의 방역 규정에 따라 프랑스를 떠나기 96시간 전과 72시간 전, 그리고 도쿄 공항에서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IPC는 "쿠다다디와 라소울리는 아프간에서 안전하게 탈출해 프랑스에서 일주일간 머물렀고, 마침내 도쿄의 패럴림픽 선수촌에 도착했다"며 "우리는 이들의 선수촌 입성을 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 선수의 구체적인 탈출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스포츠인권센터, 프랑스패럴림픽위원회, 영국패럴림픽위원회, 세계태권도협회 등 여러 기관의 협력 덕분에 두 선수가 패럴림픽 참가의 꿈을 이루게 됐다"며 "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의 도쿄패럴림픽 참자 의지를 전하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여자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의 도쿄패럴림픽 참자 의지를 전하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IPC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 열심히 훈련한 두 선수는 최고의 무대인 패럴림픽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들이 대회 기간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보살핌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아프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쿠다다디는 앞서 IPC를 통해 "아프간 여성을 대표해 간절히 도움을 청한다. 도쿄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쿠다다디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패럴림픽 여자 태권도 49㎏급 경기에, 라소울리는 3일 남자 육상 400m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도쿄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안전을 위해 취재진이 아프간 선수 및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할 수 없도록 했으며,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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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 아프가니스탄 자키아 쿠다다디 호사인 라소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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