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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회견장을 찾아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회견장을 찾아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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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윤희숙 의원 부친이 매입한 세종시 땅과 관련해 농지법·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다는 결과를 통보하면서 또다시 시끄럽다. 하루가 멀다고 터져나오는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소식을 접하는 짜증과 부끄러움은 모두 국민들의 몫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학자 출신으로서 당내 경제통으로 주목받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여당의 임대차 3법 처리에 반대하면서 '나는 세입자입니다'는 연설로 화제를 모으며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으며,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투기 의혹 등에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윤희숙 의원이 정작 부동산 투기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것은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윤희숙 의원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윤 의원은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눈물을 흘렸으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를 만류하는 모양새다. 보수 언론들은 윤희숙이 책임정치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칭찬 일색의 사설과 기사를 내보내기에 바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을 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12명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했지만, 출당조치 된 비례대표 2명을 제외하면 10명이 여전히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 때문에 국민의힘과 윤희숙 의원의 행보가 상대적으로 돋보이게 된 효과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국민의힘과 윤희숙 의원의 전략은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에 성공했고, 윤희숙 한 명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다른 11명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강기윤 김승수 박대수 배준영 송석준 안병길 이주환 이철규 정찬민 최춘식 한무경)을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제 윤 의원의 의원직 사직안건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지도 미지수다. 윤 의원에 대한 사직 안건을 의결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내로남불' 지적과 비판 민심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윤희숙 의원이 해명한 것과 다른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윤희숙 의원은 부친이 '실제 농사를 지으려 농지를 취득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2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윤의원 부친이 "(땅을) 사면 앞으로 산업단지가 생기고 그 건너에 전철이 들어오고, 농사를 지으려고 생각을 했는데 농사짓다가 보면 이럴 수도 있겠다, 욕심이 생기더라"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투자 목적을 염두에 두고 땅을 매입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

또한 윤 의원이 2003년부터 2016년 말까지 KDI에 근무했고, 2016년 윤 의원이 세종시에 있는 KDI에 근무할 당시에 KDI가 인근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을 근거로 윤 의원의 부친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 미공개 정보를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윤희숙 의원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과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만약 내가 결백하다면 당신들도 사퇴를 해야한다'고 겁박하는 것은 결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본인이 결백하다면 '국가수사본부' 수사를 통해서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모든 의혹을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 순리이다.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종부세 개정에 따른 보유세 변동 추산 결과
 종부세 개정에 따른 보유세 변동 추산 결과
ⓒ 장혜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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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떠들썩한 지금, 국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 결과를 발표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선을 완화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종부세법 개정안은 30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기존에 종부세 과세 대상이었던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1억 원 사이에 있는 고가주택 보유자 약 9만 명의 종부세가 면세된다. 또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세무사의 조력을 받아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2.2배이나 감세 혜택은 6.7배 차이가 나서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일수록 보유세 감세 혜택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봐도 명백한 부동산 부자감세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데 이런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자산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서 집 없는 세입자 서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보유세를 높여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과세 형평성을 높여가야 할 정치권이 정반대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사생결단으로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국회 안에서는 마치 하나의 당인 것처럼 합심해서 부동산 부자들에게 감세해주는 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힐 뿐이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추미애 후보의 국토보유세, 이낙연 후보의 토지공개념 3법, 이재명 후보의 징벌적보유세 등이 바로 그것이다.

내용과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 기저에는 '토지공개념'을 실현해서, 불로소득 차단,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의 공공재인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보유세를 부과하여 필요 이상의 토지를 소수가 독과점하고 있는 것을 막고, 확보된 세수를 활용해서 공공재인 국토를 이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복지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발상이다.

희망 고문 멈추고 레토릭 정치 그만해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11억' 상향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주먹을 맞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11억" 상향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주먹을 맞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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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쯤에서 질문을 해야 한다. 이 좋은 제도를 본인들이 당 대표일 때, 국무총리일 때, 법무부 장관일 때, 정권의 실세일 때 왜 추진하지 않은 것인가? 정권 말기에 마치 대통령이 되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처럼 얘기하지만, 정작 본인들에게 그런 권한과 책임, 그리고 세상을 바꿀 힘이 주어졌을 때는 왜 하지 않았는가부터 얘기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 171명 국회의원이 대선후보 캠프에 소속되어 각 후보들을 지원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대선주자들이 앞에서는 국토보유세, 토지공개념3법, 징벌적보유세를 소리높여 외치지만 국회에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민의힘과 손잡고 정반대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런 이율배반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놔야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실제로는 할 마음이 없으면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게 느껴진다. 자신들이 마치 새로운 개혁의 적임자인 것처럼 포장하고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레토릭 정치'를 이제 멈춰야 한다. 정치인들의 그런 말에 희망을 걸었지만 실제로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삶의 현실은 후퇴한 것에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집 없는 세입자 서민들의 삶은 전월세 대란, 주거비 상승, 벼락거지 등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엄청나게 벌어지는 자산 격차에 하루하루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 지금 이 세상에서 꿈이 무슨 소용인가, 이번 생은 망했다며 수많은 청년세대들이 절망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27번이나 발표하고 임대차 3법과 종부세 인상안을 자신들이 통과시켜놓고서는 그 종부세의 고지서를 다시 고치는 역주행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등록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종부세 0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 과도한 세제 혜택 폐지도 없던 일로 됐다. 만 60세 이상 은퇴한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종부세를 주택 상속·매도 시까지 납부 시기를 미뤄주는 과세이연제도 도입도 무산됐다.

오락가락 계속 바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집값을 잡기는커녕, 시장에 불신과 혼란만 조성하고 있다. 도대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윤희숙 의원의 '사퇴쇼'를 비난하고 비웃기 전에 민주당 스스로의 부동산 역주행을 성찰하고 당장 멈춰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정재민씨는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언론사에도 송고되며 필자의 개인블로그(https://blog.naver.com/hcry99)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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