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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친의 세종시 논 구입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친의 세종시 논 구입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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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국회의원직 사퇴 선언으로 응수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신은 부친의 세종시 농지 소유 사실을 올해 8월 초쯤 권익위의 소명 요구로 인해 처음 알았고, 부친의 농지법·주민등록법 상 불법성이 있다는 것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의힘에 결과를 통보한 지난 8월 23일에 알았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로 판명난다면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중에 취득한 비공개 정보로 부친의 세종시 농지 매입에 관계했을 가능성은 사실무근이 된다. 윤 의원은 자신을 향한 큰 의혹 하나를 덜게 되는 셈이다.

국민권익위는 윤희숙 의원 부친의 농지법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를 지적했다. 그런데 27일 논박이 부친의 농지 취득과 윤 의원의 역할 여부를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부친의 주민등록법 위반 관련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윤 의원은 부친의 세종시 전입에 대해서 잘 몰랐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런데 부친의 세종시 전입을 둘러싼 의문을 푸는 것은 주민등록법의 위법 여부를 규명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윤 의원이 부친의 세종시 농지 소유를 2021년 8월 초에 알았고, 부친의 농지법·주민등록법 상 불법성을 권익위 통보 후에 알았다는 주장의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또 다른 열쇠가 된다. 

권익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서울 동대문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던 부친은 2020년 12월 22일 본인 소유 농지가 있는 세종시 전의면으로 전입했다. 그러다가 2021년 7월 26일에 원 주소지였던 서울 동대문구로 재전입했다. 그런데 부친 전입 시기나 동기를 살펴보면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부친의 세종시 전입 의문 몇 가지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2021.8.26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2021.8.2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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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부친의 전입 시기 문제다. 윤희숙 의원의 부친은 2020년 12월 22일 세종시 전입 당시 85세의 고령이었다. 또한 당시는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심각해졌던 시기였다. 건강에 각별히 유념해야 하는 고령 노인이 한 겨울에 농사를 짓기 위해 주거조건이 취약하고 의료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전입한 것이다.

우려되는 일이 많고 번거롭더라도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전입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윤 의원이나 부친이 밝힌 바로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제시되진 않았다.

윤 의원 측은 '부친이 농어촌개발공사와 맺은 임대차 계약(2016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이 끝나가기에 자경 준비를 위해 세종시 전의면으로 전입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어촌개발공사와의 계약만료일은 2021년 6월로 전입 시점 기준으로 약 6개월 이상 남았었다.

의문점은 또 있다. 윤 의원 부친은 전입까지 하면서 '자경'에 의욕적이었지만, 전입한 지 불과 열흘만에 자경을 포기하고 2021년 1월 3일 새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자경 준비를 이유로 한겨울에 농촌으로 전입했다가 왜 금방 마음을 바꾼 것일까. 

윤 의원 부친이 주민등록을 이전한 곳의 집주인이자 부친 농지 임대차 농작인은 <노컷뉴스>에 '2020년 12월에 (윤희숙 의원 부친이 우리 집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이쪽에 살 집을 구해보고 그랬는데, 사모님이 아프시다는 바람에 올해 7~8월쯤 다시 (서울 동대문구 집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런데 윤 의원 측은 모친의 건강에 대해서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8월 25일 사퇴 선언 후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서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적었다. 모친의 건강이 2016년에 악화됐다는 것이다.

부친 땅 경작인의 설명과 윤희숙 의원의 해명 사이에 '모친의 건강 악화'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5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2020년 12월의 윤희숙 의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거취에 대한 보도 변화. 2020년 12월 18일엔 '불출마 가닥'으로(왼쪽), 며칠 뒤인 12월 23일엔 '서울시장 후보 출마 가능성 다시 거론'으로 보도됐다. 이미지는 '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거취에 대한 보도 변화. 2020년 12월 18일엔 "불출마 가닥"으로(왼쪽), 며칠 뒤인 12월 23일엔 "서울시장 후보 출마 가능성 다시 거론"으로 보도됐다. 이미지는 "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 조선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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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이런 행적이 당시의 윤희숙 의원의 정치 행보와는 무관했을까? 윤 의원은 올해 8월 초에 부친의 세종시 전입 사실 자체를 알게됐다고 했다. 그 전에는 몰랐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윤 의원의 2020년 12월 행보를 따라가 보면 의문점이 생긴다. 

2020년 하반기부터 윤 의원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그는 국민의힘 21대 초선 국회의원 중에서 발군의 에이스였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임대차3법 반대 연설로 일약 스타로 부상한 후 2020년 12월 11일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공천에 영향력을 가진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호감을 표시했고, 나경원, 오세훈, 이혜훈 등 자주 등장했던 후보들 대신 참신한 대안으로 부각됐었다. 윤 의원 자신도 서울시장 출마를 계속 언급했다. 

그런데 윤 의원은 12월 말이 될 때까지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었다. 그 사이 그는 국민의힘 당 공천관리위원으로 거명됐다. 당시 언론은 그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하면 불출마, 불참하면 선거 출마한다고 봤다. 윤 의원은 12월 21일께엔 공천관리위원회 참여로 기울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불참하는 듯하다가 12월 23일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됐다. 결국 12월 24일 국민의힘은 윤 의원이 빠진 공천관리위원 명단을 발표한다. 그러나 윤 의원은 서울시장 경선에 불참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세종시 전입의 상관관계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이 지난 2016년 사들인 세종시 전의면 농지(10,871㎡, 3288.46평)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이 지난 2016년 사들인 세종시 전의면 농지(10,871㎡, 3288.46평)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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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의원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부친의 세종시 전입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런 반문이 가능하다. 세종시로 전입한다고 해도 2016년에 농지를 취득했고, 자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 윤 의원에게는 아무런 실익이 없는 것 아닐까. 농지법 위반 가능성 때문에 '정무적' 차원에서 전입했다면, 대통령선거 출사표를 던진 후인 2021년 7월에 왜 다시 서울로 재전입했나.

그러나 정치적 이익이 아예 없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 재산등록 시 부모가 독립생계를 꾸린다는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그 때문에 부모의 재산 현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장 출마 등으로 가족관계가 알려지면 제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예상할 수 있다.

부친의 농지 소유는 전입 여부와 상관 없이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세종시 전입으로 공격의 예봉은 무디게 할 수 있다. 부친은 농어촌개발공사와 합법적으로 5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자경 준비를 위해 세종시로 이사를 갔다는 외양을 갖추게 된다. 리스크를 제거할 순 없지만 영향력은 감소시킬 수 있다.

2021년 1월 초, 윤희숙 의원이 보궐선거 출마를 하지 않았다. 그때 부친은 자경 방침을 철회하고 새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애초 이런 의혹은 풍문 수준 이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없었다. 윤 의원은 재산등록과 공개의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이지만, 부모의 재산은 독립생계를 이유로 고지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LH 임직원의 불법 투기로 촉발된 시민의 분노로 국회의원 및 직계존비속 부동산 전수조사가 실시되면서 노출됐다.

27일 윤희숙 의원의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으로 그는 '진실 게임'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윤 의원에게 거짓이 있다면 윤 의원은 거짓으로 사퇴의 변을 밝힌 드문 사례가 될 것이다. 그가 평소 강조해왔던 '정치인의 책임성'에 어긋난다. 스스로 말한 '정치인의 책임'에 어울리는 해명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철영씨는 전 국회의원 보좌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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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보좌관, 국회 정책전문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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