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26 15:22최종 업데이트 21.08.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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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이 기사에 대한 후원(좋은 기사 원고료)는 미얀마 언론인 모임 MPA의 연대단체인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를 통해 현지에 전달돼 미얀마 언론과 민주주의를 위해 쓰입니다.
[편집자말]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취재하기 위해 곳곳을 누빈 미얀마 기자들. ⓒ MPA


한없이 무거운 상을 받았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5월 보도했던 '두 여성의 5월' 기획이 올해 5.18 언론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5.18 41주년 특별기획 - 두 여성의 5월 http://omn.kr/1t9pv)

이 기획은 41년 전 광주의 참상을 외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한 프랑스인 여성 콜렛 누아르(Colette Noir)와 한국인 여성 고 정양숙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5.18 직후 진실이 담긴 유인물과 녹음테이프를 외부로 전파한 두 사람은 당시 서슬 퍼렇던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문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콜렛 누아르는 외국인으로선 유일하게 5.18로 인해 소환조사(서빙고 국군보안사령부 대공분실)를 받았고, 정양숙은 당시 고문의 후유증으로 2016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5.18 당시 광주 밖에서 이뤄진 노력을, 특히 두 명의 여성이 켜켜이 쌓아 올린 역사를 알릴 수 있어 저로서도 의미 있는 5월을 보냈습니다.
 

제11회 5.18언론상(5.18기념재단·광주전남기자협회 주관, 한국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후원) 시상식이 24일 오후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에서 진행됐다. <오마이뉴스>의 '5.18 41주년 특별기획 - 두 여성의 5월'을 비롯해 4개 취재물이 5.18언론상을 수상했고, 파울 슈나이스(Paul Schneiss) 목사가 공로상을 받았다. ⓒ 5.18기념재단

 
앞서 말씀드렸듯, 이번 5.18언론상을 수상한 기획엔 프랑스인 여성이 등장합니다. 지난해에도 <오마이뉴스>는 '이방인의 증언'이란 기획을 통해 5.18 당시 광주를 생생히 목격한 미국 평화봉사단의 이야기를 다뤘었습니다. 이들 역시 '5월 광주'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외국인들입니다. (5.18 40주년 특집 - 이방인의 증언 http://omn.kr/1pv4d)

국가폭력을 마주한 시민들에게 해외에서의 연대활동은 너무도 간절한 소망이자, 희망의 끈과 같은 존재입니다. 1980년 광주를 위해서도 콜렛 누아르,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들을 포함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국내외에서 움직였고, 이는 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2021년 미얀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특히 미얀마 기자들은 강제 폐간과 해직, 체포와 고문 등 고통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생계조차 유지하기 힘든 미얀마 언론인들은 무엇보다 쿠데타 세력의 폭압 때문에 취재와 보도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것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현지 기자들과 꾸준히 소통해온 <오마이뉴스>는 최근 그들과 머리를 맞대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겪고 있는 두 가지 어려움, 즉 어렵게 기사를 완성해도 이를 널리 알리기 어려운 상황과, 폐간과 해직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마이뉴스>는 미얀마 기자들이 현지 취재를 통해 보내온 기사를 번역해 한국어와 미얀마어로 동시에 보도하고, 기사들을 매개로 그들을 위한 지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긴급캠페인 : 나는 미얀마 기자다 http://omn.kr/1uv2i)

1980년 광주가 그랬듯, 2021년 미얀마도 해외의 연대를 절실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도 무겁고 소중한 5.18언론상의 상금을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취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 기자들에게 보내고자 합니다. 조심스레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전해봅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취재하기 위해 곳곳을 누빈 미얀마 기자들. ⓒ M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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