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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너스아일랜드에서 바라본 자유의 여신상과 스탠트아일랜드로 가는 무료 페리
 거버너스아일랜드에서 바라본 자유의 여신상과 스탠트아일랜드로 가는 무료 페리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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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거리를 걷다보면 무료 코로나 검사 부스를 종종 본다. 나도 검사를 한번 받아볼까 하다가 검사 받고 기다리는 그 초조한 시간이 싫어서 그냥 지나치곤 했다. 사람이 많은 타임스 스퀘어 같은 곳에는 부스 두 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자연사 박물관 내에서는 백신 접종 부스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코로나와 관련된 부스를 발견할 때마다 기록 삼아 사진을 찍어 두었다.

부스를 확대해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부스 운영 홈페이지 주소를 발견했다. 검색해보니 유료인 CtiyMD와 달리 어떤 코로나 검사도 무료이다. 친절하게 센터 몇 군데 주소와 영업시간까지 적어 두었다. 이곳에서 검사 받고 안전 귀국한 한국 사람들이 꽤 있다는 블로그 소개글이 있었다.

다양한 얼굴을 지닌 도시, 뉴욕
 
타임스 스퀘어
 타임스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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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다양한 얼굴이 상존한다. 예약하지 않으면 받아주지 않은 의료 센터가 있는가 하면 전액이 무료인 곳이 있다. 주거지 또한 원룸에 한 달 월세가 3000달러(한화 약 350만 원)인 곳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정부 아파트가 있다. 정부 아파트는 주로 갈색으로 겉모양을 구분하고 대개 흑인들이 거주한다.

며칠 전 브루클린 박물관을 방문하고는 프로스펙트 공원을 걷다가 그랜드 아미 플라자 옆 브루클린 공공도서관으로 들어간 적이 있었다. 도서관 건물 입구가 금장식물로 된, 흡사 이집트 박물관과 같았다. 건물 앞 광장에는 파라솔 아래에서 휴가 나온 사람들처럼 책을 읽으면서 여름 한낮의 더위를 쫓고 있는 듯 여유로워 보였다. 교차로에는 푸드 트럭과 공연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공공도서관 내부는 대형 대학도서관처럼 규모가 컸다.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 시설, 각 코너마다 사람들이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와 책상이 있었다. 어린이 도서관에 들어갔을 때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그림이 벽 가득 채워져 있어서 미술관에 온 듯했다. 무엇보다도 화장실에서 섬세한 배려를 발견할 수가 있었는데 출입구 옆에 설치된 자판기에서였다.

자판기 손잡이 옆에 'Free'(무료)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호기심에 손잡이를 당겨보았더니 탐폰 두 개가 나온다. 너무 신기해서 다시 해보니 또 나온다. 맨해튼 2시간 주차 요금이 60달러(한화 약 7만 원) 정도. 그것도 주차할 공간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먼저 주차할 장소를 예약하고 주차해야 한다. 이렇듯 물가가 비싼 곳이기도 하지만 선진국의 위엄인 듯 생필품은 의외로 싸다.
  
거버너스아일랜드에서 바라본 맨해튼 풍경
 거버너스아일랜드에서 바라본 맨해튼 풍경
ⓒ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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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위엄은 수많은 박물관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각 보로마다 박물관이 있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지구상의 모든 것들을 전시해 놓은 듯한 자연사 박물관, 세계 현대 미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모마(MoMA), 미국 현대 미술을 관람할 수 있는 휘트니 미술관 등.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길거리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길거리 공연도 종종 볼 수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전시장은 맨해튼 그 자체가 아닌가 싶다. NYC 페리를 타고 루스벨트아일랜드에서 Wall Street까지 갈 때 보는 맨해튼의 건축물들. 롱아일랜드시티에서 조깅하면서 바라보는 맨해튼의 야경. 제각각 독특한 디자인이어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이 아름다운 빌딩은 밤이 되면 눈이 더 부시다.
 
롱아일랜드시티에서 바라본 맨해튼 풍경
 롱아일랜드시티에서 바라본 맨해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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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맨해튼 한가운데에 공원이 있다. 이들이 센트럴 파크를 왜 뉴욕의 오아시스라고 부르는지 구겐하임 미술관을 갔다가 공원을 걸으면서 절실히 느꼈다.

잔디밭과 울창한 숲으로만 이루어진 곳이 아니라 군데군데 호수가 있고 호수에서는 카약을 타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데이트하는 사람, 혼자서 사색하는 사람 등 모두들 최고의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벨베데레 성(Belvedere Castle)은 전망대 역할까지 했다. 그리고 1947년부터 운행되고 있다는 관광객을 태운 마차까지도. 그곳은 분명 콘크리트 빌딩 숲과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다른 시간이 흐르는 곳 중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섬 중의 섬을 소개하자면 거버너스아일랜드(Governor's Island)일 것이다. 이름 그대로 '주지사의 섬'이란 뜻을 지닌 맨해튼 옆의 작은 섬이다. 그곳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다. 거버너스아일랜드는 여름에만 문을 연다. 배터리 공원에서 페리를 타야 도착할 수 있다. 티켓 요금은 3달러(한화 약 3500원). 왕복 요금이다.

5~8분 정도면 도착한다. 섬 중앙에는 군대 막사 건물을 이용해 학생들의 교육이나 놀이시설로 탈바꿈해서 운영하고 있다. 해먹 그루브, 작은 풀장 등 아기자기하게 잘 가꾸어 놓았다. 이동 화장실과 자판기는 잘 관리되어 있고 오목조목 낮은 둔덕에 올라서면 수풀 사이로 만개한 꽃들을 볼 수가 있다.
 
리틀아일랜드
 리틀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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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1일에 오픈한 미국 뉴욕 맨해튼 허드슨 강에 있는 조그마한 인공섬도 볼 만하다.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섬인 리틀아일랜드. 백만장자 배리 딜러와 그의 아내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유명한 디자이너 토마스 헤데윅이 디자인한 리틀 아일랜드는 물에 떠 있는 나뭇잎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독특한 형태의 받침대가 특징적이다.

입장은 오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가능하지만 사람이 북적거리는 정오부터 6시까지는 방문자 수를 조절하기 위해서 온라인 예약을 한 사람만 들어갈 수가 있다. 거버너스아일랜드가 피크닉을 즐기기 위한 장소라면 이곳은 커피 한 잔 들고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공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쉼터이다.
 
바셀
 바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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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50일간 머무르면서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내가 뉴요커라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은 지하철을 탔을 때이다. 다양한 인종들이 그곳에 섞어서 앉아 있다. 머리 스타일도 옷 입는 것도 다르다. 하지만 한 공간에 각자의 목적지를 위해서 함께 공존한다.

그렇다면 뉴요커라는 것은 다양성 즉 다양성을 창조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껏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이 오늘날까지 '잘' 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다시금 생각해보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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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차노휘는 소설가이다. 2016년부터 도보 여행을 하면서 ‘길 위의 인생’을 실천하고 있다. 200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얼굴을 보다〉가 당선되었고 저서로는 소설집 《기차가 달린다》와 소설 창작론 《소설창작 방법론과 실제》, 여행 에세이 《쉼표가 있는 두 도시 이야기》 와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 장편소설 《죽음의 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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