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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코인·부동산 등 재테크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경제지 구독이 크게 늘었고, 특히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뜻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은 이런 현상 속에서 과연 경제지를 보면 경제를 제대로 알 수 있는가, 경제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경제지들이 알리지 않거나 혹은 알리지 못한 우리 사회 이야기를 MZ세대 관점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나눠볼 예정이다.[편집자말]
▲ 경제지 힘은 광고? 언론자유 최대의 적은 ‘광고주’? |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EP.04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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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지난 3회 방송 '♥재용, 광복절 특사론 말도 안 되는 이유'에서 한국경제 성장을 이유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별사면론을 적극 주장한 경제지 보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4회를 준비하며 근본적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경제지는 왜 이렇게 재벌과 대기업에 우호적인 기사를 쓰는 것일까, 재벌과 대기업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기사는 왜 찾아보기 힘들까. 

재벌·총수 미화, 노동문제 외면

올해 사례 중 세 가지만 꼽아보겠습니다. 4월 28일 삼성전자는 故 이건희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 계획과 의료사업 지원, 미술품 기증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보도 가치가 큰 사안입니다. 그런데 경제지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이 전 회장 유산의 상속세 납부와 일부 기부에 대한 과도한 띄워주기가 만연했고, 일부는 사실이 틀리거나 중요한 사실이 가려지기도 했습니다. 
 
故 이건희 회장 상속세 납부를 ‘마지막 선물’로 표현한 한국경제(4/29)
 故 이건희 회장 상속세 납부를 ‘마지막 선물’로 표현한 한국경제(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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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이건희의 마지막 선물…유산 60% 국민 품에'(4월 29일)는 이 전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와 기부를 합쳐 "이건희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6조 원의 유산 중 60%를 세금과 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되돌려주기로 했다"라며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사회 환원"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매일경제> '이건희 재산 60% 국민에게…의료‧예술 통큰 기부'(4월 29일)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삼성 총수 일가는 세금과 문화·의료공헌을 합쳐 15조 원 중반대에 이르는 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다"고 전하며 "고인의 추정 재산 26조1000억 원 중 60%에 달한다"고 비율을 한 번 더 강조했습니다. 

국민이라면 당연히 내야 할 상속세 납부와 대국민 약속을 하고도 13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이행하게 된 기부를 '마지막 선물'이라며 띄워주고 미화한 것도 낯뜨겁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사실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故 이건희 회장 유가족은 상속세 12조 원을 5년간 분할 납부할 것이며 1조 원을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전문병원 건립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내놓고, 미술품 2만여 점을 기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에 정해진 대로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를 제외하면, 실제 기부액은 3~4조 원으로 이 전 회장 재산의 11~15% 수준입니다. 그런데 '60%에 달한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 것입니다. 

게다가 의료분야 1조 원대 기부는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비롯됐습니다. 삼성그룹 출신 김용철 변호사 내부고발로 시작된 당시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는 4조 5천억 원 규모의 이 전 회장 차명재산을 찾아냈고,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실명 전환한 차명재산 가운데 벌금과 세금을 제외하고 남은 돈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던 것입니다.

결국 13년간 약속을 지키지 않다가 이 전 회장이 사망한 후에야 이행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겁니다. 하지만 경제지는 이런 사실과 문제점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삼성과 총수를 향한 우호적 보도는 넘쳐나지만, 삼성 노동문제 보도는 경제지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최소 10건의 산업재해 사고가 감독기관에 보고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3월 11일에는 <한겨레> [단독]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10명 중 4명, "산재 신청 않고 개인치료 등 대체"'를 통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10명 중 4명이 산업재해를 신청하지 않고 개인 치료로 대체해왔다는 게 알려졌습니다. 6월 6일에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노조가 처음으로 집단 산업재해를 신청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간 경제지는 한 건의 관련 보도도 싣지 않았습니다.

삼성 보도자료 받아쓰기

대신 경제지가 열심히 보도하는 게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뉴스룸'(언론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삼성전자 공식소통 채널) 받아쓰기 보도입니다. 민언련은 6개 종합일간지와 3개 경제일간지를 대상으로 언론이 '삼성전자 뉴스룸' 보도자료를 얼마나 보도에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8월 1부터 8월 12일까지 발표된 '삼성전자 뉴스룸' 보도자료는 16개였고, 9개 종합·경제일간지가 이를 인용해 3일 이내 보도한 기사는 총 61개였습니다.

보도자료 발표 3일 이내 이를 기사로 가장 많이 받아쓴 곳은 경제지였습니다. 서울경제가 14건(87.5%)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경제> 12건(75.0%)과 <매일경제> 11건(68.75%) 순으로 보도된 비율이 높았습니다. 삼성이 보도자료 10개를 내면 7개는 경제지에서 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보도자료를 3일(휴일 제외) 이내 보도한 비율(8/1~8/12)
 삼성전자 뉴스룸 보도자료를 3일(휴일 제외) 이내 보도한 비율(8/1~8/12)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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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들이 삼성을 비롯한 재벌과 총수일가에 대해 왜곡·과장해 편들기 보도를 하고 비판적 내용은 축소 내지 무보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은 언론의 비판 및 감시 대상이기도 하지만 광고주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도 경제지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20년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종이신문 매출액 3조 4028억 원에서 광고수입은 2조 2909억 원으로 67.3%를 차지했습니다. 경제일간지는 매출액 8231억 원에서 광고수입이 6650억 원으로 80.8%를 차지해 종이신문에 비해 광고수입 비율이 13.5%p 높은 비중을 보였습니다.

한국광고총연합회 '2020년 100대 광고주별 매체비 현황' 자료를 보면, 신문부문 광고비 1위 광고주가 삼성전자(969억 3444만 원), 2위가 삼성화재(418억 4057만 원)라는 점에서 삼성이 신문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100대 광고주별 매체비 현황. 신문부문 광고비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삼성화재가 차지하고 있다.
 2020년 100대 광고주별 매체비 현황. 신문부문 광고비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삼성화재가 차지하고 있다.
ⓒ 한국광고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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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 제한 1위 '광고주'

광고주인 기업의 영향은 언론사뿐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크게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자들의 의식조사에서 기사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주체로 정치권력보다 광고주를 우선으로 꼽는 경향은 여전히 높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19 한국의 언론인' 조사 결과, 언론인들은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 1위로 광고주(68.4%)를 뽑았습니다. 이때 경제일간지 기자들의 90%가 광고주가 언론 자유를 제한한다고 응답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기자들이 광고주 문제에 부담을 느끼는 체감도 높습니다. 매일경제 종합편성채널 MBN 기자 출신 A씨는 "평기자가 당장 광고주를 (기사 압박 요인으로) 떠올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데스킹을 하는 차장, 부장급들이 기업 홍보팀·고위 간부와 친해 기사 톤다운이나 내용 수정을 요청해 우회적 압박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스크가 모 기업 상무와 형, 동생하는 사이로 (전화) 통화로 함께 기사 톤을 논의하는 경우를 본 적 있다"는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인이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광고주’를 꼽은 응답비율은 68.4%를 기록했다.
 언론인이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광고주’를 꼽은 응답비율은 68.4%를 기록했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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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별로는 경제일간지 기자 90%가 언론 제한 요인으로 광고주를 꼽았다.
 매체별로는 경제일간지 기자 90%가 언론 제한 요인으로 광고주를 꼽았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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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유난히 경제지는 광고주인 대기업과 연결고리가 긴밀할까요? <미디어오늘> 손가영 기자는 경제지 내부 견제가 약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종합일간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취재원으로 존재하고, 사회부가 경제권력을 감시하고 기업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경제지는 이런 역할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손 기자는 2019년 경향신문 'SPC그룹 기사 삭제 사태'를 긍정적 사례로 꼽으며 "경제지 내부에선 (경향신문과 같은) 건강한 내부 비판과 논란이 벌어진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실제로 만나본 경제지 기자들이 기사와 광고 거래에 대해선 체념적으로 말한다"며 경제지가 경제권력 집단을 견제하지 못하고 기업 편향적 시각으로 보도하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4회 "경제지 힘은 광고? 언론자유 최대의 적은 '광고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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