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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약으로 납품하던 농·수·축협, 경쟁입찰로 전환
원주원예농협·축협 "그동안 손해 보면서 납품했는데"


최근 발생한 군 장병의 부실급식 문제가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장병 급식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국방부 급식체계 개선안이 시행되면 지역 농입인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이광재·송기헌 국회의원은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원주 농·어업 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방부 이복균 군수관리관(국장)이 참석해 최근 논의되는 군 급식 개편안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군 급식에 들어갈 각 품목을 정해놓고 후에 메뉴를 결정했는데 앞으로는 메뉴를 먼저 정하고 후에 식자재를 조달받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농·수·축협과 식자재를 계약해 조달받는 지금 방식도 향후엔 조달청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된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50여 년간 유지돼오던 군 급식 조달 체계가 급격하게 변화될 것이란 예고였다. 그동안 군은 농·수·축협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식자재를 공급받아 왔다. 매년 전군에 필요한 급식량과 급식재료를 정해놓고 이에 맞춰 농·수·축협이 공급해왔던 것. 원주에서도 원주축협과 원주원예농협을 통해 농가들이 농·축산물을 납품했다. 그런데 최근 부실급식 논란이 발생하면서 장병들의 메뉴 선택권이 강조됐다. 

기존 '선(先) 조달, 후(後) 메뉴' 방침이 '선 메뉴, 후 조달' 방식으로 바뀌게 된 것. 이는 중앙에서 일괄 결정하던 급식 메뉴가 각 사단 사정에 맞춰 결정되는 것을 의미했다. 자연스레 지역 농가들도 이에 맞춰 농산물 품목과 생산량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이도 식자재를 납품하던 지역 농협들이 급식 적격업체로 지정됐을 때나 가능하다. 국방부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식자재를 조달받으면, 식품 단가를 저렴하게 내놓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농가 입장에선 군부대 판로가 사라지는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17일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쏟아졌다. 원주축협 한 조합원은 "올해 들어 달걀 단가가 급격히 올랐는데 우리는 군과의 관계를 생각해 이보다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식재료를 납품했다"며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되면 손해 보면서까지 군에 납품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원예농협 심상돈 조합장도 "경쟁입찰 방식의 폐해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오십 년 동안 농가들이 군과 계약을 유지하려고 애써왔는데 경쟁입찰 방식이 도입되면 농민들 가슴이 찢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이복균 군수관리관은 "그동안 농·수·축협에서 양질의 재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한다"면서도 "장병들이 원하는 급식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식재료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해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원예농협 심상돈(좌) 조합장은 국방부가 경쟁입찰방식으로 군 급식 체계를 개편하면 농가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초농협 고영길 조합장은 국가가 농촌 고령화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원예농협 심상돈(좌) 조합장은 국방부가 경쟁입찰방식으로 군 급식 체계를 개편하면 농가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초농협 고영길 조합장은 국가가 농촌 고령화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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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엔 일할 사람 없을 것"…부론면·귀래면 중위연령 61.6세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농업인들은 농촌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농가엔 고령 인구가 가득하고 일할 사람은 없어 농촌 소멸이 우려된다는 것. 일개 농협이나 지자체가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국가 차원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원주 읍·면 지역 평균 연령은 49.5세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42.9세보다 6.6세나 많았다. 중위연령은 51.9세를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곳은 부론·귀래면이었다. 이곳의 중위연령이 61.6세를 기록했기 때문. 뒤를 이어 신림면 61.3세, 호저면 59.2세, 소초면 54.8세 순으로 높았다. 중위연령이 60세를 넘기다 보니 농촌 현장에서는 70~80대가 '농사 주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도시 같으면 한가로이 은퇴 생활을 즐길 나이인데 시골에선 고령의 농업인들이 논·밭을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소초농협 고영길 조합장은 "우리 조합만 해도 1천11명 조합원 중에 60세 이상이 807명이나 된다"라며 "지금 당장은 괜찮다 하더라도 10년 후를 생각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초농협은 농촌 고령화로 지난해부터 농사 대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 수요는 넘치지만, 기계비와 인건비 부담에 못 이겨 이를 대폭 확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부론면 임통달 씨도 이날 간담회 참석해 "향후 10년 정도 지나면 노지 농사짓는 분들이 사라질 것 같다"며 "다른 산업은 선진화를 이뤄가는데 농촌은 농가소득이 줄어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인들은 고령화 대책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처럼 일개 지역 농협이나 지자체가 감당하기엔 부담이 막중하다고 지적한 것. 고영길 조합장은 "지자체에서 보조를 강화하고 국가에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대책을 만들어 농촌 소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원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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