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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에게 반려견은 가족 그 이상 혹은 인간이 느끼는 외로움이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반면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으로 인한 고민은 다양하다.

특히 여름 휴가 또는 여행을 갈 때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고심하게 된다. 2019년 가을 초코와 가족이 된 이후 다음 해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였다. 당연히 여행을 가기 어려워 포기하였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가족들끼리 지낼 수 있는 곳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상 코로나19보다 더 큰 고민은 어쩌면 우리 집 반려견 '초코'라고 할 수 있다. 이 녀석을 홀로 두고 갈 수도 없고 누군가에게 맡기기에도 부담스럽다는 사실이다. 나는 당시 반려견과 함께 여행 혹은 휴가를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지인으로 알고 지내는 부부와 식사를 하면서 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그 부부는 반려견을 한 마리를 키우는데, 반려견을 가족 이상으로 끔찍이 아끼는 분들이다. 가끔 만나더라도 늘 휴대전화 속의 반려견 사진을 보여주었고 사진 속 강아지를 보면서도 애틋한 눈빛을 보내는 그런 따뜻한 분들이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름 휴가

이런저런 대화가 오가던 중 '여름 휴가' 이야기가 나왔다. 그 부부는 이전부터 반려견을 데리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며 반려견과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속으로 놀라며 기뻤다. '아! 그런 곳이 있었구나'!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한번도 내색한 적은 없지만 나의 고민이 한방에 해결되는 듯한 환희를 느꼈다. 마치 내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기분으로 마음속으로 '와!' 하고 환호성을 외쳤다. 

우리 가족은 매년 여름이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놀이를 위한 휴가를 갔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휴가 자체를 가지 못했다. 벌써 작년에 이어 올해마저 물놀이를 포기하자니 집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했고 나 역시 여름 내내 집에서만 지내는 것이 아쉬웠다. '올해는 꼭 가족끼리 쉴 수 있는 곳이라도 가야할 텐데...' 이렇게 고민하던 찰나, 마침 중요한 내용을 알게 된 것이다. 

초코를 집에 혼자 두고 가려니 휴가지에서 이 녀석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할 것만 같았다. 그렇다고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이 녀석을 맡기는 것은 안심이 되지 않았다. 하물며 휴가를 간다고 반려견을 부모님께 맡기는 것은 너무 죄송하고 염치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계속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반려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휴가지가 있다니! 게다가 반려견과 함께 물놀이도 가능하단다. 야호!

나는 아이들에게 냉큼 내가 알게 된 정보를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도 나처럼 신기해하면서도 신이 나서 휴가를 가자고 하였다. 그때부터 나와 남편은 일사천리로 휴가를 가기로 결심하고 지인이 알려준 팬션을 예약한 후 준비에 착수하였다. 드디어 2년 만에 고대하던 휴가를 떠나게 된 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초코와 함께 휴가지로 떠났다. 처음에는 아무리 반려견을 데려가는 팬션이라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목줄을 단단히 한 채 계속해서 '초코'의 이름을 연신 불러대며 감시의 눈초리를 보냈다. 평소 산책을 하거나 우리집에 낯선 누군가가 방문했을 때 너무도 짖어대고 난리를 치는 초코의 성향을 너무 잘 알기에 방심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휴가지에서 본 의외의 광경, 그리고 초코의 재발견

그런 내 눈앞에 나와는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펜션에 휴가를 온 대다수의 사람들이 반려견에게 목줄을 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풀어놓았고 다른 강아지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여유 있고 편안해 보였다(물론 맹견은 없었다). 펜션의 사장님이 키우는 강아지들도 그 분위기에 익숙해 보였고 우리 가족과 초코 외에는 다들 강아지로 인하여 긴장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나도 서서히 마음이 놓이기 시작하였다. '우리 초코도 한번 다른 강아지들처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목줄을 풀어주었다. 하지만 그때도 긴장의 끈을 놓치않고 초코를 감시하며 예의주시하였다. 잠깐이라도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초코에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줄 없이도 반려견과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여름휴가, 초코의 즐거운 모습
 목줄 없이도 반려견과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던 여름휴가, 초코의 즐거운 모습
ⓒ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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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이 없어진 초코는 스스로 목줄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상태가 된 것이 어색한 듯 행동했다. 어쩌면 목줄과 그 목줄을 잡고 있는 엄마(나)가 자신의 든든한 백이었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목줄이 없어진 초코는 생각보다 별로 짖지 않았고 산만하지도 않았다. 다만 새로 온 장소를 탐색하는 듯 여기저기 주변을 다니는 모습은 보였다.

신기한 것은 초코는 우리가 묵게되는 펜션으로 들어간 후 울타리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엄마인 내가 '나가자'고 말한 후 문을 열고 먼저 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에만 따라나왔다. 나는 초코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리는 휴가를 오면서 초코와의 물놀이를 가장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우리 아이들처럼 당연히 물을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여지없이 깨졌다. 나는 강아지가 내 앞에서 실제로 '개헤엄'을 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초코는 펜션 사장님의 말대로 구명조끼가 없어도 문제없는, 타고난 수영 선수였다. 아주 빠르게 앞발을 저어서 물길을 가르며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였다. 다만 빠르게 헤엄쳐 물 밖으로 나가고자 했다. 결국 아주 잠시 초코와 물놀이를 즐겼을 뿐이다. 이후 물 밖에서도 초코는 위험하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물놀이, 난생 처음 개헤엄을 치는 반려견의 실제모습을 보았다. 물 속에서 빠르게 앞발을 움직여 물길을 가르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초코의 모습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물놀이, 난생 처음 개헤엄을 치는 반려견의 실제모습을 보았다. 물 속에서 빠르게 앞발을 움직여 물길을 가르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초코의 모습
ⓒ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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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초코의 행동 양상을 보면서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평소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생각하여 미리 걱정을 하며 대안을 찾는 편이다. 좋게 말하면 꼼꼼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예민한 사람이다. 이런 성향은 아이들을 키울 때 육아에서도 나타나지만 초코에게도 고스란히 나타났던 것 같다. 

내 기준에서 초코가 어떤 강아지인가 판단을 내리고 내가 가진 그 생각의 테두리 안에서 그 아이를 바라보고 대해온 것 같다. 즉, 나의 관점에서만 초코를 바라본 것이다. 초코가 낯선 사람에게도 짖지 않고 무조건 순한 개였으면 하는 나의 개인적인 바람은 결국 나의 관점에서만 옳은 것이다.

초코가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행동이고 본래 미니핀이 그런 성향을 많이 가진 견종이라고 들었다. 따라서 그것은 '공격성'이 아니라, 자신과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자 정상적인 행동일 수 있다. 따라서 이 녀석은 공격적이기보단 오히려 상당히 겁이 많은 방어적인 아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자세히 관찰해보니, 초코는 목줄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에서도 옆집 사람들 그리고 함께 온 강아지를 보고 유난히 많이 짖었다. 하지만 결코 공격하거나 쉽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팬션의 문이 열려 있어도 결코 울타리 밖으로 쉽게 나가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초코는 더 영리한 듯 보였고,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을 계기로 초코에 대한 나의 쓸데없는 걱정과 과잉반응을 조금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들면서 나도 조금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편안하고 행복한 꿈 같은 일상

평소와 달리 목줄 없이 산책을 하고 다른 반려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이 편안함과 여유가 참 이색적이고도 행복하게 느껴졌다. 평소에도 이렇게 살아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파트에 살다보니 강아지와 산책을 한번 나가려면 나름대로 준비가 필요하거늘, 이곳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강아지와 함께 물놀이를 하고 목줄 없이 산책을 하며 휴가를 즐기는 이 일상이 참 행복하고 꿈을 꾸는 듯했다. 

초코와 함께한 휴가 덕분에 이 녀석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되고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도 초코와 함께여서 더 즐거웠고, 여러 종류의 반려견들이 있는 것을 신기해하면서도 함께 놀아주는 등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우리 가족은 이번 여행을 꽤 만족스럽다고 평가한다. 과연 초코는 어땠을까? 이제는 나의 관점이 아닌 초코의 관점에서 사뭇 궁금해진다. 무엇보다도 이제 우리 가족과 초코는 집에서도 늘 함께하지만 같이 여행을 갈 수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코로나19로 가족 여행이 예년보다 쉽진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여름 휴가를 잘 다녀와서 참 다행스럽고도 감사하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생각보다 더 행복했던 휴가를 다녀온 우리 가족은 또다시 초코와의 추억 만들기를 계획 중이다. 
 
구명조끼를 입힌 반려견 '초코'의 헤엄치는 모습
 구명조끼를 입힌 반려견 "초코"의 헤엄치는 모습
ⓒ 김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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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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