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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선배 기사 잘 보고 있어요. 내가 보낸 택배가 그렇게 파장이 컸나 봐요. 다시 한번 미안해요."
"아냐 괜찮아. 덕분에 동네 할머니들이랑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덕분에..."
"근데 선배... 궁금한 게 있어요. 선배 부산에 오래 사셨잖아요. 시댁에 오니까 아기 보고 맘마나 찌찌 먹고 넨네 해야지... 하는데 이거 경상도 사투리예요?"


지난 16일의 일이다. 첫 광복절의 대체 공휴일을 보내던 나에게 마침 부산에 있는 시댁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는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지난 기사(분홍색과 레이스 때문에 대역 죄인이 되었습니다)에서 아기의 옷을 선물했던 후배였다.

아기가 잘 크고 있는지 궁금하고, 할머님들께 혼쭐이 났던 소식을 듣고 사과도 할 겸 전화를 건 것이다.  안 그래도 기사를 작성하면서 어쩌면 언젠가 후배가 읽게 될 기사의 반응이 궁금했었다. 솔직히 그 후기를 기다렸던 건 안(?) 비밀이다.

응? 근데 후배는 기다렸던 후기와 함께 질문을 던졌다. 육아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넨네'와 '코코 넨네', 그리고 '찌찌'를 부산 출신인 시댁 어르신들이 자주 하신다며, 이게 경상도 사투리냐고 물은 것이다.

솔직히 기억에 이 단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 선친들께서도 부산과 경상도 출신이시기 때문이다. 아기의 증조부모이신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경상도가 고향이셨다. 그런 이유로 나도 자주 이 단어들을 듣고 자랐다. 하지만 아기를 기다리는 7년 동안 읽은 서적을 통해 이 단어들은 사투리가 아니며, 일본어 단어이거나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후배의 질문이 하루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넨네와 찌찌라... 게다가 오늘은 광복절로 대체휴무를 하는 날인데...' 이런 질문을 부산에 살면서 처음 들은 것이 아니라서 더 고민이 되었다. 후배를 비롯한 타인들이 이 단어들을 사투리로 알고 있는 건 결이 다른 문제였다. 

맘마, 넨네... 우리가 이런 말을 안 쓰는 이유 
 
네이버 화면 맘마 캡처
▲ 맘마 캡처 네이버 화면 맘마 캡처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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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화면 넨네 검색 시에 나오는 화면 캡처
▲ 넨네 네이버 화면 넨네 검색 시에 나오는 화면 캡처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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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하기 쉽고 어감이 귀여워 아기에게 가르치기 좋다는 이유로 아기에게 이런 단어들을 알려주는 건 지양하고 싶었다. 이 단어들의 정체를 알리고자 글을 쓰는 이유다. 이 단어들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아기의 교육에서 저 단어들을 일부러 애써 배제하고 있었었다. 게다가 아기의 밥을 뜻하는 '맘마'조차도 일본말이어서 쓰지 않으려 애썼다. 이외에도 육아에는 많은 일본어가 녹아있다. 흔히들 아기의 심한 칭얼 거림을 뜻하는 '땡깡'과 계획 없이 밀어 붙이는 순간을 표현하는 말인 '무대뽀'는 일본어다.

아기 옷에 동그란 무늬를 의미하는 '땡땡이'라는 단어도, 아기의 옷을 '곤색'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어렸을 때 많이 들었던 '우리 집에 왜 왔니'는 일본어 영향을 많이 받은 노래이며, '쎄쎄쎄'는 제목부터가 일본어다.

일제의 영향을 받은 '국민학교'라는 이름도 '초등학교'로 바뀌었고, 과거 일제가 부산에 처음 설치하면서 이름을 붙였던 '유치원'도 '육아 학교'로 명칭을 변경하는 법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일제가 유치원을 부산에 제일 먼저 설치한 점에서 볼 수 있듯이, 부산의 지리적인 특성상 일본과 교류가 잦아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부산뿐만 아니라 이 단어를 기억하고 계시는 독자들이 계시다면 일제의 잔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8월 15일 광복절에 국기를 걸며 아기에게 '좋은 말'을 가르치고 싶다는 다짐을 했었다. 일본어에서 파생된 단어들은 전달하지 않겠다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단어들은 다음 세대에게는 물려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넨네는 '코 자자'로, 찌찌는 '엄마 젖'으로 순화가 가능하다. 쉽다고 계속 아기들에게 전달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를 우리 가정에서부터 실천하고, 이 시대 양육을 하고 계시는 부모님들께도 알리며 부탁을 드리는 바다.

처음으로 받아 볼 자녀 장려금을 기다리면서 느낀 점이다. 오는 8월 26일에 지급이 결정된 근로 장려금의 '근로'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문제는 크다. 근로라는 단어가 일제의 잔재라는 지적이 있어, 근로를 노동이라는 단어로 바꾸자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의 다양한 모습들이 생겨나고 많은 직군들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이 시기에 다음 세대에게 어떤 단어를 제공하고 사용할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 아기도 엄마라는 단어를 외치며 말을 시작했다. 코로나 시대 아기와 아이들의 육아와 양육이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 시기에 올바른 단어 선택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더욱 크다.  

일제의 잔재는 많다. 그 일제의 잔재를 잘 소개한 책이 있다. 그 책은 황대원 작가의 <빠꾸와 오라이>라는 책이다. 그 책의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당연히 우리말이라고 알고 있던 말들이 일본말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이 작업을 하게 된 동기도 단순히 일본말을 추방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언어란 것은 어차피 역사의 부침 속에서 인접한 다른 언어로부터 끊임없이 간섭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간섭을 받더라도 주체가 올바로 서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나는 먼저 내 안에 녹아 있는 일본어의 잔재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 외래어들이 나의 정신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가늠해 보고 그들의 문화와 우리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같은 잘못이라도 알고 저지르는 잘못과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은 하
늘과 땅만큼의 큰 차이가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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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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