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vs전북 전북 한교원의 돌파를 막고 있는 성남 수비진의 압박

▲ 성남vs전북 전북 한교원의 돌파를 막고 있는 성남 수비진의 압박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FC의 짠물 수비가 전북 현대의 '화공(화려한 공격)'을 잠재웠다.

성남은 21일 오후 7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6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북과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성남은 6승 8무 10패(승점 26)를 기록하며, 10위로 올라섰다. 전북은 승점 43으로 1위 울산(승점 45)을 제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성남의 견고한 수비, 전북의 강한 창 막아내다

성남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김영광이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안영규-마상훈-이창용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허리는 서보민-정석화-권순형-안진범-이시영, 투톱은 이중민-홍시후로 구성됐다.

전북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구스타보, 2선은 송민규-김보경-한교원이 받쳤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백승호-최영준, 포백은 박진성-구자룡-홍정호-이용,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성남은 수비를 단단하게 하면서 무모한 공격을 지양하는 대신 후방에서 소유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탓에 전반 볼 점유율에서는 52%로 근소하게 앞섰고, 슈팅수 역시 전북과 4-4로 동률을 이루는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다. 

첫 번째 슈팅은 전북에서 나왔다. 전반 3분 송민규가 왼쪽 모서리에서 감아찬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2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구자룡의 헤더슛을 김영광 골키퍼가 손을 뻗어 선방했다. 

하지만 이후 전북은 효과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했다. 성남은 조직적이고 전방 압박으로 전북을 당황스럽게 만들면서 몇 차례 기회를 엮어냈다. 특히 성남의 공격 장면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이중민이었다. 전반 26분 중거리 슈팅을 시작으로 1분 뒤 박스 안에서 다시 한 번 접어놓은 뒤 시도한 슈팅은 골문 바깥으로 향했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최영준, 김보경 대신 이승기, 문선민을 교체 투입하며 2선과 3선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초반 성남은 권순형, 전북은 백승호가 한 차례씩 프리킥 슈팅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성남의 김남일 감독은 아껴두고 있던 장신 공격수 뮬리치를 후반 19분 투입했다. 빅 앤 스몰 조합을 통한 뮬리치-홍시후 투톱에게 기대를 걸었다. 후반 25분 뮬리치는 상대 진영을 침투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승기에게 가로막혔다.

전북은 후반 들어 압도적인 점유율로 성남 진영에서 공세를 퍼부었는데 예리함이 떨어졌다. 좋은 기회는 후반 36분과 38분 찾아왔다. 후반 36분 페널티 모서리에서 문선민의 슈팅이 김영광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분 뒤 한교원이 오른쪽 뒷공간을 파고들며 크로스, 일류첸코의 슬라이딩은 정확하게 맞지 않았다. 성남은 단단한 수비로 전북의 공세를 막아내며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김남일 감독의 과감한 로테이션, 수비진 전격 교체로 일궈낸 무승부

성남은 지난 시즌 치열한 강등권 경쟁 끝에 가까스로 잔류한 바 있다. 올 시즌도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최하위를 맴돌던 광주FC가 2연승을 내달리면서 강등권 싸움은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반해 전북은 올 여름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통해 스쿼드 뎁스를 늘렸다. 문선민의 군 제대를 시작으로 포항의 에이스 송민규를 영입하며 U-22 자원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활약한 왼쪽 풀백 김진수가 다시 친정팀 전북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전북은 최근 대구, 광주, 서울을 차례로 격파하며 3연승을 기록, 이번 성남전마저 승리할 경우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북은 지난 3경기에서 무려 8골을 쏟아내며 막강 화력을 자랑했지만 성남의 끈끈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화려한 스쿼드와 공격 축구가 실종됐다. 갈 길 바쁜 전북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성남전 무승부로 4연승 좌절과 더불어 1위 등극 실패의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반면 성남은 판을 잘 짜고 나온 김남일 감독의 대응 전술과 리그 잔류에 대한 선수들의 절실함이 빚어낸 결과였다.

성남은 오는 24일 광주와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일부 주전급들을 제외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최근 큰 재미를 본 스리백 권경원-리차드-이종성 대신 안영규-마상훈-이창용을 내세웠지만 성남의 수비 조직력은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 송두리째 바뀐 수비진으로 강호 전북을 상대로 얻어낸 승점 1점이라 의미가 뜻깊었다. 11위에 그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며 잔류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10위에 안착한 것은 큰 소득이다. 

성남은 후반기 재개 이후 2승 2무 2패로 비교적 괜찮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승은 포항, 수원 등 강팀과의 경기가 포함돼 있다. 더욱 흥미로워진 강등권 싸움에서 성남이 살아남을지 주목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26라운드 (탄천종합운동장, 2021년 8월 21일)
성남 0
전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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