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진주교대가 A씨를 불합격 시키고자 입시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에서 감사한 결과, 해당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진주교대가 A씨를 불합격 시키고자 입시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에서 감사한 결과, 해당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 픽사베이

관련사진보기

 
좋은 교사는 하루아침에 뚝딱 나오지 않는다. 교사가 되기 전부터의 연습,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품성과 자질을 형성해 나간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교원양성기관에서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원양성기관에서 예비교원을 선발하는 과정은 교사로서의 자질을 검증하는 등의 엄격함이 필수적인 요소이어야 한다. 그러나 수험생의 신체적 조건, 장애, 질병 등이 당락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매우 불평등하다.
 
① 각급학교의 장 또는 대학(「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를 말한다. 이하 같다)의 장은 특수교육대상자가 그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가 지닌 장애를 이유로 입학의 지원을 거부하거나 입학전형 합격자의 입학을 거부하는 등 교육 기회의 부여에서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국가, 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의 장 또는 대학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하여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시행을 목적으로 함이 명백한 경우 외에는 특수교육대상자 및 보호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1~3. 생략
4. 대학의 입학전형절차에서 장애로 인하여 필요한 수험편의의 내용을 조사ㆍ확인하기 위한 경우 외에 별도의 면접이나 신체검사를 요구하는 등 입학전형 과정에서의 차별
5. 입학ㆍ전학 및 기숙사 입소 과정에서 비장애학생에게 요구하지 아니하는 보증인 또는 서약서 제출을 요구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4조

특수교육법에는 장애학생이 각급학교에 입학하고자 할 때,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지식과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사건이 발생했다.

사실로 드러난 진주교대 성적 조작

시각장애 1급을 지닌 수험생 A씨는 진주교육대학교(아래 진주교대)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지원했다. 교대에 지원할 정도로 A씨는 초등교사가 되고자 하는 확고한 꿈을 가지고 있었으며,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A씨는 입학전형에서 불합격했다. 이후 진주교대 입학팀장이 A씨를 불합격 시키고자 입시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에서 감사한 결과, 해당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특수교육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최근 진주교대에 2022학년 신입생 모집에서 입학정원의 10%를 감축하여 선발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또한 이 사건 이외에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로 의심되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관련 기관의 조사 및 사법당국의 수사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주교대가 잘못한 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입시성적을 조작했다는 점, 둘째 조작한 이유가 수험생의 장애를 이유로 불합격시키려고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들은 교육기관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며, 특히 미래의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깊이 있는 성찰과 속죄가 필요하다. 대학은 수험생 A씨의 장애정도가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입학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합격 및 입학 이후의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지원을 제공해야 했다. 

실제로 교대 졸업 후 현재 대학원에서 필자와 함께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있는 초등교사는 진주교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교대는 교사가 되는 길밖에 없다"면서 "성적을 조작해서 입학을 거부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다. 받아주고 어떻게 지원해 줄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야지..."라고 비판했다. 학부 동기인 한 친구는 "교대에 들어가서 그 분야를 배우고, 공부하고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그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교대 재학기간은 A씨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수업 그리고 다양한 실습과 봉사활동을 통해 교직수행에 대한 지식, 가치, 기술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장애를 지닌 예비교사에게는 '나는 교사가 되었을 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데 학교 측이 이러한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인권에 대한 민감성과 감수성 높여야

장애학생의 입학에 대한 지원 및 거부(불이익)는 법률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상황을 다시 목격하지 않으려면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10곳의 교대는 2022학년도 수시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53.9%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과거 입학사정관전형이라고 불렸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정성적 평가로 이루어지므로 입학사정관은 학생의 성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고교 교육과정 등에 대한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과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장애학생은 학생이라는 보편성과 장애라는 특수성이 공존하기에 두 가지의 특성을 고려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특수교육 및 장애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입학관련 담당자 및 입학사정관이 배치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가 있을지라도 사람의 의식 속에 장애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내재화되어 있다면, 차별은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실제 교육현장에서 장애학생이 차별과 배제를 당하지 않도록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즉 형식과 제도를 뛰어넘는 자구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생태계 구성원의 인권에 대한 민감성과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 형식적인 연수, 교육 등이 필요하겠으나,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인권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학생이 미래를 준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 학교의 본질적인 역할이며 사명이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학생은 존엄하고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태그:#진주교대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대학교 초등특수교육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뇌성마비 등 중도 · 중복장애에 관해 연구 중이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