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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신문에 실린 지방소멸 관련 기사
 지역 신문에 실린 지방소멸 관련 기사
ⓒ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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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뒤 강원도 내 50만 명도 안 산다…10명 중 6명 '노인''
'26년 뒤 도 전역이 지방소멸 위기'

지난 20일 지역 신문에서 읽은 기사 제목이다. 감사원에서 낸 '저출산고령화 감사 결과 보고서'가 근거인데, 마치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떠든다. 2017년 강원도 인구는 152만 명인데, 백 년 뒤에 가면 48만 명으로 되고, 2047년에 가면 둘에 하나는 65세 이상 어르신이라고 한다.

계산은 아주 단순하다. 가임기 여성 인구(20~39세)를 노년 인구(65세 이상)로 나누어 본 것인데, 도내 시·군 모두 0.2 미만으로 소멸 고위험 단계로 들어섰다는 말이다. 감사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위험을 막기 위해 인구 계획을 효율적으로 설정하고 관리"하라고 권고했다는 데, 과연 인구 관리 계획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한 것일까?

나 같은 어리보기 눈으로 봐도 지금 일어나는 인구 문제 대부분은 지나치게 한 곳으로 몰리기 때문에 일어난다. 근본 문제는 몰라라 하고 계획을 효율적으로 설정하고 관리하라는 소리는 하나마나한 헛소리일 뿐이다. 더욱이 보고서는 사교육비와 주택가격, 실업률이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을 내놨는데, '저출산'이라는 말부터 잘못되었다.

저출산 때문에, 바꿔 말하면 마치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 인구가 준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또, 백 년 뒤가 되면 우리 나라 지자체 96.5%가 소멸 고위험 단계에 들어서고, 서울 인구도 2017년 997만 명에서 1/4인 262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보고서 내용은 왜 뺐을까. 

인구 늘리자면서 지역을 떠나라고 부추기는 지자체들

굳이 숫자를 들이대지 않아도 인구 감소는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도시로 서울로 젊은이를 내보내는 일을 치적으로 삼는 시장, 군수가 얼마나 많은가. 지역 학습관에 입시 강사를 모셔다 수능 준비를 시키고, 서울로 가는 아이들에게 장학금 주고 기숙사 대주면서 지역을 떠나라고 부추긴다. 지역 사회가 한통속이 되어 걸림막을 내걸고 '지역 탈출'을 축하한다.

물론 서울에 가서 공부하든 지역에서 공부하든 다 우리 아이들이다. 하지만 서울 간 아이들은 연어가 아니다. 지역으로 돌아 오지 않는다. 드물게 선거철이면 돌아오기도 하는데, 선거 끝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난다. 고향 까마귀라고 반갑게 맞아준 지역 사람 마음을 갈래갈래 후벼 파놓고 떠나기 일쑤다. 그야말로 나그네새다.

그러면서 돌아서서는 출산축하금, 양육수당, 아동수당, 전입 장려금 같은 돈으로 생색내고 군 장병·공무원 주소 갖기 운동을 내남없이 경쟁하듯 펼친다. 어차피 인근 시·군끼리 주소 옮기기 해봐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원인은 몰라라 하고 숫자로만 떠들어대는 꼴이다. 정말 이런 노력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바보다.

온 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판에 "지역 내 신축 아파트 등 부동산 이슈로 인구 유입 호재가 있"다는(12일 자 <강원일보>) 지자체 인식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단순하다. 인구 문제를 숫자놀음 정도로 보는 증거다. 도대체 지역 청소년과 청년이 왜 떠나는지 별 고민이 없다. 4년마다 선거로 지역 대표를 뽑지만 이들은 우리 지역을 어떻게 하면 유년, 소년, 청년, 중년, 노년이 고르게 사는 곳으로 만들 것인지 비전도 의지도 없다. 다음 선거가 중요하고 자신에게 표 줄 사람 마음을 사는 게 중요하다.

학교 통폐합, 지속불가능 지역이라고 불도장 찍는 일

교육, 그것도 작은 학교 통폐합 문제로만 좁혀서 한번 톺아보자. 학교가 문을 닫아도 그건 강 건너 교육청 일일 뿐이지 결코 시청이나 군청 일은 아니라고 여긴다. 그러니 같이 학교를 지키려는 의지나 마음은 별로 없다. 교육부에서 교사 정원을 줄이겠다고 해도 입을 꾹 다문다.

하지만 교사 정원이 줄면 학급 수든 학교 수든 줄일 수밖에 없지 않다. 본교가 분교가 된다. 단식 수업에서 복식 수업이 된다. 이제 부모로선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할 궁지로 몰린다. 그러다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면 그다음은 불 보듯 환하다. 아이를 도시로 유학 보내거나 온 식구가 지역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없으니 학교는 문을 닫는다. 학교가 사라지고 그만큼 주민이 줄고 면사무소, 보건지소, 우체국이 문 닫고 줄줄이 떠난다.

다시 학령 인구가 줄었다는 빌미로 교육부에서 지역 교사 정원을 다시 줄이고 지역 교육 여건은 더욱 속도를 내어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친다. 폐교는 단순히 학교 문을 닫는다는 의미를 넘어 이 지역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뒷날이 없는 곳이라고 불도장 꽝 찍는 일임을 모두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도 학생 몇을 가르치겠다고 교사를 두고 수억 예산을 들여 작은 학교를 그대로 둔다는 건 세금 낭비라고 생각하는 선출직이 하나둘이 아니다. 시골 자잘한 학교를 정리해야 도시 학교 신설이 유리하기 때문에 지원금이나 통학버스를 줘서 후딱 없애 치우자고 떠벌리는 도시 지역 의원도 심심찮게 본다.

지역에 귀족학교를 유치해 글로벌 인재를 키우겠다는 헛소리를 서슴지 않는 정치인에게 짝짝짝 손뼉을 쳐준다. 설령 그런 학교가 세워진다고 한들 그 학교 졸업생 가운데 몇이나 지역에서 살아갈까.

인구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헛길로 샜지만 본줄기는 지역 소멸은 어린 시민이 있는 학교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다는 말에 있다. 학교가 살아야 지역도 살아난다. 살기 좋은 곳이라면 왜 학교가 사라지고 지역이 소멸하겠는가. 제발 숫자놀음에서 벗어나 좀 솔직해지자. 단언컨대 지금처럼 해서는 해피엔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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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과 글쓰기 교육, 어린이문학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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