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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대기업과 재벌 총수들의 연봉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대기업 총수는 직원들보다 적게는 수십 배, 많게는 백 배 이상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텔, 여행 등 코로나19로 극심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업종의 대기업 총수도 자신의 보수를 크게 올려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9일 공개된 경제개혁연구소의 '2019-2020 임원 보수 공시현황 분석'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이 최소 1명 이상 있는 상장 회사는 전체 상장 회사 가운데 32%에 달한다. 대부분 유가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회사들이며, 대기업 집단에 속해 있다. 

무엇보다 이들 회사 임원과 직원들 사이의 평균 급여 격차는 2019년보다 2020년에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경제위기로 업종별·기업별 매출과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업 내 임금 격차도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내이사와 직원의 평균 급여 격차가) 2019년에 비해 적게는 2.5배에서 많게는 24.83배 늘었다"고 적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연봉 94억→184억으로 '껑충'
직원 구조조정했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도 연봉 16억 올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5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임 서울상의 회장단 첫 회의 참석을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5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임 서울상의 회장단 첫 회의 참석을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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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아간 임원 가운데 직원 평균 보수와의 격차가 큰 임원 30명이다. 이들 30명 가운데 대부분은 해당 기업의 지배주주 일가였다. 또 이들 가운데 등기이사는 각각 19명(2019년), 21명(2020년)이었다. 또 미등기 임원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임원도 대부분 총수 일가였다. 

코로나 시대 가장 큰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게임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2019년과 2020년에 압도적으로 많은 보수를 받았다. 특히 2019년 94억5000만원이었던 김 사장의 보수는 작년에 184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그 사이 엔씨소프트 직원 평균보수는 8600만원(2019년)에서 1억500만원으로 올랐다. 1년 사이에 김 사장과 직원 사이의 보수격차는 무려 175배가 됐다. 

씨제이제일제당 손경식 회장도 작년에 102억2100만원을 받았다. 2019년에 35억56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3배 가까이 올랐다. 직원 평균 보수는 5400만원에서 6400만원으로 1000만원 올랐다. 손 회장과 직원 사이의 격차도 160배나 됐다.

코로나19 위기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도 작년에 48억9200만원을 받았다. 2019년에 이 사장이 받았던 보수(32억600만원)보다 16억8600만원 늘었다. 그 사이 직원 평균 보수는 59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 위기로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보수까지 삭감됐지만, 이 사장은 오히려 연봉이 크게 오른 셈이다. 이 사장과 직원 사이의 보수 격차도 98배에 달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연봉 1억9400만원 감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신세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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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의 경우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이명희, 정재은씨 등 총수일가의 연봉이 작년에는 줄었다. 대신 직원들 연봉은 적게나마 올랐다. 

정 부회장의 경우 작년에 33억6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9년 보수 35억6200만원보다 1억9400만원 줄었다. 직원들 평균 보수는 2019년 3700만원에서 작년 3900만원으로 200만원 올랐다. 정 부회장과 직원 간의 보수 격차도 96배(2019년)에서 86배(2020년)로 감소했다.

또 보고서는 대기업 집단 가운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직원과 일반직원과의 격차가 큰 기업들도 공개했다. 이들 기업들은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네이버, 동국제강, 엘에스(LS), 한국타이어, 효성그룹 등이다.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은 50억원 가량의 보수를 받았지만, 그 외 다른 임원들의 경우 보수가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 역시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지난 2년 동안 각각 66억원, 5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특히 2019년 동국제강에서 5억원 이상 받은 임원은 이들 장씨 총수일가뿐이었다. 

엘에스그룹의 구자용·구자열·구자균 회장 등 구씨 일가도 지난 2년 동안 수백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고, 한국타이어그룹의 조양래 회장을 비롯해 조현식 부회장·조현범 사장 등도 마찬가지로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해를 거듭할수록 중소, 대기업 사이의 임직원 간 보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또 대기업 집단 소속 직원과 임원 간의 보수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 같은 대기업·재벌총수와 직원 간의 보수 격차가 과연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따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기업들의 개별 보수 공시기준을 확대하고, 보수 산정기준이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제도적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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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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