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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충청권운동본부’가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월 정부가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예고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충청권운동본부’가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월 정부가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예고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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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대재해네트워크는 정부가 마련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이 법 취지를 훼손하고,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법연구회 해밀과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중대재해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아래 중대재해네트워크)는 19일 유튜브를 통해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중대재해네트워크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정부 시행령안은 직업성 질병과 경영책임자 의무 등 주요 부분에서 법률 위임 사항을 제대로 정하지 않아, 중대 재해처벌법이 법 실효성을 상실할 우려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네트워크는 정부 시행령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시행령안은 중대 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 범위를 24종의 급성 중독으로 한정했는데, 이는 산업 현장의 실태를 간과한 것이라고 했다. 중대재해네트워크는 "국내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약 4만5000여종이고, 매년 300~400여종의 신규 화학물질이 도입되고 있다"며 "생물학적 유해인자에 의한 중요한 급성질환이 누락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천식과 폐렴, 카드뮴 중독에 의한 신부전조차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동일한 직업병임에도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된다고 하면 공정한 법 집행 취지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매년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발생해야 중대 재해라고 규정한 것도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주 60시간 이상 근무나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따른 뇌심혈관질환은 사업장 내 개선해야 할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1년에 3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김창엽 서울대 교수도 "노동시간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예방조치를 경영책임자 의무로 포함할 수 있도록 법령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대재해네트워크는 "고용노동부는 직업성 질병자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에 소극적일 우려가 있어 그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판정 시스템의 공정성을 부인하는 모순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시행령안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유해 요인을 점검하고 개선할 업무처리절차와 이행상황 점검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런데 이를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성 평가로 대체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둔 것도 문제로 지목됐다. 중대재해네트워크는 "현재 위험성 평가 제도가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 대한 면책 규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대산업개발 재개발 사업지 붕괴 등 여전한 사각지대

시민재해와 관련된 규정도 곳곳에 사각지대가 있다고 했다. 시행령안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안전 확보 의무를 해야 할 공중이용시설의 경우, 10년이 경과된 도로교량, 철도교량, 터널, 주유소 및 LPG충전소, 종합유원시설 등으로 정했는데, '판교 환풍구 참사'나 '광주 현대산업개발 재개발 사업지 매몰사고' 등은 여전히 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남게 됐다는 게 중대재해네트워크 측 입장이다.

중대재해네트워크는 "중대시민재해 관련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내용에 대한 시행령안은 중대산업재해와 비슷한 방식으로 그 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무 내용을 '0'으로 만들 수 있는 내용"이라고 혹평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지금 중대재해법 법령 제정은 법률 하나의 문제가 아니고, 촛불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는가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문재인 정부는 법률 제정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후퇴를 했고, 이제는 시행령까지 후퇴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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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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