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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 조직원들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장악한 모습.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이날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앞서 이날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한 직후 국외로 도피했다.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 조직원들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장악한 모습.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이날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앞서 이날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한 직후 국외로 도피했다.
ⓒ 카불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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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며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점령을 허용했다는 논란에 때아닌 한국이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의 주요 외교 인사들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결정을 비판하며, 한국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미군이 수십 년 넘게 주둔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아프간에서 성급하게 물러났다고 비판한 것이다(관련 기사: 아프간 소식에 뜬금없이 소환된 한국... 그 행간).

더구나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에서 더 이상 국익 없는 싸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자 한국, 유럽, 대만 등에서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감축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백악관 "주한미군 감축 안 해"... 송영길 "전작권 환수 계기 삼아야"

논란이 커지자 미 백악관이 직접 아프간에서의 철군은 주한미군 감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항상 말해왔던 것처럼 동맹국들과의 약속은 신성불가침의 영역(sacrosanct)"이라며 "한국이나 유럽에 있는 우리의 군대를 감축할 의향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유럽은 내전이 없을 때도 외부의 적에 대항해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군이 주둔해왔던 곳"이라며 "아프간에서 미군이 주둔했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아프간 사태를 전시작전권 회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한미동맹은 단순히 북한에 대한 대응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힘의 균형과 평화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 못지않게 우리나라는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자주국방의 자세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 사태를 주한미군과 연결 짓는 논리에 대해 "세계 6위의 군사력과 10대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와 아프간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험담'일 수밖에 없다"라며 "주한미군의 존재는 미국 안보에도 필수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 "한국도 스스로 북한 못 막는데... 아프간 철군 성급했다"
 
지난 2007년 3월 기자회견을 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자료사진)
 지난 2007년 3월 기자회견을 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자료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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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애초 미국 한 보수 논객의 트윗으로 불이 붙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미군의 아프간 철군을 비판하며 한국을 거론했다.

그는 "만약 한국이 미국의 도움 없이 이런 공격을 지속해서 받는다면 순식간에 붕괴해버릴 것"이라며 "미국의 동맹 중에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모두 철수했다면 한반도는 곧바로 북한의 지배하에 통일됐을 것"이라며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고, 그 결과를 막기 위해 여전히 한국에 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보수 논객 마크 티센의 트윗 갈무리.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국 보수 논객 마크 티센의 트윗 갈무리.
ⓒ 마크 티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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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쟁을 개시한 부시 행정부의 외교 사령탑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도 거들고 나섰다. 

라이스 전 장관은 18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아프간에서의 철군이 너무 성급했다며 미군 주둔의 모범 사례로 한국을 꼽았다. 그는 "엄밀히 따지면 미국이 가장 오래 전쟁한 곳은 아프간이 아니라 한국"이라며 "한국전쟁은 끝난 것이라 아니라 휴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70년이 지났지만 매우 수준 높은(sophisticated) 한국군조차 스스로 북한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2만8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통해 한반도의 안정적 균형, 한국이라는 귀중한 동맹, 인도·태평양에서의 강력한 존재감을 얻었다"라며 "아프간에서는 훨씬 더 적은 노력으로 합리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 안정적인 정부를 수립하는 데 20년이라는 시간은 부족했다"라며 "아프간에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싶어하는 결정도 이해하지만, 탈레반이 진격해오는 긴박한 시기에 황급히 떠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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